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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의 모든 날들 - 둘리틀과 나의 와일드한 해변 생활
박정석 글.사진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0년 2월
평점 :
절판
바닷가에서 한번 살아보고 싶어하는 사람들은 많이 있어도, 실제로 바닷가로 살러 갔다는 사람은 아직까지 못봤던 것 같다.
그리고 실제로 바닷가에서의 생활을 결정했다하더라도, 얼마나 거기에서 살 수 있을까?
바닷가 생활에 완벽하게 적응할 때까지 버틸 수 있느냐의 문제도 간과해서는 안된다.
여행지에서 투덜거리는 사람 의외로 많다. 하물며 생활의 전반적 대변신을 기꺼이 감수하는 건 어렵지 않을까.
그런데 정말 바닷가 생활을 감행하고 꾸준히 이어오고 있는 사람이 있었다.
그리고 그가 그 시간들을 책으로 엮었다. 바로 '바닷가의 모든 날들'
한 1년쯤 되려나 했었는데, 4년을 훌쩍 넘겼다고 한다.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될 것 같았다.
거기에서 개도 기른다. 3대 지랄견이라는 비글 한마리를 장터에서 사왔는데(분양이 아니라 거래였다고 분명히 하고 있었다)
그 강아지는 밭을 뛰어다니며 무와 배추도 뽑아 먹었다고 한다. 기세로 보아 풀도 뜯어 먹었을 것 같다.
그 강아지와도 여러 에피소드가 있었다. 그리고 그 녀석은 어느날 집을 나가서 돌아오지 않았단다.
그리고 키우게 된 강아지는 시바견. 이전의 비글과 완전히 다른 성격인 듯 하다. 도도하고 입맛이 까다로운.
개의 가족이 아니라 주인님이 되기로 결정했다고는 하지만, 그 개들에게 정을 담뿍 주고 있는 게 느껴졌다. 특히 비글에게.
닭도 키운다. 닭장이 3개나 된다고 한다. 유기농 달걀이 다르긴 다르단다.
아침마다 일어나서 자연스럽게 사료를 주는 생활이 매일 반복된다고 한다.
부화기를 사고, 투계도 기른다. 뭔가 본격적이었다. 닭들에게 이름도 지어준다. 꼬꼬댁이라는 차원이 아니다.
바닷가에서 집을 짓고 산다면 뭐가 좋을까. 어떤 게 좋을까.
매일 바닷가를 산책하고, 바람을 맞으며 달리는 것도 기분 좋을 것 같다. 여름에는 수영도 매일매일 할 수 있을 것이다.
개도 다른 방식으로 기를 수 있을 것이다. 개는 마당을 뛰어놀 수도 있다. 지나치게 사납거나 이웃에 민폐가 아니라면
풀어놓을 수도 있을 것이다. 가을이면 밤이나 도토리를 주울 수도 있고, 봄이면 나물을 뜯어 밥상에 올릴 수도 있을 것이다.
느긋하고 여유롭게 살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의 저자가 그랬다. 그리고 삶의 방식이 도시와 반대였다고 했다.
기억되는 것도 잊혀지는 것도, 다른 방식이라고 말했다.
다른 곳에 왔으니 이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살아가야 겠다고 마음 먹고나서 여러가지 일을 한다.
그리고 그런 나날들이 그만의 감성과 버무려져 멋진 책이 되었다.
어느 페이지를 읽다가는 쿡하고 웃음이 터져나올 때도 있었고, 담담하게 풀어내는 이야기에 조용하게 귀를 기울이는 순간도 있었다.
겁도 없고, 거침없이 행동하는 사람이기에 만들어 낼 수 있었던 바닷가의 모든 날들을
읽으면서 글쎄...앞으로는 생각보다 행동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아니다. 행동과 생각을 함께 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가 더 정확할 것 같다. 그리고 유쾌하게 웃으면서 살아가고 싶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