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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치미 떼듯 생을 사랑하는 당신에게
고정순 지음 / 길벗어린이 / 2022년 6월
평점 :
‘내가 나비처럼 춤을 추든 스위스 목동처럼 알프호른을
연주하든 그 마음은 하나일 거예요.
그림책을 만들고 산문을 쓰는 마음도 다르지 않아요.
기다리는 사람들에게 오늘도 내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은 마음.’
이런 마음으로 우리게 그림책으로, 에세이로, 소설로
이야기를 들려주시는 고정순 작가님, 새 책이 나왔다.
이번 책은 정진호 작가님과 1년간 편지를 주고받으며
그 편지들을 모아 만든 에세이었다.
소소하지만 사소하지 않은 일상의 일면과
그 안에 담긴 울고 웃는 작가님의 마음,
작가님이 사랑하고,
작가님을 사랑하는 이들의 이야기를
시적이며 다정하고 따뜻한 언어로 들려주셨다.
작가님은 잊을 수 없는 아픔과 고통도
다른 이를 위해 기꺼이 내어놓아 주셨다.
‘계속 그 안에 머무르기보다는 내가 경험한 고통을 말하고 쓰고 그리면서 누군가에게 말을 걸고 싶어요. 나와 비슷한 경험을 한 사람 곁에 가만히 앉아 있고 싶어요’라는 위로와 함께.
이번 생은 예비 비행을 나온 비행기였으면 좋겠다는 작가님,
고통을 마주할 때면 실제 비행을 하지 않아도
예비 비행만으로 충분한 비행기였으면 하신다는 작가님.
먹먹한 마음으로 글을 읽다 위로를 받았다.
모두가 멋진 비행기, 멋진 비행을 꿈꿀 때,
그저 예비 비행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작가님의 말은
토닥토닥 나를 위로해 주었다.
내게도 지병이 있고,
지병으로 죽음이 가까웠던 적도 있었기에.
예비 비행만을도 충분하다 생각하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가만가만 들려주는 위로가 필요한 이들,
조곤조곤 들려주는 수다와 잔잔한 웃음이 필요한 이들,
그런 이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