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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코드 - 이동준의, 베를린 누드 토크
이동준 지음 / 가쎄(GASSE) / 2010년 4월
평점 :
베를린이 꽤 멋진 도시라고 생각했다. 이전까지 베를린이라는 도시에 큰 감흥이 없었다. 독일의 수도 정도였다면
너무 심한 것일지 몰라도 그 정도로 그 도시에 대해 큰 매력을 느낄 수 없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며 그 도시가 달라 보였다. 이 글을 쓴 이가 바라본 베를린이 매혹적인지, 아니면 베를린이 원래 장점을
많이 가진 도시인지 아직까지는 헷갈리기는 하지만 베를린을 바라보는 눈길이 이전까지에 비해 많이 따스해진 게 사실이다.
'catch the Berlin, 언더 더 베를린'을 읽어 본 적이 있다면,'페이퍼'와 '런치 박스'를 열심히 구독해 오고 있었다면
이 책이 낯설지만은 않을 것 같다. 그 잡지에 연재되었던 원고를 손질했다고 하니 말이다.
서울에 돌아온 지 5년이 되었다고 할 뿐더러, 시기를 짐작해 보건데 거의 10년이 다 되어가는 글들도 이 책에 실려 있다.
그래서 이 책을 읽다보면 그 시간동안 베를린은 어떻게 변모했을지 궁금해진다.
'베를린 코드'가 미처 담아내지 못한 베를린이 거기에 있을거라는 생각에 설레기도 했다.
그곳에 간다면 숨은 그림 찾기를 하는 것처럼 나만이 찾아낼 수 있는 베를린의 매력을 발견해내리라 다짐하게 된다.
여행 일정을 짤 때면, 독일을 의도적으로 피했었던 것 같다. 고등학교를 다닐 때 제 2 외국어로 배우게 된 독일어가 딱딱하고
재미가 없었던 탓일까. 독일의 문화에 대해서는 접할 기회가 별로 없어서인지 독일이라고 하면 축구, 맥주, 소시지, 감자 정도 밖에
떠오르지 않았기 때문인 걸까.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독일로의 여행은 그동안 흥미를 끌어내지 못했었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나서 베를린에 대해, 이 도시가 있는 그 나라에 대해 고집스러울만큼 엉뚱한 오해를 했던 게 아닐까 싶어졌다.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지레짐작으로 판단하고, 믿어버리는 어리석은 짓을 했던 건 아닌지...
그래서 다음번 여행에서는 꼭 베를린에 들려보고 싶어졌다. 그리고 아무런 편견없이 있는 그대로의 베를린과 마주하고 싶어졌다.
그럴 정도로 베를린에 대해 호감을 불러일으키는 글이 가득한 책이었다.
베를린에 대해 밋밋한 영상만을 기억 속에 간직하고 있다면, 전공이 '독문학'이 아니라 '베를린'이라 대답했다는
이 사람의 책을 읽어보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