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은
언제나
시작과 함께
끝나는 계절이었다.

무더운 여름이 끝나갈 때쯤이면 
거짓말처럼 편의점 출입 빈도가 줄어든다. 
재활용 쓰레기통에도
맥주 캔이 천천히 쌓인다. 
금방 차지 않는 쓰레기통을 
마주할 때나 자주 지나치게 되는 
편의점을 볼 때마다 ‘아, 이제 여름이 
끝났구나!‘ 싶지만 여름은 다시 
올 거라는 걸 안다. 

그때가 되면 분명 출근 도장을 찍듯 
열심히 맥주를 골라 나르고, 
쓰레기 분리수거장을 
들락거릴 나를 알고 있다.
간에도 휴가가 필요하니까. 

내 간은 휴가를 겨울에 간다.
- P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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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를 알 수 없거나
답이 없는 문제

시작은 있지만
끝이 없는 문제를
되새김질하여

기꺼이
자신만의 답을
찾아내는 것

그것이 공부다

"두가지입니다. 하나는 머리죠. 
그리고 두 번째는 분명 
아무런 결과도 나오지 않을 수
있는 문제에 매달려서 오랜 
시간을 기꺼이 생각하면서 
보내는 것입니다."

아무런 결과도 나오지 않을 수 
있는 문제‘란 곧 답이 보이지 
않는문제, 지적 능력을 넘어선 
문제라는 뜻이다. 

이런 문제에 포기하지 않고 
도전하여 피드백이 없는 상태를 
견디고 또 견딘 것이 
한스 베테가 지닌 
창의성의 비밀이었다. - P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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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건
무엇을 하느냐 였다.

무엇을 왜 하느냐에 대한
방향과 좌표를 설정하게
해주기 위해 필요한 것이
철학이라고 한다면

우리가 우선 배워야할 것은
채움보다는 비움이
선행된다는 점 아닐까.

철학이 역사와 실증적 경험적 
과학보다 우위에 있는 까닭은

‘그것‘과 ‘무엇‘에 대한 앎이라는 
방식으로 지식을 더 많이 
제공하기 때문이 아니다. 

역사와 과학에 비해 철학은 
그러한 종류의 지식을 
거의 제공하지 않는다. 

철학이 제공하는 지식을 
이용해 우리가 기술적 응용이나 
발전이라는 혜택을 얻을 수 
있는것도 아니다. 

철학적 지식에는 
그러한 쓰임새가 없다. 

철학적 지식으로는 다리를 
건설할 수도, 케이크를 
구울 수도 없다. 

또한 그 지식은 무언가를 
만드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철학이 우위에 있는 까닭은 
이해와 지혜(이유‘와 ‘원인‘에 대한 
앎이라는 형식의 지식)를 선물할 뿐 
아니라 그러한 지식을 사용해 
우리의 삶과 사회에 방향을 
내놓기 때문이다.

그 지식은 도덕철학과 정치철학에서 
발견할 수 있는 규범적 지식이다.
- P1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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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하는
바로 그 일이
그 사람을
이야기해주는
법이다.

매일 글을 썼던 그때는 
내 생애 최악의 날들이었다. 

일상을 망가뜨리는 일들이 
자꾸 일어났다. 

그 난리통에 어떻게 
글을 썼을까 싶지만, 휘청이는 
일상을 부여잡을 방도는 
글쓰기가 유일했던 것 같다. 

글을 매일 쓰지 않을 때는 
일상이 정돈되지 않아 불안하다.

돌아가고 싶다. 
매일 글을 쓰지만 
글에 길들여지지 않던 그때로
매일 쓰는 글 특유의 맛. 

삶을 곱씹어 만든 단맛
달지 않은 팥이 
꽉 찬 단팥빵 같은 글
그걸 누가 맛있게 먹고 
말해 주면 좋겠다. 

"매일 글 쓰는 사람의 글이네요."
- P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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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실의 가치
진심의 가치
누구 하나
알아주지 않아도
언제나 묵묵히
신념을 다바쳐
제자리 지켜내면서

진짜 의리라는게 무언지
참된 청춘의 삶이 무언지
몇마디 말 아닌
나의 삶으로 기꺼이 보여주는
하루 되길

완전히 돌아버려야만 
똑바로 설 수 있는 팽이와 
같은 세상에서 성실과 진심의 
가치 따위, 씨알도 안 먹힐지 모른다. 

이렇게 살아질 바엔 
그냥 사라지는 게 낫다는 생각이 
치밀어 오를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우리, 쓰러지지 말자

우리가 맞잡은 손이 
끝없이 이어져 언젠가는 
기쁨의 원을 그릴 수 있도록 
서로가 서로의 운이 되어주자. 

세상이 심어준 혐오와 수치 대신 
서로의 용기를 양분 삼아 앞으로 
나아갈 우리는 설렁탕을 먹지 않아도 
충분히 운수 좋은을 맞이할 것이다.
- P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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