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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역 사기본기 1 ㅣ 사기 완역본 시리즈 (알마)
사마천 지음, 김영수 옮김 / 알마 / 2010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사기 중에 본기는 전체의 9% 정도에 해당하는 분량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 책은 사기 본기
1권이다. 그러니까 4.5%정도? 아직 갈 길이 한참 남았다. 이 책을 읽었다고
'사기'를 다 읽었다 할 수는 없는 것이다. 본기만 2권, 이제 시작일 뿐이다.
사마천의 '사기'라고 하면 모르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그런데 신기한게 읽어본 사람도
별로 없다는거다. 한 명 한 명 붙잡고 물어보지는 않아 확신할 수는 없지만...
이제껏 '사기' 전체를 읽었다는 사람은 본 적이 없다.
유명하지만 읽어본 적이 없는 책, 사실은 '사기'말고도 많지만 어쩐지 '사기'만큼은 꼭 읽어보고
싶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던차에 완역이 되어 출간된다니 반가웠다. 게다가 한자가 별로 없어서
더 좋았던 것 같다. 더듬더듬 읽을 수 밖에 없을 뿐더러, 모르는 한자가 나올 때면
옥편을 두드려야 하는 수고를 덜 수 있으니까 말이다. 다양한 도표자료와 꼼꼼한 해설
그리고 사진자료가 책을 풍성하게 만들고 있으며 이해를 돕고 있기도 하다.
현재답사를 하면서 찍은 사진이 꽤 많이 수록되어 있는데, 완역을 향한 열정과 의지같은 게
느껴진다. 두꺼운 책이기도 하고, 글씨가 참으로 빽빽하게 페이지를 채우고 있는데다가,
해설이나 설명도 많아서 어쩌면 읽는데 시간이 꽤나 걸릴 것 같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책을 읽으면서 느낀건데, 그런 꼼꼼한 해설이나 설명 덕분에 책의 두께를
의식하지 않고 읽을 수 있었던 게 아닌가 한다. 그리고 '사기'라는 것을 읽어내기 위한 기초를
다진게 아닌가 하는 생각에 뿌듯해지기까지 했다. '사기'는 읽기 어려운 책이라는 들어왔고,
읽기에 그다지 쉬운 책이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약간
생각의 변화가 있었다. 읽기 어렵고, 읽기가 쉽지 않다는 것은 읽을 수 없다는 것과
동의어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았다고 해야하나. 읽기를 도전해보기도 전에 '어려운 책'이라는
낙인을 찍어놓고 다가서기 전부터 밀어내려고 드는 게 가장 큰 문제점이었음을
이제는 알게 되었던 것 같다. 그런 책들이 참 많았었다. '아직은 읽기엔 너무 힘든 책'이라고
멋대로 분류해두고 읽기를 시도해보지도 않았던 책들이 말이다. 그런 책들 중에 다수는
고전이라는 이름을 갖고 있었다. 물론 '사기'도 그 중 하나.
이 책을 읽으며 또 한가지 의미 있었던 건 그런 태도를 자각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반성했다.
앞으로 그런 소극적인 독서를 경계할 셈이다. 어려운 책이 있어도 쉽게 포기하거나
등을 돌리지 않고, 어떻게 하면 읽을 수 있을까 이 책을 읽어내는데 도움이 되는 또다른 방법은
없는 것일까 고민해 볼 참이다. 그런 생각을 했다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성과인 것 같다.
생각보다 이 책을 빨리 읽어버렸기 때문에, 다음 책이 나올 때까지 기다림의 시간이
될 것 같다. 그동안 EBS에서 '김영수의 사기와 21세기'를 다시보기 해봐야 겠다.
다음 책이 나오기를 초조하게 기다리는 시간동안 좋은 예습이 되지 않을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