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의 흰 눈을 떠올리면
언제나 가슴 한켠 저려오는 이야기들 떠오른다.
​
이야기 하나. 히말라야 등반을 떠난 연인이 실종되어 시체도 찾지 못하여 하염없이 수십 년의 세월을 기다려 만년설 녹아 흐르는 강 줄기에서 만나기를 고대했더니
강줄기를 타고 연인의 시체가 떠내려왔더라는 이야기.
​
이야기 둘. 히말라야 곳곳에 등반 중 사망한 이들의 시체들이 얼어붙어 수거되지 못한 채 오가는 등반 팀들의 소중한 좌표 길라잡이가 되어준다는 이야기.
​
히말라야에서만 일어나는 일이겠냐만은
​
눈보라 휘날리는
히말라야 설산으로 떠날 날
기대하는 저녁.

만년설산의 가장 높은 오두막 집에서
엄마가 저녁밥을 지으며 노래를 불러준다.
"딸아 사랑은 불 같은 것이란다. 높은 곳으로 타오르는 불 같은 사랑. 그러니 네 사랑을 낮은 곳에 두어라. 아들아 사랑은 강물 같은 것이란다. 아래로 흘러내리는 강물 같은 사랑. 그러니 네 눈물을 고귀한 곳에 두어라. 히말라야의 흰 눈처럼 언제까지나 네 마음의 빛과 사랑을 잃지 말거라."
창밖에는 거센 눈보라가 휘날리는데 남편을 잃은 카슈미르의 어머니는 오늘도 불 같은 사랑 노래를 부르며 눈시울이 젖는다. 305.p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한 번 살았던 삶은
영원에 이르게 되니
​
덧없어도
삶을 누리라는
​
사는 것을
소중히 여기라는
부탁
​
사소한 부탁의 말씀
잘 새기겠습니다

인간의 지성은 한정되고 그 수명은 짧지만, 그가 가진 기억에 의해 인간은 정신의 불멸성을 획득한다. 인간의 생명은 연약하여 머지않아 스러질 것이기에 오히려 영원할 수 있다. 인간이 인간에게 바치는 사랑은 변덕스럽고 불완전하지만 스러지는 인간은 그 사랑을 가장 완전하고 가장 영원한 "형상으로 간직"해둘 수 있다.
삶은 덧없어도 그 형상과 형식은 영원하다. 그래서 한번 살았던 삶은 그것이 길건 짧건 영원한 삶이 된다.
​
한 사람의 삶은 우주 전체의 삶이며, 한 사람이 이 세상에서 누리는 시간은 그것이 아무리 짧아도 영원에 이르는 시간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주어진 중력에 이끌려
사라질 그날만을 기다리며
그저 흘려보내고 있는 이 하루
​
나를 둘러싸고 있는 세상 속
오감에 이끌린 것들이
진짜라 믿고 진짜라 여기고
하루하루 살아가던 것이
​
오히려
내 생을 내 삶으로
나아가지 못하게
거대한 알 속에서
안주하게끔
제약하고 있었음을
썩어 문드러지게
하고 있음을
​
글과 책이 아니었더라면
어찌 깨달을 수 있었으랴.
​
매트릭스에서
네오에게 모피어스가 내민
빨간 알약과 파란 알약
​
나에게도 내민다면
​
이 만들어진 세상 속에서
나는 어떤 알약을
선택할 하루인가

샤 나그바 임무루 이쉬디 마티
​
나라의 기초인 심연을 본 자
​
길가메시 서사시 제 1토판 1행
158.p
​
새끼 거북이들의 여정은 어미 거북이로부터 시작된다. 어미 거북이가 바다를 횡단해 자신들의 고향인 해안까지 헤엄쳐 오는 과정은 매순간이 죽음과의 사투다.
바다의 파도가 가장 높은 날, 그리고 여름 중 가장 뜨거운 날, 어미 거북이는 기나긴 여정을 시작한다.
174.p
​
알은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반드시 깨고 나와야 할 경계다. 신비롭게도 새끼거북이는 알 속에서도 생존을 위한 무기를 스스로 만들어낸다. 카벙클이라고 불리는 임시 치아가 그것이다. 새끼는 무작정 알 안에 안주하고 있다가는 금방 썩어 죽게 된다는 사실을 본능적으로 알고 있다.(...) 내가 안주하고 있는 환경이 나의 멋진 미래와 자유를 억제한다면 자신만의 카벙클을 만들어 그 환경에서 벗어나야 한다. 알의 내벽을 깨지 못한다면 새끼 거북이는 자신을 억누르고 규정하며 정의하는 환경을 세상의 전부라 여긴 채 빛 한 번 보지 못하고 그 안에서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176.p
​
단단한 알을 깨느라 카벙클이 온통 부서지고 피가 난 새끼 거북이를 맞이하는 것은 아빠 거북이도 엄마 거북이도 아니다. 바로 어미 거북이가 알을 낳고 덮어놓은 30센티미터 두꼐의 모래다.
새끼 거북이들이 이 견고한 모래성을 뚫고 나오는 데는 자그마치 3일에서 7일의 시간이 걸린다. 이 때 새끼 거북이의 몸무게는 알을 꺠고 나왔을 때에 비해 약 30퍼센트 정도 줄어 있다.178.p
우여곡절 끝에 새끼 거북이들은 바다에 도착한다. 바다는 이들에게 천국인 동시에 지옥이다. 그들이 향해 가는 곳은 바다의 가장 밑바닥인 심연이다. 그곳에는 이들을 위협하는 큰 물고기들이 많지 않다. 뿐만 아니라 수압이 높아서 자신을 보호하고 있는 등닥지와 배딱지를 단단하게 만드는 수련의 장소이기도 하다. 이곳에서 새끼 거북이들은 자신들만의 인생 여정을 시작한다.
​
바다거북이의 생후 1년간의 바다 생활을 관찰한 이는 거의 없다. 그래서 이 기간은 실종의 기간으로 불린다. 이 1년을 홀로 그리고 스스로의 힘으로 살아남아야 비로소 바다 거북이로서의 삶을 시작할 수 있다.
​
나를 둘러싸고 있는 세상을 알로 인식하는 순간 입 안에서 카벙클이 돋아난다. 카벙클은 내가 갇혀 있는 이 세계가 세상의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하는 도구이다. 이 카벙클로 우리는 편견과 상식, 전통과 관습, 흉내와 부러움이라는 알을 꺠고 더 넓은 바다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 180-181.p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우리가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건
의문이 아니라 질문이다.
​
내가 남들보다 왜 작게 가졌는가라고 묻는 의문이 아니라
​
내게 불필요한 것을 가지진 않았는가라고 묻는 질문이다.
​
인디언 아라파호 족은 3월을 이렇게 부른다.
​
한결같은 것은 아무것도 없는 달.
​
100년도 살지 못하는 주제에
오늘이 영원하다 내 가진 것이 영원하다 착각 속에 사는 동물은 인간 뿐이다.
​
모든 것은 변하고
모든 것은 사라질 것이다.
한결같은 것은
아무 것도 없다.
​
아무것도 없기에
아무것도 있을 수 있는
오늘 하루
​
더하기 보다는 빼기
곱하기 보다는 나누기가
충만한 하루되었으면 좋겠다
​
그가 인디언이든 아니든, 누구나 홀로 있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그것도 자주, 특히 이른 아침이면 홀로 깨어 평원에 어리는 안개와 지평의 한틈을 뚫고 비쳐오는 햇살 줄기와 만나야 한다. 어머니인 대지의 숨결을 느껴야 한다. 가만히 마음을 열고 한 그루 나무가 되어 보거나 꿈꾸는 돌이 되어 봐야 한다. 그래서 자기가 대지의 한 부분이며, 대지는 곧 오래 전부터 자기의 한 부분이었음을 꺠달아야 한다. 인디언 천막을 열면 들판으로 가는 길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
델라웨어 족 상처입은 가슴의 이야기중에서

매는 느린 놈을 잡았고, 그 때문에 저처럼 느린 놈들은 자기를 닮은 느린 자식들을 세상에 내보낼 수 없게 되는 것이다. 또 매는 빠른 놈의 알이거나 느린 놈의 알이거나를 가리지 않고 닥치는 대로 메추라기 알을 먹어치우는 들쥐 수천 마리를 잡아먹지. 이런 식으로 매는 자연의 이치를 따르고 있다. 어느 면에서는 메추라기를 돕고 있는 거여.
​
필요한 만큼만 갖는 것, 그것이 자연의 이치다. 사슴 사냥을 할 때도 가장 훌륭하고 멋진 놈을 잡아선 안 된다. 그중 작고 느린 놈을 잡아야지. 그러면 사슴들은 더욱 강해지고 그래서 늘 우리에게 고기를 마련해 주게 되지. 표범이 그 사실을 알고 있으니 너도 당연히 알고 있어야 한다. 자연의 이치를 지켜 나가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다.
​
그런데 꿀벌만이 저한테 필요한 것 이상을 모아둔다. 그러니까 결국은 곰이나 사람한테 꿀을 빼앗기고 말지. 안간들 중에도 그런 자가 있다. 제 몫 이상을 저장하고 저 혼자만 잘 먹고 지내려는 자들이지. 결국은 빼앗기기 마련이야. 그 때문에 전쟁을 하게되고.. 그들은 필요도 없는데 제 몫 이상을 차지하려고 허튼 소리를 다 늘어놓는다. 또 그럴싸한 명분을 내세워 자기가 더 많이 가질 권리가 있다고 주장하지. 사람들은 그런 명분과 허튼 소리 때문에 목숨까지 잃는다. 하지만 그들이 그런다고 해서 자연의 이치가 바뀌어지진 않아.
​
할아버지는 소리내어 웃으셨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매일 걸으며 얻은 깨달음 하나
1만 보를 꼬박꼬박 채우기 위해선 1만 보를 쳐다볼 게 아니라
지금 당장 여기서 1보를 늘려두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
​
나중에 해야지 하고 미루어두는 것은 절대 나중에 하지 못하는 게 세상 이치다.
​
나중에 부자가 되어
나중에 여유를 가져
기약없는 거대하고 번쩍이는 것들에게 내 인생의 우선 순위를 내어줄 게 아니라
​
오늘 지금 당장 바로 여기서
스쳐지나는 소소하지만 반짝이는 것들로
우선순위를 채워
내 인생의 가장 행복한 하루 되시길

산속을 달리는 소박한 기차
스쳐 지나가는 산 경치를 가만히 바라보면서 인생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인생의 흐름이라고 해도 좋을까. 앞으로 앞으로 나아가는 작은 기차.
그래도 도중에 수많은 역에 정차해 차를 마시거나 선물을 사기도 한다. 내리고 싶은 사람은 잠깐 내려서 쉬었다 다시 기차에 올라 앞으로 나아간다.
서두를 필요는 없다. 내 인생이니까. 35.p
​
장대하고 아름다운 것에 압도되는 순간. 굉장하다! 멋지다!하고 순수하게 감탄하는 마음. 이것은 어린 시절의 나를 만난 듯한 그리움과 비슷햇다. 어른이 되면 저도 모르게 자신의 창문을 아주 조금만 열어놓게 된다. 상처받는 것이 두려워 흠칫거리며.
그래서 가끔은 창문을 활짝 열고 싶어진다. 내 경우, 아름다운 것을 보았을 때 가장 활짝 열리는 것 같다. 65.p
​
흔히 기회의 신은 앞에만 머리카락이 있어서 지나간 뒤에 잡으려고 하면 뒷머리가 없기에 잡지 못한다는데 나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사실 한 번의 큰 기회는 그리 대단하지 않다. 그런 화려하고 큰 기회보다는 눈앞에 나타난 일을 할까?말까? 판단하여 꾸준히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나에게도 붙잡지 못한 기회가 있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한두 번의 기회 쯤은 인생 전체에서 그리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94.p
​
평소 일상생활에서 해야지, 해야지 생각했던 일을 하지 못하고 지내다 보며 마치 먼지처럼 마음속에 쌓이는 것 같다. 독서도 그렇다. 이것도 읽고 싶고 저것도 읽고 싶어 산 책이나 다른 사람이 재미있다고 추천한 책. 점점 방에 쌓여가는 것을 보고 있으면 소중한 것을 잊은 채 혼자 앞으로만 나아가는 것 같은 불안한 기분이든다. 114.p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