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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어깨 위 두 친구
이수연 지음 / 여섯번째봄 / 2022년 4월
평점 :
트라우마에 관한 그래픽 노블이 출간되었다.
트라우마에 관한 전문서적은 많지만
어른들뿐 아니라 어린이들도
충분히 읽고 이해할 수 있는 책이라
출간 소식이 무척 반갑다.
더구나 이 책에는
상담이나 전문가의 도움이 아닌
트라우마를 가진 사람들의 자기치유를 다룬다.
책 속 주인공 토끼는
어린 시절 길렀던 병아리의 죽음과
가정불화와 엄마의 가출로 인한 상처,
그리고 돌봄의 부재 상황에서 벌어진 성폭행 등의
경험들로 심각한 트라우마를 겪었다.
그것들은 토끼의 눈에만 보이는 표범이 되어
그녀를 따라다니며 그녀를 더욱 힘겹게 한다.
하지만 어른이 된 그녀 앞에
있는 그대로의 그녀를 받아주는 사람이 나타난다.
그녀를 사랑하고, 그녀의 트라우마 증세까지 안아주는 사람이.
수달 씨의 사랑과 지지로 자신을 치유할 힘을 얻던 토끼 씨는
어느 날, 아픈 앵무새를 입양하고 돌보며
되려 자신의 트라우마를 치유하고 돌보게 된다.
애써 외면하던 트라우마와 정면으로 마주 본다.
그리고 꼭 안아준다.
너도 나의 일부라고.
토끼 씨가 심각한 트라우마를 겪었지만,
치유하지 못한 채 몇십의 세월을 보냈지만,
결국, 토끼씨가 트라우마를 극복할 수 있는 것은
사람, 사랑이 있었기 때문이다.
엄마와는 가정불화를 겪었지만,
그래서 부족한 돌봄이지만 힘이 되어 준 아버지,
따뜻한 마음으로 토끼를 대했던 친구 곰,
그리고 수달 씨, 선인장, 앵무새 살구까지.
토끼 씨가 스스로 트라우마 치유를 하게 된 것에
기쁘기도 하지만, 책을 읽는 동안
그간에 겪었을 남모를 고통에 마음이 아팠다.
그런 일이 없으면 좋겠지만
살아가며 우리는 의도치 않게 상처, 트라우마를 겪게 된다.
나도 마찬가지이다.
이 책이 그런 그들에게 작은 힘이 될 것이라 믿는다.
내게 그랬던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