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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꽃이 툭, - 2022 아르코 문학나눔 선정 ㅣ 귀쫑긋 그림책
김미희 지음, 정인성.천복주 그림 / 토끼섬 / 2022년 3월
평점 :
섭이는 누나를 좋아합니다.
누나가 좋아하는 동백꽃을 그래서 섭이도 좋아합니다.
동백꽃을 한가득 감아 섭이가 길을 나섭니다.
누나에게 갖다주려고.
섭이가 걷는 길은
택이 아버지가 쓰러진 길,
잡초 뽑으러 간 식이 큰형님이 멈춘 길,
소 꼴 베러 간 찬이 할아버지가 끝내 말을 멈춘 길,
보리 베러 간 철이 어머니가 엎드려 숨을 거둔 길,
조를 수확하던 숙이 할머니가 울음을 묻은 길,
발자국이 엉킨 눈 쌓인 산을 지나는 길이었습니다.
그 길마다 섭이는 동백꽃을 툭, 내려놓습니다.
누나의 집이 멀지 않는 곳에서
섭이도 끝내 동백꽃이 됩니다.
동백꽃이 되어 떨어집니다.
동백꽃은 시들지 않은 채 떨어진다고,
떨어져서도 피었다 말한다고,
눈발을 맞으며 피어나고,
허투루 꽃잎을 날려 보내지 않는다는 작가의 말은
제주 4.3의 의의를,
제주 4.3의 희생자들의 고귀한 넋을 기리는 말 같습니다.
다음 세대를 위해, 다시는 반복하지 않기 위해,
아프지만 꼭 기억해야 하는 우리 역사 제주 4.3사건.
그 사건을 한 편의 시리고 아름다운 그림책으로 펴낸
작가님, 토끼섬 출판사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출판사 제공으로 책을 읽고 쓴 솔직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