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의 게임 2
카를로스 루이스 사폰 지음, 송병선 옮김 / 민음사 / 2009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2권, 그리고 두툼한 두께에 괜히 겁먹을 필요는 없다.

책을 펼치고 바르셀로나의 거리로 발을 내딛는 순간, 이미 미로에 들어선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그리고 출구를 찾기 위해 책 속에 빠져들 게 될 것이다.

'천사의 게임'의 주인공 다비드는 박복하다는 표현이 모자란다.

책을 읽는다는 이유로 아버지에게 학대를 당한다.

자신에게 가해지는 구타와 폭언은 견뎌내지만, 책만은 지켜내고 싶었던 소년은

컴컴하고 눅진한 어둠 속에서 책에게만 위로받을 뿐이다.

그러던 때에 강도에게 신문사 수위였던 아버지가 살해당하고, 홀로 남겨진다.

그리고 신문기자 비달의 비호하에 신문사에서 잡일을 하게 된다.

책에 대한 사랑, 문장에 대한 열정은 그를 기자로 만들었다.

그는 할당된 신문지면을 채우기 위한 짧고 흥미로운 이야기를 쓰기 시작했고

얼마지 않아 큰 인기를 얻게 된다. 이제는 안정된 생활을 하려나 했지만...

주위 기자들의 시기와 질투가 그를 신문사 밖으로 내쳐지게 만든다.

그리고 그에게 접근하는 미지의 인물이 등장한다.

이 후에 그는 생존을 위해 그의 재능과 열정과 크게 상관없는 이야기들은

기계처럼 찍어내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 이야기는 한 달에 한 권씩 책으로 만들어진다.

후줄근했던 하숙집에서 '탑의 집'으로 이사도 하고 이전보다는 안정된 생활을 누린다.

하지만 그 책에는 그의 이름이 새겨지지 않았다. 그는 베일이 가려진 채 글을 쓸 뿐이었다.

빡빡한 일정과 고된 집필생활은 그를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지치게 만든다.

그러던 차에 그는 두 권의 책을 쓰게 된다. 자신의 은인이었던 비달의 책과 자신만의 책을.

그리고 두 권의 책을 나란히 출판된다. 비달의 책은 엄청난 명성과 지지를 얻으며 절찬리에 판매되지만

자신의 책은 서점에서 찾아볼 수 없었을 뿐더러, 악랄한 혹평 속에서 서서히 잊혀져간다.

그러더 참에 그는 자신이 약해져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죽음의 그림자를 느끼면서 그는 한 때 자신에게 접근했던 정체불명의 남자의 집필 제안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그리고 이야기는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그 목적을 알 수 없는 책을 써내려가면서 자신이 살고 있는 '탑의 집'의 이전 거주자 마를라스카와 자신의

교차점을 발견하게 되고, 그는 마를라스카와 그의 죽음에 얽힌 사건의 실체를 파악하기 위해

조사에 착수한다. 다비드가 사건을 향해 움직일수록 주위의 사람들이 하나 둘 살해되고,

그는 용의선상에 오른다. 책 속의 상황들은 현실과 환상을 넘나들고, 어느 순간부터는 그 구분도 쉽지 않다.

그리고 다비드와 크리스티나의 서글픈 로맨스와 비달이 감추고 있었던 다비드 아버지의 죽음의 진상,

따스함으로 그를 돌봐 준 서점 주인 셈페리와의 이야기가 주축이 되는 스토리 전개와 함께 비중있게 실려있다.

전반적으로 어두컴컴하고 무거운 분위기이지만, 책을 읽는 사람을 궁금하게 만들어서

책을 한쪽으로 밀어버릴 수 없게 만든다.

1920년대의 바르셀로나의 거리와 생활에 대한 묘사도 꽤 괜찮았던 것 같다.

그리고 그 시대의 분위기도 소설의 명도와 맞아떨어진다.

책에 매료되었던 어느 한 남자의 간절한 이야기라고 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한다.

언제 다 읽나 했었는데, 금새 다 읽었던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