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간의 파리지앵 놀이
생갱 지음 / 예담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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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다보니 파리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는 영화가 꽤 많았다는 게 생각났다.

상큼하고 톡톡 튀는 사랑 만들기를 했던 '아멜리에'도 파리를 배경으로하고 있고,

'비포 선셋'에서 에단 호크와 줄리 델피가 10년만에 만나는 서점도 파리에 있는 '셰익스피어 앤드 컴퍼니'다.

이 영화를 보고나서 이제부터 귀찮아도 선크림을 꼭 챙겨바르리라 마음 먹었던 게 생각난다.

세월 앞에 장사 없다고, '비포선셋'속에서는 '비포선라이즈'에서 찾을 수 있었던 에단 호크의 그 풋풋한 시니컬함은 증발되어 있었다.

하여간에 그밖에 에펠탑이 등장하는 영화는 또 얼마나 많았는가.

헐리우드 영화 속 주인공들도 파리에 참 자주간다. 출장도 가고, 수학여행도 가고, 애인을 찾으러 가기도 한다.

길거리에 버려진 쓰레기도 예술적이라고 누가 말했던가.

한번쯤 파리를 꿈꾸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처음 떠나는 배낭여행, 일정에 파리를 빠트리는 사람은 몇명이나 될까.

아무튼 파리는 많은 이들에게 로망의 도시가 아닌가 한다.

'30일간의 파리지앵 놀이'는 그런 파리에서의 30일을 꼼꼼하게 적어내려간 일러스트 여행 에세이다.

한달이라는 기간동안 파리 한곳에서만 지내는데도 매일아침 새로운 기대와 희망이 업데이트 되는 것 같았다.  

그리고 참 여유롭고 기운차게 파리를 누빈다.

보물창고 루브르 박물관과 오르세 미술관에서 하루를 온전히 보내고, 공원에서도 또 하루 이런 식으로 말이다.

빡빡한 일정에 시달려, 지금 여기에 뭐하러 왔는지도 잊어먹고

기계적으로 지구는 둥그니까 앞으로 앞으로 자꾸 걸어 나아가 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여행의 피로감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그런데 생갱씨의 '30일간의 파리지앵 놀이'에서는 그런 피로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말도 안되는 오해를 사기도 하고, 물벼락을 맞는 일과 같은 황당한 경험을 아주 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대체로 즐겁고 기운차 보인다. 가고 싶은 곳에 가고, 여유롭게 오후를 보낸다.

사진이나 글보다는 일러스트의 비중이 많다는 게 이 책의 특징이고,

누군가 파리에서 한달동안 살고 싶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면 일러주고 싶은 것들을 꼼꼼하게 적어놓고 있기도 하다. 

그리고 생갱씨가 들리는 장소들 중에는 멋진 곳이 꽤 많아서, 파리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도움이 될 것 같다.

또 파리 지하철 노선표가 있다. 이 노선표와 교통카드 한장만 발급받으면

파리를 자유롭게 누빌 필요충분 조건을 충족한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교통카드에 사진을 붙여야 하기 때문에 증명사진을 꼭 챙기라고 당부하고 있는데,

영화 '아멜리에'에서처럼 자동사진기를 찾아서 한장 멋지게 찍어서 붙여도 즐거운 추억이 될 것 같다.

이 책은 파리 체류기라는 새로운 여행의 방법을 제시한 것 같다.

되도록 현지인처럼 파리에서 지내보는 것도 꽤 괜찮아 보인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30일간 파리에서 지내게 된다면, 무엇을 할까 곰곰히 생각해봤다.

물론 책을 읽기 전에도, 그리고 책을 읽고나서도.

책을 읽기 전에는 일주일간 계획까지는 술술 적어 내렸는데, 그 다음은 뭘 해야하지라는 생각만 들고

여행일정은 물음표만으로 가득 채워졌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나서는 한달이라면 거뜬히 지낼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감이 든다.

그냥 하고 싶은 걸 하면 되는구나 싶다.

빼곡한 여행계획도 짜지 않고, 파리에서만 할 수 있는 걸 하면서 느긋하게 지내는 거라면

왠지 잘할 수 있을 것 같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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