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거나 말거나!
리플리 엔터테인먼트 지음 / 보누스 / 2008년 7월
평점 :
절판



재미있는 책을 읽고 있다가 마음에 드는 문장을 만났을 때 주위에 사람들에게 '에헴'하고 목청을 가다듬고 또랑또랑한 목소리로 읽어주고 싶을 때가 있다. 그리고 가끔은 상대방이 '정말?' 또는 '왜?'라는 반응을 보인다.

다른 책이었으면, '그러니까 말이지...'로 시작하는 꽤 긴 문장으로 설명을 해야 한다. 책의 전후단락을 요약해서 브리핑을 하는 기분이 든다. 궁금하면 읽어보라고 말하는 것은 왠지 매정한 것 같기도 해서 주저리 주저리 설명을 해댄다. 그리고 그 사람의 표정을 보면서, 문장이 한귀로 들어가서 반대편 귀로 쏟아져 나오는 게 보이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는 경우도 때때로 있다. 설명능력이 떨어지는 게 아닌가하는 고민을 하게 된다.

우선 이 책은 그런 상황을 적절한 차원에서 필터링을 하고 있다.

'왜?', '진짜?'라는 반응에 대응하는 가장 간단하고 편리한 방법은 책 표지를 보여주며 싱긋 웃는 것이니까.

'믿거나 말거나!'

 

여는 글도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당신에게도 빠삭한 분야가 하나쯤 있어야 할 것 아닌가라는 문장에서 웃음이 났다. 당신이 알던 세상을 넓히고, 가능성의 영역을 확장하는 데 이 책이 도와줄 것이라며, 이제 '믿거나 말거나!'의 세계는 당신의 것이라는 문장은 자신감에 넘친다. 글자 색을 다르게 해서 강조하면서 밑줄까지 쳐있는 여는 글은 처음 본 것 같다. 여는 글마저 신기했다.

 

이 책에 있는 이야기들은 현대의 마르코 폴로라고 불리는 로버트 리플리가 수집한 것이다. 그는 기묘한 이야기를 수집하기 위해 전세계198개국을 여행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도 들렸었고,  책에서 한국에 대한 이야기도 발견할 수 있었다.  

리플리 그 자체가 믿거나 말거나였다고 그를 아는 지인들이 평가했다고 한다. 책에서는 리플리가 스스로 남긴'믿거나 말거나'와 그의 삶의 일부분도 소개하고 있다. '믿거나, 말거나!'를 만든 사람답다는 생각이 든다.

 

'믿거나 말거나!'는 짧은 이야기들이 무수히 모인 한권의 책이다. 찬찬히 읽어가고 있노라면, 왜 작가가 '믿거나 말거나!'라는 타이틀을 걸었는지 알 수 있다. 정말 이런 일이 있었다는 게 신기한 일들이 정말 많이 모여있다. 분명히 칼럼 연재 당시에 무수히 많은 사람들로부터 질문공세를 받았을 것이다. 그것을 한번에 해결할 방법을 모색한 게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말하는 것의 즐거움을 막 터득한 어린아이의 끊임없이 쏟아지는 '왜'공세에 시달릴 때도 사용할 수 있을까? '글쎄, 믿거나 말거나'라고 말하면 어떤 표정을 지을까 궁금해진다. 대충 설렁설렁 대답해주다가 귀찮기도 하고 지치기도 해서 황급히 자리를 피하는 것보다는 나을 것 같기도 하고, 아닐 것 같기도 하다.

 

세상이 생각보다 훨씬 더 넓다는 것, 그리고 엄청나게 낮은 확률일 지는 몰라도 가능성이 0%가 아닌 이상 현실에서 일어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발톱보다 손톱이 2배 빨리 자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심심할 때 한번 읽어보면 좋을 듯 하다. 엄청 신기한 내용들이 많으니까. 주말에 방바닥을 뒹굴거리면서 한페이지 한페이지 읽어가는 재미가 만만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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