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결에 보고
무심결에 읽는

보여지고
읽혀지는
세상 풍경들

생각하고
쓰여지는 표식이
되었다

오늘 하루는
어떤 점 하나를
다시 찍을 것인가

손금을 보려 하지 말라
손이 없는 자에게도 행운이
찾아올지니 245.p

표식에 주의를 기울이게

신은 인간들 각자가 따라가야 하는
길을 주셨어. 보물이 있는 곳에
도달하려면 그 표식들을 잘 따라
가야해. 24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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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을 쉬어야 살 수 있다고
한 없는 들숨과 끝 없는 날숨을
내쉬고 들이마시며 살 수 없다

사랑도 미움도
좋음도 싫음도
멈춤을 알아차려야
그들만의 중요함과 소중함
지켜낼 수 있다

소중한 존재는 그 자체가 궁극이지만, 중요한 존재는궁극에 도달하기 위한 방편이다. 돈은 전혀 소중하지 않은채 가장 중요한 자리에 놓여 있다. 너무 중요한 나머지소중하다는 착각을 일으키게 한다. 어느샌가 소중했던당신이 중요한 당신으로 변해가고 있다. 조금씩 덜소중해지면서 아주 많이 중요해지고 있다. 반드시필요하기 때문에 중요한 존재가 아니라, 소중하기 때문에필요한 존재가 되고 싶은 게 당신과 나의 소망이었다.
이 세상 애인들은 서로에게 소중하지만 아직은 중요하지않다. 그렇기 때문에 소중함이 사라지고 나면 자신의의지와는 상관없이 버려질지도 모른다는 불안이 있다.
 이 세상 부부들은 서로를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이미소중하게 여기는 마음은 어디론가 숨어들고 있다. 중요한 사람으로서의 자기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려는 의욕이 있는 한, 버려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각자의 믿음만이 고개를 내민다. 각자의 자기 역할에 대한 믿음을 서로의 존재에대한 신뢰라고 착각하면서 관계가 유지된다. 우리는 중요한것들의 하중 때문에 소중한 것들을 잃는 경우가 많다.
 중요한 약속과 소중한 약속 사이에서 끊임없이 갈등하며,
 중요한 약속에 몸을 기울이고 만다.6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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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를 얻고 나면
가지고 나면 지키기 위해
잃지 않기 위해 고민할 것이다
잃은 뒤에는 다시 얻기 위해 갖기 위해
다시 지키기 위해 고민할 것이다

우리는 대부분 질문한다

왜 이것 밖에
가지지 못했는가
라고 말이다

질문을 바꾸어야 한다

왜 이것을 가지게 되었을까
이것만큼이나 주어진
이유가 무엇일까

1시간 뒤
죽음을 맞이한다고
모든 것과 이별한다고
생각해보면

조금전
이 세상을 떠난
그들에게
가장 아쉬웠던 게
무엇인지 물어본다면
들었을 그 대답처럼

지금 전전긍긍하는
모든 걱정 고민들
모든 욕심 욕망들
모두 부질 없음을

모두 지금 당장
감사할 존재임을
알아차리는 것

그것에서
다시 질문은
시작되어야 하는
아침이다


부처와 우리의 차이를 만들어 내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바로 인생의 종극에 관한 의문일 것이다. 이 의문이 밝은 빛처럼 비춰 우리의 암울한 일상을 환하게 만들 수 있다. 그렇다면 종극에 관한 의문이란 무엇일까?

어떻게 하면 좋은 남자와 결혼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주식 투자로 큰돈을 벌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영어를 마스터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몸이 더 건강해질까?

물론 이런 현실적인 의문도 매우 중요하기는 하지만 종극에 관한 의문은 아니다. 이런 문제는 해결해도 끝이 아니라 새로운 문제의 시작이 되기 때문이다. 남편감을 찾고 나면 도다시 결혼이라는 문제가 시작되고, 몸이 건강해져고 여전히 죽음을 피할 수는 없다.

수보리의 질문은 종극에 관한 것이었다. 이 질문의 해답을 찾는다면 다른 모든 문제는 무의미해지기 때문이다. 내가 종극에 관한 의문을 ‘밝은 빛‘에 비유한 것도 바로 그 때문이다. 이 질문은 빛처럼 모든 것을 꿰뚫고 정지시키는 힘을 가지고 있다.
일상 속에서 분주하게 살다가 어떤 인연을 만난 뒤 우뚝 멈추어 서서 현실 속에서 빠져나와 자신이 속해 있는 세계를 돌아보게 되는 것과 같다. 수보리처럼 심오한 질문이 아니라 개인의 종극에 관한 문제라도 무방하다.

내 인생에서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일까?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같은 것들 말이다.

나는 무엇을 하고 싶은가?
나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이 두가지 의문을 통해 인생의 방향이 바뀌고 종극에 관한 사색이 시작된다.
74-7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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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책을 보고 있으면
꼬셔서 함께 뛰어놀아라 라고 가르쳐야 한다
가만히 있어라. 라는 방송을 듣고
가만히 있지 않은 사람만이 살아남는 세상이다.
모두가 아니오 라고 말할 때 예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만이 살아남는 세상이다.
그래서 살아남았다는 건
조금은 슬픈 일인지도 모르겠다.

지식과 기준이 넘쳐나는 세월을 살아간다고는 하나, 옛날이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는 것은 행복의 개념을 만들어내는 힘은 각자에게 달리 주어졌다는 것이다.이 고독한 길은 영원히 변하지 않는다.136.p

남들이 그렇게 하니까 나도 그래야 한다는 걸 나는 아들에게 가르치고 싶지 않았다. 친구가 책을 읽고 있는데 왜 너는 읽지 않니 라고 의문을 제기해서는 안된다. 친구가 가지고 있는게 너에겐 없을 수도 있지만, 친구들에겐 없는 것이 너한테만 주어진 것도 있단다, 라고 가르치려고 노력했다.
이런 인식이 확립되었을 때 그 아이가 추구하게 될 행복의 방향이 결정된다고 생각했다.13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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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작은 기쁨이나
즐거움의 낌새만 느껴도
역시 동물로 돌아간다.

어찌 하겠던가.

"진정한 진보는 원죄에서 한 걸음이라도 벗어나는 것"이라고 보들레르는 말했다. 동물인 인간이 동물의 상태에서 약간이라도 진전하는 게 진보라는 뜻이리라. 인간은 작은 고난만
닥쳐도, 공포의 낌새만 느껴도 늘 다시 동물로 돌아간다. 어쩌겠는가. 43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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