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너프 : 불만족의 심리학
존 네이시 지음, 강미경 옮김 / 예담 / 2009년 4월
평점 :
절판


인생에는 오직 두 가지 비극만 존재한다.

하나는 원하는 것을 소유하지 못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원하는 것을 소유하는 것이다

- 오스카 와일드

 

불쌍한 사람은 가진 게 없는 사람이 아니라, 더 많은 것을 탐내는 사람이다

-세네카의 '도덕에 관한 서한'중에서

 

삶은 즐거움에서 즐거움으로 나아가는 과정이 아니라,

욕심에서 욕심으로 나아가는 과정이다

-새뮤얼 존슨

 

충분한 것도 부족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그 무엇에도 만족할 수 없다

-에피쿠로스

 

만족한다는 것은 곧 충분히 가지고 있다는 뜻이다.

문제는, 그와 정반대로 생각하는 우리의 습관에 있다.

우리는 충분히 가져야만 비로소 만족할 수 있다는 생각에 얽매여 있다

-데일리 인라이튼먼트 뉴스레터 편집자, 셴 슈이안

 

이들이 한 말에 공감한다면, 그리고 그런 상황에서 벗어나기로 결심했다면 이 책을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불만족의 심리학'이라는 부제를 가지고 있는 이 책은 만족주의를 주창한다.

이제는 '이너프!'를 외칠 때가 되었다고, 원시적 습성을 버려야 할 때가 왔다고 말한다.

 

인간의 욕망에 대한 글을 읽으면서 콩쥐의 물항아리가 생각났다.

콩쥐가 아무리 발을 동동 구르며 물을 채워넣어도 항아리는 가득찰 수 없다. 아니, 팥쥐 엄마의 심술을 채울 수 없다는 말이 맞겠다.

밑빠진 독에 물붓는 일은 스스로를 녹초로 만들 뿐이다.

우선 그 항아리의 구멍을 막아야 한다. 여차하면 새항아리를 사면 된다.

아니면 콩쥐 이야기에서 나오는 만능 조력자라도 찾아나서야 한다.

 

인간의 끝없는 욕망을 깨진 물항아리에 비유한다면, 항아리의 깨진 틈을 막아줄 두꺼비는 '만족주의'일 것이다.

자신과 지구의 생태를 소진하면서도 결코 만족할 수 없다면 우리는 소비의 악순환 속에서 영원히 갇혀있을 수 밖에 없다.

그렇다고 스트레스에서 벗어났다거나 이전보다 더 행복해졌냐면 그런 것도 아니다.

다만 이전보다 더 많은 것을 추구하기 위해 또다시 달려나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런 소모적인 활동을 계속하기 충분할만큼의 자원을 지구는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그리고 냉정하게 생각해봐야 한다. 그것이 진정코 자신이 원하는 세상을 살아가는 방식인지를 말이다.

 

인간은 행복을 끊임없이 추구하도록 설계되었지, 행복에 이르도록 설계되지 않았다는 문장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어떤 것을 가지면, 어떤 지점에 도달하면 만족스럽고 행복한 일상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는게 환상일 뿐이라면, 스스로를 재촉하고 다그치는 일은 더이상 의미를 가질 수 없을 것이다. 가질 수 없는 것을 억지로 손에 넣으려고 애를 쓰면 쓸수록 공허감을 느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이 책은 제안한다. 더 나은 삶을 위해 이제는 진화할 때라고. 만족하고 감사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어야 할 때라고.

유통기한 지난 끝없는 욕망충족의 굴레에서 벗어나 자신과 직시해야 한다고 말이다.

 

정보중독, 폭식, 채울수 없는 물질적 탐욕, 일중독, 과도한 선택지, 지나친 행복추구에 대한 글을 읽으며 찹찹해졌다.

하지만 누구도 여기에서 쉽사리 벗어날 수 없다는 생각도 들었다.

페라리와 롤스로이스를 소유하면 요트에 마음을 쏟게 되고, 넘치는 것은 부족한 것만 못하다고 이 책은 누누이 말하고 있다.

하지만 일상생활에서는 페라리를 경탄하고, 먹고 싶은 것을 이것저것 접시에 담다가 어느새 음식동산을 만들게 된다. 인터넷 검색을 하다가 처음에 무엇을 하기 위해 컴퓨터를 컸는지를 완벽하게 잊어버릴 때도 있다.

이런 일상에서 벗아나 자신이 통제하는 삶을 독창적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무엇인가를 해야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 책에서 제시하는 해결책인 만족주의는 호락호락해 보이지 않는다. 

만족하는 태도가 일상화되도록 의식적인 노력이 꾸준히 할 것인가 빈독에 물붓는 피곤한 짓을 끝없이 반복할 것인가를 선택하는 것마저도 이렇게 망설이게 되니 말이다.

하지만 결단을 내려야 한다. 자신이 마음으로 원하는 게 무엇인지 똑바로 바라볼 필요가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진정한 풍요로움에 다가서기 위한 매뉴얼을 따라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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