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작
한 단어에 불과하지만
모든 가능성과
모든 불가능성들이
공존하는 존재.

그 존재로
여기에 있다.

국어사전의 가장 좋은 점은 
펼칠 때마다 겸손해진다는 것이다. 
나는 사전 앞에선 고작 한 단어일 뿐이다. 
글 쓸 때마다 느끼는 감정도 이와 비슷하다. 
나는 백지 앞에서는 늘 속수무책이다. 
설레면서도 긴장된다. 
기쁘면서도 당황스럽다. 

백지는 무엇이든 쓸 수 있을 거라는 
가능성과 아무것도 쓸 수 없을 거라는 
불가능성이 모두 담겨있는 공간이다. 

이 공간에 발을 들인 후 손을 
움직일 때마다 온몸이 움찔움찔한다. 
그래서인지 한 편의 글을 완성하면 
온몸이 기진맥진해지곤 한다.

가만히 앉아 글을 쓰기만 했는데도
에너지라는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무언가가 내 몸속에서 빠져나갔다.

요즘도 틈이 날 때마다 
나는 국어사전을 펼쳐 든다. 
어른이 된 뒤로 어릴 때만큼 두껍고 
무겁게 느껴지지는 않지만
이 안에 분명 내다음 시를 불러일으킬 
단어가 있을 것이다. 
글쓰기든 인생이든, 나의 다음은 
국어사전 속에 있다. 15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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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은 이야기를
대신 써준 저자가 고마울 뿐이다

쓰면 이루어진다
진짜였음을 나 또한 쓰고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말은 살이 되었다... 단어가 창조자라는 것을 잊지 마세요견하도록 해줍니다. 간단히 말해 글쓰기는 자신의 근시안을교정하고 지적인 게으름에서 벗어나 자기 주변과 자기 안에서 일어나는 일을 깨닫게 도와줍니다. 135p

글쓰기는 세상에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 요구하는 것입니다. 그것은 자기 자신과 그리고 자신보다 더 높은 존재와 자신을 연결시키는 수단 중 하나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통일된 감정을 되찾고 자신에 대해 다시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138.p

글쓰기는 삶에 명료함과 열정을 안겨주고 합리적인 것의, 일상적인 것의, 다른 사람들의 사슬들을 고정시키거나 풀어줍니다. 글쓰기는 더 많은 생명력과 희망을 갖고 살아가게 하며, 힘과 균형을 발견하고 자신만의 이정표를 규정하고 자신의 직관과 다시 연결되도록 도와줍니다. 이때 단어들은 우리의 길동무이자 보호막입니다. 땨론 몇 개의 문장들만으로도 존재한다고 느끼기에 충분합니다.

글쓰기와 함께 우리가 하는 일, 느끼는 것, 꿈꾸는 것을 적는 것은 존재의 수확의 일부입니다. 자신의 자아, 타인들, 세계에 대한 앎을 향한 길인 이 수많은 메모들은 자신에 대한 , 자신의 성경이자 안내서가 됩니다. 그것들은 내가 창조됐고 내가 계속 건설하는 우주를 반영합니다. 그것들은 유일하고 독특한 책이 됩니다. 왜냐하면 바로 나의 것이기 때문입니다. 거의 대부분 점점 피상적이 되어가는 엄청난 속도의 환경 속에서 살아가느라 잊어버린 통일감, 조화로움, 자기 개념을 되찾게 해줍니다. 13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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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저히 절제된 삶
추구할 때
철저히 자유로운 삶이
지속될 수 있다.

젊은 시절 밀러는 주로 자정부터 
새벽까지 글을 썼지만, 결국 자신이 
아친형 인간이란 걸 깨닫고 
그 습관을 바꾸었다. 

1930년대 초 파리에 살면서 밀러는 
글 쓰는 시간을 바꿔, 아침 식사 
후부터 점심 식사 전까지 글쓰기에 
몰두했다. 

점심 식사 후에 잠깐 낮잠을 즐긴 것 
이외에는 오후 내내 글을 썼고, 때로는 
밤까지 작업이 이어졌다. 

하지만 나이 들어가면서 밀러는 
정오 이후의 작업이 불필요하고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온다는 걸 깨달았다. 

실제로 한 인터뷰에서 "나는 이야기 
창고가 고갈된다는 말은 믿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야기할 것이 아직 많이 남아 
있어도 타이프라이터앞에서 일어나 
책상에서 멀어져야 한다고는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아침에 두세 시간 정도의 작업이면 
충분하다고 말했지만, 창조적인 리듬을 
만들기 위해서는 규칙적이기 위해서는 
규칙적인 시간을 지키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 진정한 통찰의 순간들을 꾸준히
유지하기 위해서는 철저히 절제해야
합니다. 절제된 삶을 살아야 합니다."라고
말했다.10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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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 사전
최고입니다.

『1Q84②633의 주인공 중 한 명. 본명은 아오마메 마사미⑦美‘ 히로오에 있는 고급 스포츠 클럽에서 일하는 인스트럭터이면서 암살자라는 이면의 얼굴을 갖고 있다. 선술집에서 아오마메(삶은 푸르대콩 안주)라는 메뉴를 보고 하루키가번뜩 떠올린 아이디어라고 하는데, 친구인 일러스트레이터안자이 미즈마루 ①381, 와다 마코토 ①425와 함께 쓴 수필집에도 아오마메 두부 』(신초샤)라는 제목을 붙였다. 37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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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고 죽기를
생과 사를
반복하는건
결국
자신이었다.

자기가 무지하다는 것을 
알지 못하고 스스로 지혜롭다고 
착각하는 사람이 있다.
그들이 알고 있는 것은 
모두 공허한 지식이다.

그들의 가르침을 따라가는 동안에는
다람쥐 쳇바퀴 돌듯 
괴로움의 세계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마치 장님이 장님을 인도하면
둘 다 구덩이에 빠지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돈과 감각의 쾌락에 
눈이 먼 사람들은죽음 이후의 세계에는 
관심도 없고 의문도 갖지 않는다.

그들은 이렇게 말한다.
육체가 나다. 
육체가 죽으면 모든 것이 다 끝난다.
그래서 그들은 윤회의 쳇바퀴를 
벗어나지 못하고
나고 죽기를 끝없이 반복하며 
괴로움을 겪는다.
3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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