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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내가 늙어버린 여름 - 늙음에 대한 시적이고 우아한, 타협적이지 않은 자기 성찰
이자벨 드 쿠르티브롱 지음, 양영란 옮김 / 김영사 / 2021년 9월
평점 :
“시간과 더불어, 간다. 모든 건 다 떠나간다.”
-레오 페레_ <시간과 더불어>
전 세계에 불어닥친 68혁명을 온몸으로 이뤄낸 지은이.
자신의 삶에 주체가 되어 독립적이고 열정적이며, 오만하게 살아온 그녀.
어느 여름 문득 자신이 늙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러고는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감정, 자신에게 있다고 생각해 보지 못한 감정, 자신이 느끼게 될 것이라 예상하지 못한 감정을 느낀다. 그 감정은 바로 “두려움”.
“나는 ‘두려워하기’를 시작하게 될까 봐 두렵다. 지금껏 그런 감정 따위에 져본 적이 없는데 말이다. 늙는다는 두려움, 병드는 데 대한 두려움. ~ 이제는 고독이 두렵다.”
그녀가 자신의 늙음에 대해, 보통의 늙음에 대해 들려주는 이야기를 들으며 나는 나의 늙음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았다. 나 또한 두려움, 외로움, 의기소침, 후회를 느꼈다.
나와 다른 점은 나는 30대부터 나의 늙음에 대해 생각해 왔고 지금은 더 많이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녀가 70이 넘어 친구와 나누는 그 이야기를 20살이나 어린 나는 지금 나의 친구와 나누고 있다. 어디가 아프다, 어느 병원이 치료를 잘한다. 미용성형은 어떨까 등등...
그것이 문화적인 차이일까, 개인적인 차이일까가 궁금했다.
여전사의 삶을 살아온 그녀는 무력하게 노년을 받아들이지 않고 치열하게 탐구했다. 문학 전공자답게 여러 문학 속에서 노년의 삶을 찾아보고 소개했다. 그녀가 소개하는 책 속의 책을 찾아 읽어 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유한한 삶을 살고 있지만, 자꾸 잊어버리는 우리.
이 가을 한 번쯤 이 책을 읽으며 지난 삶을 돌아보고
남은 삶을 준비하는 시간을 가져보면 좋을 듯하다.
“계속해야만 한다, 나는 계속할 수 없다, 나는 계속할 것이다.”
-사뮈엘 베케트- <이름 붙일 수 없는 자>
*출판사 도서 제공으로 작성한 솔직한 후기입니다
나는 ‘두려워하기’를 시작하게 될까 봐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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