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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심리학 - 심리학의 잣대로 분석한 도시인의 욕망과 갈등
하지현 지음 / 해냄 / 2009년 5월
평점 :
도시에서 살아가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한번쯤은 맞닥들일 수 밖에 없는 22가지 상황들을 이 책에서 만나볼 수 있다.
그리고 그 상황에 얽혀서 거미줄에 걸린 나비 마냥 파닥거릴 수 밖에 없는 사람들의 심리분석이 이어진다.
이 책을 다 읽고 도시인들 참 불쌍하네라는 생각이 든다. 모두다 외롭고, 불안하며 또 한편으로는 이기적이고, 자기애로 똘똘 뭉쳐서 자신에게마저 생채기를 낼 수 있는 존재들이니까. 소통의 방법은 과거와 비교할 수도 없을 정도로 많아졌지만, 어쩐지 더 외로워져버린 것 같은 현대의 도시인들에 대한 이야기를 쿨하게 바라볼 수 만은 없다. 도시에 살아가고 있으니까, 그리고 공감할 수 밖에 없는 내용들은 책에서 확인하게 되니까 말이다.
이 책이 도시인들의 고충을 속시원하게 해결해 준다고 말하지는 않겠다. 하지만 마음이 조금 가벼워지는 것만은 분명하다.
'도시 심리학'을 읽으면서 나에 대해 그리고 주변 사람들에 대해 떠올리게 된다. 아니 떠올릴 수 밖에 없었는데, 이전보다 한결 부드러운 시선으로 상대방과 자신을 바라볼 수 있는 계기를 이 책이 마련해 준 것 같다.
책의 초반부에서 '뭐해'라는 문자를 보내고 켜켜이 두꺼워지는 외로움을 확인할 수 있다길래, 쉼호흡 크게 한번 하고 문자를 보내기도 했더랬다. 그리고 초코파이도 한 박스 샀다. '말하지 않으면 모르고, 눈빛만 보아도 모르고, 그저 바라보면 음~ 도대체 어쩌라는 건데'라고 평소에 생각하고 있기는 했지만, 어느 군인이 썼다는 초코파이가 열리고 뿌리에서 콜라가 흐르는 오리온 나무에 대한 시가 마음에 들었고, 짜증과 우울의 폭주에 제동을 걸어줄 수 있을 것도 같아서 책을 읽은 다음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초코파이 한 박스를 샀다. 한 박스를 다 먹을 때까지 심리적 공복감을 채워 줄 수 있는 누군가를 찾아볼까도 했으나, 정말 초코파이 한 박스를 다 먹게 될 거 같아 그만 두기로 했다.
도시인들의 -어떤 측면에서- 못난 일상들이 차곡 차곡 쌓여 있는데도 손사래를 치며 뒷걸음 치지 않게 되는 것은 도시인들의 작고 여린 등을 마주할 수 밖에 없었기 때문이 아닌까 한다. 그러니까 모두 사랑받아야 할 사람들이구나, 사랑 받고 싶어 하는 존재들이구나라는 생각이 들 수 밖에 없어 쪼잔한 일상의 작은 마음에게도 안스러운 표정을 지어보일 수 밖에 없었다.
물론 그렇다고 내일 당장 나의 일상이 크게 달라질 것 같지는 않다. 지하철에서도 일정한 공간이 확보된 자리를 찾아서 두리번 거릴 것이고, 유치한 자기애에 불타오르는 순간도 있을 것이다. 확신과 자기체면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비이성적인 활동을 하게 될지도 모르고, 순간의 편리를 위해 스스로를 깜찍하게 속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앞으로는 나도 모르는 사이에 이런 행동들을 하고 싶지 않다. 내가 하고 있는 행동에 대해 어설프겠지만 정확하게 파악하려다 보면 경계를 넘어서 바보의 영역으로 폴짝 뛰어드는 일만은 미리 차단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어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진정으로 자신을 아끼는 방법과 모두 함께 공존하는 방법을 배워나갈 수 있었으면 한다.
이중 잣대를 자신에게 들이대면서 가끔씩 휘청거리는 자신을 발견한 적이 있다면 이 책을 읽어보면 어떨까 한다. 무겁지도 않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뿐더러, 적잖이 마음의 위로를 받을 수 있으니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