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언가를 얻고 나면
가지고 나면 지키기 위해
잃지 않기 위해 고민할 것이다
잃은 뒤에는 다시 얻기 위해 갖기 위해
다시 지키기 위해 고민할 것이다

우리는 대부분 질문한다

왜 이것 밖에
가지지 못했는가
라고 말이다

질문을 바꾸어야 한다

왜 이것을 가지게 되었을까
이것만큼이나 주어진
이유가 무엇일까

1시간 뒤
죽음을 맞이한다고
모든 것과 이별한다고
생각해보면

조금전
이 세상을 떠난
그들에게
가장 아쉬웠던 게
무엇인지 물어본다면
들었을 그 대답처럼

지금 전전긍긍하는
모든 걱정 고민들
모든 욕심 욕망들
모두 부질 없음을

모두 지금 당장
감사할 존재임을
알아차리는 것

그것에서
다시 질문은
시작되어야 하는
아침이다


부처와 우리의 차이를 만들어 내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바로 인생의 종극에 관한 의문일 것이다. 이 의문이 밝은 빛처럼 비춰 우리의 암울한 일상을 환하게 만들 수 있다. 그렇다면 종극에 관한 의문이란 무엇일까?

어떻게 하면 좋은 남자와 결혼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주식 투자로 큰돈을 벌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영어를 마스터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몸이 더 건강해질까?

물론 이런 현실적인 의문도 매우 중요하기는 하지만 종극에 관한 의문은 아니다. 이런 문제는 해결해도 끝이 아니라 새로운 문제의 시작이 되기 때문이다. 남편감을 찾고 나면 도다시 결혼이라는 문제가 시작되고, 몸이 건강해져고 여전히 죽음을 피할 수는 없다.

수보리의 질문은 종극에 관한 것이었다. 이 질문의 해답을 찾는다면 다른 모든 문제는 무의미해지기 때문이다. 내가 종극에 관한 의문을 ‘밝은 빛‘에 비유한 것도 바로 그 때문이다. 이 질문은 빛처럼 모든 것을 꿰뚫고 정지시키는 힘을 가지고 있다.
일상 속에서 분주하게 살다가 어떤 인연을 만난 뒤 우뚝 멈추어 서서 현실 속에서 빠져나와 자신이 속해 있는 세계를 돌아보게 되는 것과 같다. 수보리처럼 심오한 질문이 아니라 개인의 종극에 관한 문제라도 무방하다.

내 인생에서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일까?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같은 것들 말이다.

나는 무엇을 하고 싶은가?
나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이 두가지 의문을 통해 인생의 방향이 바뀌고 종극에 관한 사색이 시작된다.
74-7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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