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따먹기 스콜라 창작 그림책 86
김지영 지음, 남형식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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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저녁 먹으라고 엄마가 부를 때까지

동네 친구들과 골목에서 놀았다.

 

고무줄, 공기놀이, 땅따먹기.

그중에 땅따먹기를 제일 좋아했었다.

 

양팔 크기로 커다란 땅을 그리고, 한 뼘 크기로 내 방을 그린 후

적당한 돌을 찾아 하나, , 셋 만에 내 방으로 되돌아오면

그만큼 내 땅이 되었다.

놀이를 거듭할수록 늘어나는 땅을 보면서

왠지 모를 뿌듯함과 그득함을 느끼기도 했다.

 

한참을 놀다 보면 서로가 서로의 땅을 잡아먹게 되고

집으로 돌아갈 시간이 되면 서로의 땅이 얽히고설켜

어디까지가 내 땅이고,

어디까지가 친구의 땅인지 분간이 어려워진다.

 

그쯤 되면 툭툭 바지를 털고 일어나며

내일 또 놀자, 인사하고는 각자의 집으로 쿨하게 떠났다.

 

이 책의 아이와 반달곰, 여우, 산양도 땅따먹기한다.

그러나 아이는 어린 시절 나와는 달리

규칙도 어겨가며 이기려 욕심을 부린다.

아이의 땅이 늘어갈 때마다 책은

비닐과 시멘트벽돌, 은박지와 타일로 검게 어두워진다.

 

검은 땅 위에 홀로 선 아이의 곁에는 아무도 없다.

아이는 그제야 후회하며 이기는 것보다 함께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는다.

 

약속해. 욕심부려서 미안해.”

우리 같이 놀자

여기 여기 붙어라!”

 

다시금 새와 나비, 풀꽃, 나무로 초록이 가득한 땅이 된다.

 

놀이에 이기려는 욕심에 관한 이야기인가 했더니

모든 생명과 함께 나눠야 하는 지구 이야기이기도 했다.

 

아이가 반달곰과 산양, 여우와 함께

규칙을 지키며 땅따먹기를 하듯

우리가 모두와 지구를 공평하게 나눠 쓰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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