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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공구 - 공구와 함께 만든 자유롭고 단단한 일상
모호연 지음 / 라이프앤페이지 / 2022년 8월
평점 :
가정에서 흔히 쓰는 공구에서부터
목공이나 셀프 인테리어 필요한 전문 공구까지
다양한 종류와 그 쓰임과 유의점을 소개하고 있다.
자신의 삶을 타인에게 기대지 않고,
스스로 꾸려나가는 데 필요하고
그를 통해 자기효능감을 느끼기에 알맞은 공구,
일인 가구가 느는 시대에 꼭 필요한 책이라 생각되었다.
마트나 전문 공구상가의 사용 설명서보다
자세하고 친절한 안내와 재미있는 사용 경험은
공구 초보들이 실패 없이 공구를 선택하고 사용하도록 돕는다.
가위, 자, 커터, 글루건, 드라이버, 펜치, 망치….
이 책에서 소개한 여러 공구 중,
내가 가장 자주 쓰는 공구 순서다.
말하자면 나의 반려공구인 셈이다.
교사가 되고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 외에도
내가 해야 할 일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다.
그중 하나는 내 교실의 크고 작은 수리를
손수 하는 일도 포함된다.
6학급 학교도, 50학급이 넘는 학교도
시설을 담당하는 주무관님은 혼자인 경우가 많다.
문고리 수선, 전선 재배치, 못 박기, 못 빼기, 등등….
그러다 보니 순번을 기다리기 어렵거나, 사소한 것은
스스로 하는 수밖에 없다.
그래서 내 책상 서랍에는 연필과 지우개 외에도
드라이버와 펜치, 망치가 늘 함께한다.
책을 읽으며 망치와 톱을 접했던 첫 기억이 떠올랐다.
겨울 방학을 맞이해 시골 할머니 집으로 갔을 때였다.
나무 조각과 못으로 썰매를 만드는 삼촌 옆에서
버려지는 나무 조각으로 못을 박았다 뺐다,
톱으로 흠을 내었었다. (자르지는 못했다)
내가 힘주는 데로 못이 박히고, 빼지고,
나무가 잘리는 것에 쾌감을 느꼈었던 같다.
완성된 썰매로 얼어붙은 논과 개울에서 신나게 썰매를 탔었다.
그 후 40년 동안 다시는 얼지 않아 기후위기가 걱정이지만….
공구와 에세이,
생각지 못한 조합이지만 재미있고, 유용하게 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