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근중
책한권 다 읽기는
처음인듯.

미래도
과거도
현재도
꿈이었음을

잊지말기

미래에 사는 것은 꿈이다. 미래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미래에 사는 것은 현재에 만족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욕망에 대한 두 가지 사실을 이해해야 한다. 하나는 우리는 가지고 있는 것이 무엇이든 그것에 집착한다는 것이다. 이 모순을 보라. 가지고 있는 것이 무엇이든 집착하면서 만족할줄 모른다. 그것으로 인해 고통받기 때문에 그것을 더욱 개선하고 장식하고 좋게 꾸미려는 꿈을 꾼다. 우리는 가지고 있는 것에 끝없이 매달리고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을 끝없이 욕망한다. 우리는 이 둘 사이에서 짓눌리고 있다. 언제나 그럴 것이다. 어제도 그랬고, 오늘도 그렇고 내일도 그렇고 전 생애가 그럴 것이다.
자신이 가진 것에 착 달라붙어 누구도 손대지 못하게 하면서 여전히 자신은 그것에 만족하지 못한다. 그러면서 언젠가는 더 나아질 것이라 기대한다. 열정이나 욕망 속에서 사는 이는 무익한 삶을 산다.
그는 항상 불행하고 비참하다.
그들은 항상 실재하지 않는 꿈을 꾼다.53-5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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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문장을 따라가면
어디든 도달할 수가 있다.
문제는 무엇이
첫 문장이 되어야 하느냐이다.

프랑스작가이자 철학자이자 
비평가인 롤랑 바르트는 말했다.

어떤 담론이건 담론이 표현하는 것은 
전부 한 문장 안에 담겨있다.

그는 또 덧붙였다.

규모와 무관하게 모든 담론은 
하나의 긴 문장이다……
마찬가지로 한 문장은 그 자체로 
짧은 담론이다.

몇 년 전 이 책을 계획하고 있을 때
내가 일하던 대학의 학과장 
휴 케너HughKenner 선생은 내게 
"일단 첫 문장을 제대로 쓰면 나머지는 
자연스레 따라온다"는 
요지의 조언을 해주었다. 

뜻인즉슨, 내가 쓴 첫 문장이 그것에서 
시작된 여정의 우여곡절을 온전히 
이해한 결과물이라면(그 경우 첫 문장은 
곧 마지막 문장이 된다) 
그 문장만 따라가도 내 주장과 사례들의
질서가 제대로 잡힌다는 것이다.
그 충고는 옳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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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든
글쓰기이든
생이든
삶이든
임계점을 돌파해야 한다.

방대한 양의 책을 읽다보면 
그동안 쌓아온 지식이 지혜로 
바뀌는 순간이 찾아온다. 
그 순간은 어제까지 변함없는 
평범한 인간이었던 존재조차 별안간 
전혀 다른 존재로 만들어준다. 

이것은 정말이지 
경험해본 사람만이 안다. 
그 어느 순간이 오기까지는 
책을 읽고 습득한다는 것이 
마치 기나긴 고행처럼 무의미하고 
힘겹게 느껴지기도 한다.

학문의 즐거움보다는 
숙제를 한다는 무거움만이 
나를 엄습할 때도 있다. 
그런데 독서가 즐거운 것은 
바로 그 누구에게든 이 ‘순간‘은 
반드시 찾아온다는 것이다. 
‘하나를 배우면 열을 깨친다‘는 말이 있다.
나는 이것이 오랫동안 쌓아왔던 
수백만 개의 지식 위에 
단 하나의 지식이 얹어지는 순간 
통섭의 경지에 오르는 것을 
일컫는 말이라 생각한다. 

하나의 커다란 실타래로 
파편적으로 나열된 사실들을 꿰어내듯 
도처에 흩어져 있던 인과관계와 
법칙들이 나의 것으로 자리 잡는다. 
무엇을 읽어도 이해가 되고
지금 읽은 것이 과거에 읽은 어느 한대목과 
결합되며 시너지 효과를 낸다. 

이것이 바로 ‘순간‘을 경험한 사람의 변모한 모습이다.

센다 다쿠야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서점에 있다 7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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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의 중얼거림도
신형철의 읊조림도
좋은 크리스마스 이브의 기억

보내는 편지

머지않아 날은
어두워질 것입니다

인적이 끊긴 길에서 뒤를 돌아보는 것은
지금껏 온 길을 다시 가야 할 길로 만드는 일이지만

오늘은 이곳에
가장자리가 헌 배낭을 내려둘 것입니다

이 동네 사람들은
유난히 원색을 좋아해서

이른 저녁부터
집 안 선반마다 놓인 그릇들은
가난한 제 빛을 밝힐 것입니다

물론 그쯤 가면
당신이 있는 곳에도 밤이 오고

꼭 밤이 아니더라도
허기나 탄식이나 걱정처럼
이르게 맞이하는 일들 역시 많을 것입니다

조촐하게 시작된 박준의 시 쓰기가 많은 독자를 얻어 나가는 과정을 얼마간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지켜본 이들이 있을 것이다. 나도 거기에 속한다. 이 예외적인 성공이 그의 시에 대한 진지한 논의를 가로막는 일이 될까 염려되었다. 팔리는 책만 따라 읽는 일도 바람직하지 않지만 팔리는 책이라면 무조건 낮춰 보는 것 역시 경박한 일인데 세상에는 그런 사람들도 있는 것이다. 그런 협량한 선입견 없이 박준의 시를 읽으면 그의 시가 갖춘 미덕이 눈에 더 넓게 들어올 것이다.

신형철 발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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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아름다운 꽃도
십 일을 필 수 없다.

나비와 벌은
지나갈 뿐이고

꽃은 피면 지는 법이다.

쓸모 있는 나무는
가장 먼저 베어져서 사용되어진다.

쓸모 없는 나무가
가장 나중까지 숲을 이루고 산맥을 거느린다.

채우고 가져서 쓸모있음으로
가장 먼저 베어지는 사람이 되기 보단

비우고 버려서 쓸모없음으로
가장 나중까지 자신만의 숲을 이루는 사람이 되고 싶은 바램이다.

결국 쓸모가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다. 꽃이 피면 나비와 벌이 찾아가듯이. 나비와 벌을 유혹하기 위해, 쓸모 있기 위해 꽃은 더욱 아름답고 쓸모 있게 피려고 할 것이다. 우리 인생도 이와 같다. 내 인생의 꽃도 나비와 벌이 찾아들 수 있게 나의 어떤 면모가 쓸모 있게 피느냐 아니냐의 차이에 따라 나의 인생 전반의 값어치 또한 달라질 것이다. 호랑이가 가죽을 남기듯 사람은 이름을 남기느냐 아니면 자신만의 또 다른 무엇인가를 남기느냐 하는 것이다.

쓸모 있는 인생의 값어치를 만들어가는 우리였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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