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번째 빙하기
오기와라 히로시 지음, 양억관 옮김 / 좋은생각 / 2009년 9월
평점 :
절판



'네 번째 빙하기'는 오기와라 히로시표 청춘소설이다.

어떤 성장소설에서도 자신을 크로마뇽인이라고 믿는 주인공은 없었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그런 인물이 등장한다. 바로 와타루...

와타루는 연구소에서 근무하는 엄마와 함께 언덕 위에 있는 자그마한 집에서 산다.

머리카락와 눈동자 색 그리고 가족구성이 다르다는 이유로도

집단적으로 왕따를 당할 수 있는 조그마한 마을에 살고 있다.

무리지어서 밀어내는, 남에게는 상처를 안길만큼 충분히 배타적인 그곳에서 그 소년은 결론을 내린다.

자신의 아버지는 크로마뇽인이라고.

자신이 남들과 다른 이유는 자신이 그 크로마뇽인의 후예이기 때문이라고 믿어버리게 된다.   

와타루가 그런 결론을 도출한 과정이 조금도 억지스럽지 않게 느껴지는 것은

교묘하게 논리적이기도 하지만, 그것보다는 그런 그의 모습이 너무나도 쓸쓸하고 외롭게 보여서 일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고서는 도저히 스스로를 지켜낼 수 없었을테니까.

그리고 그는 지구의 여름방학이 끝나는 날, 다시 끝없는 겨울이 펼쳐질 빙하기를 준비한다.

빙하기가 시작됐을 때, 엄마와 자신을 지키기 위해 크로마뇽인으로서의 자질을 키우기 시작한다.

돌을 쪼아 창을 만들고, 채집·수렵 생활의 기본기를 혼자서 익힌다.

그리고 인류사와 빙하기에 생존하기 위한 지식 습득에 열을 올린다.  

그러던 어느날, 언제나 혼자서 놀기만 하던 그에게 어느날 한 사치가 나타났다.

그에게 말을 걸어주었고 친구가 되었다. 최초의 친구가 생겼다.

그리고 쿠로라는 이름을 가진 개도 기르게 된다.

그때부터 그는 본격적으로 다소 투쟁적인 성장을 시작한다.

어릴때부터 착각에 즐겨 빠지는 성격을 길러온터라 어려움에 빠지게 될 때도 많다.

그 착각의 늪에서 허우적거리며 섣부른 결론을 내릴 때마다

실은 이미 그가 답을 알고 있으면서 모르는 척하며 진실에 등을 돌려버린다는 느낌을 받는다.  

다만 그것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힘겹게 부정하려는 몸부림 같은 것이랄까.

하지만 끝까지 고집을 부리는 스타일도 아니고, 누군가가 시기적절하게 그를 구해주기도 하므로

그는 서서히 제대로 자라나기 시작한다. 크게 삐뚤어지지 않고.

그런 그의 전쟁같은 성장기가 궁금하다면, 그가 크로마뇽인으로써의 정체성을 끝까지 고수할지 궁금하다면

'네 번째 빙하기'를 읽어보면 될 것 같다.

크로마뇽인 선언이라는 생소한 발상에서 시작되는 이야기를 오기와라 히로시는 차분한 어조로 풀어낸다.

그 차분한 어조가 격정적인 성장기에 잔잔한 느낌을 부여한다.

그리고 '다름'에 대처하는 방식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대목이 종종 시선을 사로잡는다.

구분짓고 차별하는 게 경솔하고 유치한 일이라는 것은 분명하지만 종종 자행되는 일이라는 걸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통해 꾸준히 느낄 수 있다.

성장기는 참 치열한 것 같다. 결코 평화롭지 않다.

그 모든 걸 잊어버리고, 소년들을 바라보며 너희 때가 좋은거라는 말을 쉽게 해서는 안될 것 같다.

어쨌든 모두가 사이좋게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책을 읽는 내내 하게 된다. 정말 그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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