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노보 핸드셰이크 - 우리가 사람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하여
버네사 우즈 지음, 김진원 옮김 / 디플롯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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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하나의 주제로 정리하기에는 확실히 무리가 있다. 사랑스러운 보노보와 보호소를 지키는 사람들의 이야기, 콩고를 둘러싼 국제 정세, 저자의 개인적 경험과 그로 인한 성장, 모든 것이 잘 어우러져 가슴을 울린다. 읽으면서 눈시울이 몇 번이나 뜨거워졌는지 모른다.

부모를 잃은 어린 보노보들은 역경을 이겨내고 씩씩하게 살아가기도 하지만 깊은 슬픔에 삶의 모든 것을 내려 놓기도 한다.

그들의 삶을 경험해 보지 않은 나는 버네사가 그랬던 것처럼 보노보들을 죽음으로 내몬 밀렵꾼들을 쉽게 비난할 수 있었다. 하지만 파파 장의 한마디가 가슴을 후려친다.

◇"비누 한 개, 설탕 한 줌, 빵 한 조각을 얻을 수 있다면 누구나 보노보를 죽일 수 있어요." P298

콩고의 풍부한 자원을 둘러싼 주변국의 이권 싸움, 이익을 위해 약탈을 눈 감는 강대국들, 권력을 쥐기 위한 끊임 없는 내전은 침팬지의 폭력성과 너무나 닮아 있다. 그런 무자비한 폭력을 휘두르는 사람도, 그들에게 희생되는 사람도 우리와 똑같은 평범한 인간이라는 사실이 절망스럽다. 버네사는 아래와 같이 말한다.

◇언제까지나 무지를 변명으로 내세울 수 없다. 나는 3년 간 핸드폰을 여섯 개, 노트북을 세대 썼다. 이경의로운 기계를 진지하게 바라본 적이 한 번도 없었다. 각 부품이 어디서 오는지 의문을 품어본 적도 없었다. 나 역시 전쟁의 땔감을 넣은 셈이었다. 자금을 댄 셈이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벌어진 그 어느 전쟁보다 많은 사람이 죽어나간 제2차 콩고 내전에 나도 책임을 피할 수 없다. P270

콩고에서 일어나는 잔학한 일들이 현실과 동떨어진 이야기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우리는 관심을 가져야 한다.

◇우리는 모두 자신만이 겪은 폭력 이야기를 마음에 품고 있다. 저 머나먼 곳에서 벌어지는 전쟁이라고 해서 우리가 지금 여기서 치르는 전쟁과 크게 다르지 않다. P397

우리 인간은 침팬지의 폭력성과 보노보의 다정함 그 중간 어딘가에 있다.  세계 2차 대전 이후 가장 많은 사상자를 낸 전쟁이 벌어진 나라에 사랑과 평화만이 살아갈 이유의 전부인 보노보들이 살고 있다.  참 아이러니하다. 우리가 보노보를 보호하고 그들이 간직한 비밀을 이해한다면 지금보다 더 나은 인류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진심으로 그러길 소망한다.

◇콩고에서 배운 한 가지가 있다면 바로 이것이다.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면 누구든 어디에 있든 붙들어라. 소심함과 조바심과 어색한 웃음을 견디어라. 당신의 심장에 닿아 고동치는 그 심장을 느껴라.
이 순간에, 이 소중한 순간에 여기 곁에 있어서 정말 고맙다고 전하라. 그러면 당신과 함께하리라. 그리고 분명 알리라. 자신들이 매우, 아주, 몹시 사랑받고 있음을. P428

♧올해가 가기 전에 이 책을 만난 건 행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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