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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웨이 - 윤광준의 명품인생
윤광준 지음 / 그책 / 2011년 2월
평점 :
'윤광준의 생활명품'이라는 책을 떠올르게 만들고 싶었던 걸까?
이 책의 또 하나의 제목은 '윤광준의 명품인생'이다.
이전의 호평을 받은 그 책을 떠올리게 만든다는 점에서 점수를 주고 싶지만,
'명품인생'이라는 단어 자체만으로 호감이 급감하는 건 왜일까.
게다가 본 제목은 '마이웨이'다. 어쩐지 조금 지루하고 자기만의 길을 이 책 안에 고집스레
펼쳐질지도 모른다는 걱정을 하게 되는 제목이다.
제목을 통해 선입관을 갖는 건 경솔한 짓일지도 모르지만, 제목과 표지는 사람의 외모처럼
첫인상을 결정짓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곤 한다. 적어도 나에게는 말이다.
제목과 표지가 별로라고 생각해버린다면 그런 우호적이지 못한 인상을 지우기 위해서
그 책의 내용은 완전히 내 스타일이여야 한다.
역시 표지와 제목은 껍데기에 불과할 뿐이라고 수긍할 수 있을 정도로 탁월하고 매력적인
문장으로 페이지를 가득 채우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그 책을 읽고나서 만족스러운 독서를
했다고 간신히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만약 제목과 표지에서부터 그다지 긍정적이지 않은
느낌을 받았다면 그런 심리상태로 책을 관찰하게 된다. 그러다보면 평소에는 그냥 지나쳤을
부분에서 꼬투리를 잡게 될 때도 있고, 커다란 단점도 아닌데 치명적인 오점으로
받아들여버릴 때도 없지 않아 있다. 그러다보면 독서의 시간이 즐겁지도 않을 뿐더러
그런 마음으로 책을 들여다보고 있다는 자체가 피로감으로 다가온다.
그래서 이 책을 손에 들고 약간은 걱정했었다. 제목과 부제가 동시에 마음에 다가오지 않는
희귀한 경험을 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제목이나 책 소개글을 통해 짐작해 봤던
이 책의 분위기와는 어울리지 않는 강렬한 표지, 더더욱 불안감을 짙어졌다.
하지만 첫인상이 절대적으로 맞다라고 확신을 할 수 없는만큼 이 책에 대한 기대를
완전히 버리고 싶지는 않았다. 그래서 조금은 떨리는 마음으로 페이지를 서둘러 넘기기
시작했다. 첫인상을 바꿔줄만큼의 매력적인 무언가를 이 책에서 발견하기 바란다고 기대하면서.
나쁘지 않았다. 때로는 용기를 주고 작은 응원을 해주는 부분을 읽으며 잠시 힘내야겠다
생각하기도 했었고, 나에게 있어서 행복이란 어떤 모습인걸까 궁리해보기도 했었다.
그리고 지금 당장 행복하기 위해서 내가 해야 할 일들을 종이조각에 끄적끄적 적어보기도
했었다. 일상을 감동적으로 만들기 위해서 어떤 자세가 필요할까 고민해보기도 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좋았던 점은 자신을 이런 저런 면에서 들여다볼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줬다는 것이었다. 이 책에서 던져준 힌트의 도움을 받아서 평소에 그다지
고민해보지 못했던 것들에 대해 생각했고, 나름의 해답을 찾아서 명상의 시간을 가졌었다.
그런 시간들이 의미있었고, 그런 시간을 가져서인지 조금은 마음이 가벼워졌고
약간은 뿌듯해졌던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잘 읽은 책이었던 것 같다.
첫인상을 완벽하게 지울 정도는 아니었지만, 불만스러운 마음을 많이 희석해줄 수 있을만큼은
괜찮은 책이었다. 첫인상이 좋았더라면 훨씬 인상깊게 읽을 수 있었을텐데
약간의 아쉬움이 남는 책이기도 했다. 개정판이 나온다면 제목을 살짝 고쳐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