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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을 든 아이 ㅣ 곰곰그림책
안나 회그룬드 지음, 최선경 옮김 / 곰곰 / 2022년 9월
평점 :
스웨덴의 대표적인 작가 안나 회글룬드의 책,
스웨덴의 국민 작가 엘사 베스코브의 동화를 재해석한 그림책.
100년도 더 넘게 스웨덴에서 사랑받았던
이야기라니 무척이나 궁금했다.
표지의 빨간 원피스를 입은 아이는
곤혹스러운 표정에 맨발이고 우산을 들고 있다.
그런 아이를 덮친 무시무시한 형태의 그림자,
바위투성이의 황폐한 주변 모습은
아이가 처한 상황을 나타내는 듯했다.
어떤 이야기일까 궁금하여 펼쳐본 책은
마블링 무늬의 면지가 먼저 눈에 띄었다.
어떤 의미로 이런 복잡한 면지를 선택했을까?
주인공의 내면을 나타내나?
주인공이 겪을 모험을 나타내나?
무척이나 궁금했지만, 스웨덴에서는 흔히 쓰는 면지란다.
아이는 바다 한가운데 섬에서 아빠랑 단둘이 살고 있다.
어느 날, 무시무시한 괴물이 나타나
사람들을 돌로 만들어 버린다는 소식에
기사였던 아빠는 괴물을 무찌르러 떠난다.
혼자 남은 아이의 유일한 말벗은 거울 속 자신뿐이다.
아빠는 아무리 기다려도 오지 않고,
마지막 남은 초마저 타버리자 거울과 칼 한 자루를 들고
캄캄한 밤바다를 헤엄쳐 길을 나선다.
괴물을 만난 아이는
우산을 만드는 할머니가 주신 우산과 거울, 칼을 이용하여
아빠도, 다른 어른들도 무찌르지 못한 괴물을 물리친다.
아이는 어떻게 괴물을 물리쳤을까?
아이는 아빠를 구했을까?
책 속에서 직접 찾아보길 바란다.
아이의 용감한 모험과 재치있는 대처는
손에 땀을 쥐게 하고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했다.
이런 신나는 이야기라 스웨덴 아이들에게
100년도 넘게 사랑받았나 보다.
혼자 남겨진 아이의 빈약한 식탁과 맨발,
무척이나 담담한 아이의 모습,
그런 아이 곁을 내내 맴도는 파랑새 속에는
더욱더 많은 이야기가 숨겨진 듯했다.
아이들에게는 용기와 희망을,
어른들에게는 어리석음을 반성하게 하는
깊이 있는 그림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