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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조림 학원 ㅣ 스콜라 어린이문고 17
송미경 지음, 유준재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16년 1월
평점 :
누구나 잊어버리고 싶은 상처나 아픈 기억들이 있을거에요. 그런 감정이나 추억을 어디엔가 꾹꾹 쑤셔 담아둘수 있다면 하는 생각을 해본적도 있을거에요.
우리 아이 공부 습관을 살펴보면서 이런 나쁜 습관은 없애면 얼마나 좋을지, 좋은 습관이 몸에 배어있으면 얼마나 좋을지 항상 고민에 빠져본적도 있으실 거에요. 송미경 선생님은 통조림이라는 물건을 통해 그런 고민을 해결해보는 상상을 해봅니다.
교통사고로 누나를 잃은 상처를 가진 승환이는 그 사건 이후 자신도 모르게 물건을 훔치는 나쁜 습관이 생깁니다.
어느 날 분수공원에 나타난 삐에로 박사는 아이들에게 달콤한 떡을 나누어주며 나쁜 버릇을 통조림에 저장후 그걸 먹으면 나쁜 습관을 없앨수 있다고 통조림 학원에 오도록 아이들을 유혹합니다. 지각대장인 짝 재호가 통조림 학원에 다니면서 학교에 가장 일찍 등교하고 시험도 백점을 맞는 모범생으로 바뀌는 등 통조림 학원에 대한 인기가 날로 늘어나며 통조림 학원에 다니는 친구들이 많아지지요.
떡집을 운영하는 승환이 부모님은 편의점에서 파는 떢이 더 인기가 있자 승환이에게 떡을 먹어보고 평가해보라고 합니다. 승환이는 이 떡은 한 번 맛을 보고 나니까 자꾸 더 먹고 싶어진다고 말하죠. 맞아요. 삐에로 박사가 엄마들이 통조림 학원에 아이들을 보내도록 하기 위해 일종의 유혹제로 이 떡을 만들어 판 것입니다. 승환이 엄마도 재호의 성적이 올라간게 부러운지, 편의점 떡 때문인지 승환이를 통조림 학원에 보내게 되지요.
첫 수업시간 묵은 때를 씻어 내야 한다며 삐에로 박사는 승환이에게 목욕을 하도록 하고 갈증이 나면 옆에 있는 길들이는 음료를 마시게 합니다. 하지만 누나를 잃은 상처를 가진 승환이는 단것을 많이 먹으면 안된다는 누나와의 약속때문에 달콤한 통조림 음료를 바닥에 쏟아 부어버립니다. 승환이는 삐에로 박사에게 길들여지지 않는 아이가 됩니다.
어느 날 유치원부터 단짝인 함께 교통사고로 오빠를 잃은 상처를 가진 윤아와 학교에서 처음으로 짝을 하게 됩니다. 윤아는 통조림 학원에 가고 싶지만 엄마가 허락하지 않는다고 승환이의 통조림에 관심을 가지지요. 승환이는 윤아에게 통조림을 가져다 주기로 약속합니다.
승환이는 삐에로 박사가 준 나쁜 기억을 지워주는 통조림을 윤아에게 줍니다. 광장에서 나눠 준 하얀 떡을 맛본 이후로 늘 통조림 학원에 다니고 싶다는 생각이 사라지지 않았다는 윤아의 말을 들으니 무언가를 삐에로 박사가 숨기고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재호는 통조림 학원에 다니면서 모든 시험에서 100점을 받고 지각도 안하고 한껏 튀어나온 배도 들어가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가장 오래 학원을 다닌 혜리는 효과가 느리고 승환이는 아무 효과도 없네요. 다른 친구들이 모르는 숨겨진 비밀이 있으니까요.
승환이의 통조림을 나누어 먹은 윤아는 성적이 오르지만 100점이 아닌 90점을 맞고 없었던 훔치는 버릇이 생깁니다. 무슨 일일까요?
어느 날 승환이는 삐에로 박사의 사무실 안 출입금지 구역으로 들어가 봅니다. 거기에서 여러가지 감정, 습관 통조림을 발견하고 윤아를 위해 '웃지 않음 - 웃음을 되찾는 통조림' 라벨이 붙은 통조림을 몰래 가져옵니다.
승환이가 지시대로 통조림을 먹지 않고 있는 줄 모르는 삐에로 박사는 승환이의 성적이 오르지 않자 승환이에게 관심을 갖읍니다. 삐에로 박사의 특별수업시간에 승환이는 자신의 나쁜 기억이나 습관을 통조림에 저장하고 그걸 먹으면 나쁜 기억을 잊어버리고 습관을 고칠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자신에게 나쁜 기억인 습관이 다른 아이에게 도움이 될수 있는 통조림이 된다는 걸 알게되지요.
윤아가 혜리의 그림 스케치를 가지고 있는 걸 본 승환이는 자신의 통조림을 먹은 윤아에게 뭔가 잘못되어 가고 있다는 생각을 가지게 됩니다. 이번엔 윤아에게 삐에로 박사가 꼬옥 순서대로 먹으라고 지시한 아픈 기억을 지워주는 통조림, 나쁜 기억을 지워주는 통조림, 과잉된 슬픔을 치료해주는 통조림 등 자신이 먹어야할 통조림 3개를 윤아에게 줍니다.
지각한 승환이를 비난한 재호에게 윤아가 봉제필통을 던지며 "치사하고 나쁜 놈" 이라고 외칩니다. 과연 무슨 일이 일어난거죠?
본격적인 수업에 들어가기전 삐에로 박사는 길들여지는 통조림을 먹도록 합니다. 하지만 재호가 대신 먹게 한 승환이는 통조림 학원의 지하에서 벌어지는 광경에 놀랍니다. 삐에로 박사에게 길들여진 아이들이 정신이 나간채로 통조림에 라벨이 잘 붙여있는지 확인하고 유통기한을 확인하는 일을 하고 있읍니다. 길들여지는 통조림을 먹지 않은 승환이는 길들여진 것처럼 연기를 합니다. 그 곳에서 혜리도 신입생 훈련 첫날 목욕할때 준 길들여지는 음료를 엎질러 먹지 않게 되었다는걸 알게 되지요. 혜리는 목욕한 이후부터 박사에게 빼앗겨 버린 기억을 찾기 위해 기억 통조림을 찾고 있읍니다. 혜리는 상처 통조림 방에서 승환이의 나쁜 버릇도 알게되고 윤아가 승환이의 통조림을 먹고 이상한 행동을 하게 된것도 알게 됩니다. 학습 통조림은 자신이 먹으면 습관을 고치지만 남이 먹으면 기억을 가져오니까요. 그리고 윤아는 순서대로 먹지 않아 공부도 90점을 맞는 등 뒤죽박죽이 되어버렸다는것도요. 승환이는 혜리에게 통조림은 유통기한이 한달이라 삐에로 박사가 통조림을 계속 먹인다는것도 알게되지요. 혜리는 승환이에게 물어봅니다. '이렇게 힘든 기억을 가진 아이들은 이걸 먹어서라도 기억을 잊는게 나은 걸까?'
아빠, 엄마가 이뻐했던 누나가 죽은후 자신에게 관심이 없다고 생각한 승환이는 아빠, 엄마가 자신의 훔치는 버릇을 알고 뒷처리를 한걸 알게됩니다. 마트 아줌마, 문방구 할머니, 기념주화 할아버지 모두 승환이의 훔치는 버릇을 알고 있었던 거에요.
윤아와 자신을 위해 기억을 되찾으러 승환이는 삐에로 박사를 찾아갑니다. 일주일치 기억을 정리하는 통조림을 먹어 끊임없이 떠들어대는 박사를 통해 혼혈이라고 놀림을 받았던 어린 시절 부모님이 도와준적도 없고 뭘 하고 다니건 신경쓰지 않는 무관심한 부모님이라 어린 시절 단 한 번도 행복하지 않아 이 세상 모든 아이들이 행복한 기억을 맛볼수 있도록 통조림 학원을 운영한다는걸 알게 되지요. 승환이는 생각합니다. '나쁜 기억을 지워버리면 행복해질까? 통증은 통조림에 저장하거나 잊으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금방 사라져 버리잖아. 노력할 필요도 없이......'
삐에로 박사는 기억을 돌려 달라는 승환이에게 정말 아픈 기억을 다시 찾아갈건지 물어봅니다. 여기 있는 아이들 중에는 차라리 잊는 게 나은 기억을 저장해 놓고 이제야 밤에 평온하게 잠드는 아이들도 있다고...삐에로 박사는 승환이의 기억 통조림을 돌려주며 통조림 뚜껑을 따 놓은 채 아무도 먹지 않으면 기억이 제자리도 돌아가고 그 앞의 기억들도 함께 회복된다고 말해줍니다. 물론 시간이 좀 걸리지만요. 윤아도 다른 사람의 습관 통조림은 유통기한이 짧아 한달이 지나면 해결된다고 알려줍니다. 하지만 비밀을 지키기 위해 망각의 떡을 먹도록 강요합니다. 승환이는 박사에게 하얀 돌과 바꿔치기 했던 망각의 떡을 먹게 해 삐에로 박사에게 들은 비밀을 잊지 않게 됩니다.
혜리가 통조림 공장에 있는 아이들의 모든 초기 기억을 농축해 만든 통조림 위치를 찾아내어 승환, 윤아와 함께 아이들을 처음으로 되돌리기 위해 통조림 뚜껑을 따 버리고 쥐들이 먹지 못하도록 하자고 합니다.
정신을 차리고 깨어난 아이들에게 강제로 편집당한 잊었던 기억을 되찾기 위해 통조림 뚜껑을 따도록 합니다. 재호는 말합니다. "하지만 이 아이들 중엔 나쁜 기억을 지우고 싶은 아이들이 있을지도 몰라. 지금이 더 행복한 아이도 있을 거라고." 혜리가 말합니다. "그건 다른 사람이 일방적으로 지운 거잖아. 우리 기억이니까 지울지 말지도 우리가 결정해야지." 재호도 말없이 뚜껑을 따기 시작합니다. 무엇이든지 종을 울린 사람이 시키는 일을 하도록 되어 있으니 기숙사에서 잠들어 있던 아이들을 모두 잠에서 깨어나게 하여 함께 뚜껑을 따는 일을 시작합니다.
세영이라는 아이가 너무 아픈 기억을 가지고 있는 동생 세라의 통조림의 뚜껑은 따지 말라고 부탁합니다. 혜리가 말합니다. "네 동생 기억을 다른 사람이 결정할 일은 아니잖아." 세영이는 말합니다. "그럼 내 동생이 건강하게 자랄 때까지만 조금만 더 통조림을 보관하고 있을께." 곱슬머리 남자아이가 "난 내 기억을 영원히 잊을래. 왠지 모르지만 나는 좋은 기억이란 하나도 없을 것 같거든. 게다가 난 알 수 없는 꿈에 시달려." 혜리가 말합니다. "너희들 이러면 안 돼. 우리 다 같이 기억을 찾기로 한 거잖아. 아프고 힘들어도 우리 기억이야!" 윤아가 말합니다. "저 아이의 선택이야. 이것도."
삐에로 박사의 통조림까지 다 따버린후 삐에로 박사가 통조림 공장으로 들어옵니다. 아이들을 쇠창살로 가두어버리지요. 윤아가 찾아낸 삐에로 박사의 진짜이름인 김동신 박사님 통조림으로 위기를 탈출하지요. 하지만 사실 가지고 있던 통조림은 재호가 찾고난후 잊어버린 재호의 통조림이었고 김동신 박사님 통조림은 이미 뚜껑을 따버린거지요. 나쁜 기억을 지우고 싶은 재호에게 재호의 통조림을 선물합니다.
원래대로 돌아온 아이들은 왁자지껄 떠들기 시작합니다. 광장은 아이들의 웃음소리로 가득찹니다. 지나가는 어른들이 짜증을 냅니다. 모든게 원래대로 돌아갔군요.
나쁜 기억이나 습관을 통조림에 저장하고 다시 먹어서 고친다는 상상은 정말 재미있네요. 그런데 통조림에 저장해 지워 버리면 행복해질까요? 세영, 재호, 승환, 윤아, 혜리, 곱슬머리 남자아이처럼 결정은 자신의 몫입니다. 누구에게는 나쁜 기억을 잊고 사는게 행복이겠지만 누군가에게는 자신을 더 단단하게 하는 채찍질이 될 수도 있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그 속에 자리잡고 있는 잊을수 없는 추억의 대상, 승환이에게는 누나, 이 있을수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마음속의 나만의 통조림 하나쯤은 가지고 있어도 좋을듯합니다. 내뱉고 싶은 나쁜 말, 참고 싶은 유혹, 고치고 싶은 나쁜 습관들을 마음속 통조림에 저장해 놓고 반성하고 자신을 돌아보고 하나 하나 고쳐가다 보면 행복의 순간에 어느덧 도달해 있을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