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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젊은 광대 이야기 - 언제나 어디서나 누구에게든 청춘스럽게
우근철 글.사진 / 라이카미(부즈펌) / 2010년 9월
평점 :
절판
지금이 행복하지 않다는 이유로 직장을 버리고, 현실에서 떠날 수 있을까?
과연 나는 그럴 수 있는 사람일까라고 스스로에게 질문해본다.
한순간의 망설임도 없이 아니라고 중얼거린다.
다음에, 언제 올 지 모를 다음에 더 즐겁고 행복하게 살기 위해
지금은 여기에서 머물러야 한다고 스스로를 설득하지 않을까. 분명 그러리라.
하지만 이 책을 쓴 사람은 모든 걸 정리하고 떠난다. 통장잔고가 별로 없다고 주저하지 않고,
직장을 다녀야 한다는 이유로 단념하지 않는다.
그리고 산티아고로 향한다. 갖고 있던 물건을 팔고, 저금통까지 깨서 떠난 길이지만
도착하고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돈이 떨어지고 마는 그런 여정을 감행한 것이다.
가방 한 켠에 자리잡은 분장크림이 있었고, 그게 그 여행의 유일한 소득원이었다.
사람이 모이는 곳에서 팬터마임을 하며 경비를 충당한다.
그것만으로 경비가 모두 해결됐을지 정말 미스터리하다는 생각은 계속 들었지만.
매일 지치도록 걷고, 하루 몇 시간 정도의 공연으로 얼마만큼의 돈을 벌 수 있을까?
과연 그것만으로 여행을 계속할 수 있는 것인가 잊을만하면 한 번씩 생각나서 궁금해졌다.
그런 여행이 정말 가능한 것인지도 말이다.
그렇다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여행을 떠났다면 당연히 그 비용을
꼭 들고 갔을텐데. 나라면 그 비용마저 초과해서 당장 집이나 기억나는 전화번호를
총동원해서 징징 울면서 송금을 부탁했을텐데 말이다.
이 책은 행복한 기록으로 보인다. 물론 고생스러운 순간들도 꽤 소개되고 있지만,
그것보다는 행복해 보이는 순간들이 훨씬 많지 않았을까 싶다. 책을 모두 읽고나서
곰곰히 내용을 되살려봤을 때, 기운나는 에피소드들이 많이 떠올랐으니까 말이다.
산티아고에서는 공연을, 인도에서는 가게 일자리를 구한다는 특이한 여행경험이 인상적이었다.
아직까지 그런 여행을 계획해본 적도, 솔직히 말하자면 상상해 본 적도 없었으니까.
그래서 그의 여행 기록을 보면서 나도 좀 더 다양한 여행을 모색해봐야 겠다 생각했다.
돈이 없으니까, 시간이 없으니까...
그런 이유로 하루 하루 미루다보면 언제까지나 떠날 수 없을테니까.
그런 변명거리를 늘어놓지 말고, 언제고 용기있게 떠날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게
훨씬 멋진 게 아닐까싶었다. 그런 의미에서 확 떠나버릴까 싶기도 한다.
그런데 과연 모든 걸 놓아버릴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