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에 있으면
순간도 영원이지만

저기나 거기에 있으면
영원도 순간이다

백 년도 살지 못하는 주제에
천 년 만 년 영원할 것처럼 굴지 말자

찰나생 찰나멸

청담 스님은 이렇게 노래한다. 청담 또한 경허스님의 제자다.

잠시 왔다 가는 인생이다
인생은 풀잎 끝의 이슬이고
구름 틈새의 번개다
만 년을 살 줄 아는가?
앉다가도 엎어지고
일어서다가도 넘어지는 게 인생이다
가난한 자나 부자나
귀한 자나 천한 자나
늙은이나 젊은이나
남자나 여자나 똑같이 죽는다
돈이 많고 따르는 식구가 많아도
죽는 길에는 같이 가지 못한다
누구나 태어날 떄는 맨 주먹이고
죽을 때는 빈 손이다
그러나 알고 지었던 모르고 지었건
지은 죄는 남에게 못 주고
짊어지고 죽었다가
다시 짊어지고 태어난다 26.p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명상록 (그리스어 원전 완역본) - 철학자 황제가 전쟁터에서 자신에게 쓴 일기 현대지성 클래식 18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지음, 박문재 옮김 / 현대지성 / 2018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알아차리고 깨닫기
오늘의 교훈

우주에 있어서는 사물 자체가, 
시간에 있어서는 이 사물들에 대한 기억이 얼마나 재빨리 사라져 버리는가. 
모든 감각적 사물의 본성, 
특히 쾌락을 미끼로 유혹하거나 
고통에 의해 위협하거나 허망한 명성으로 
떠들썩한 것들은 얼마나 보잘것없고 
비열하며 더럽고 덧없으며 메말랐는가. 
이러한 모든 일을 깨닫는 것이 
이성의 기능의 한 부분인 것이다. 
의견이나 발언을 통해 명성을 얻는 자들은 
어떤 사람들인가, 죽음은 무엇인가. 
그리고 인간이 죽음 자체만을 보고 반성이라는 
추상적인 능력에 의해 죽음과 관련되어 
연상되는 모든 것을분리해 버린다면, 
죽음은 자연의 작용 이외의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하게 되어 자연의 작용을 
두려워하는 것은 어린애 같은 것이며, 
죽음은 자연의 작용일 뿐 아니라 
자연의 섭리에 따르는 것임을 
깨닫게 될 것이다. 
인간은 어떻게 신성神性에 접근하는가, 
인간의 어떤 부분에 의해서인가, 
그리고 인간의 이러한 부분이 
어떠한 상태에 놓였을 때인가를 
가려내는 것이 이성의 기능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출근하면 집안 일 걱정하고
퇴근하면 두고 온 일 걱정하고

월요일 되면
일요일 기다린다고 잠 못 들고

일요일 되면
월요일 오지말라고 잠 못 들고
만나면 헤어지고 싶어하고
헤어지면 만나고 싶어하는
이 마음이라는 녀석

어디가 시작이고
어디가 끝이 될런가

어떤 사람이 에픽테토스에게 와서 조언을 구하기 위해 이렇게 말했다.
나의 형제가 나와 화해하지 않는다고 할지라도, 어떻게 하면 내가 계속해서 평정심을 유지한 채 그를 대할 수 있는지에 대해 조언받고 싶습니다.

에픽테토스가 이렇게 대답했다.

모든 크고 중요한 일들은 서서히 이루어지고, 아니 굳이 그런 큰 일들이 아니더라도 포도 열매나 무화과 열매 하나가 맺히는 데에도 꽤 오랜 시간이 걸리는 법이지. 그러므로 네가 지금 내게 무화과 열매를 갖고 싶다고 말한다면, 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할 것이다. 먼저 꽃이 피기 시작하고, 그 다음에 만개하고, 그런 후에 무르익어 열매가 맺힐 때까지 기다려야 해. 무화과 열매가 맺혀서 그 열매를 거두는 일이 어떻게 빠르고 쉽게 될 수 있겠느냐. 설령 내가 그 일이 쉽고 빠르게 될 것이라고 조언할지라도, 너는 그런 기대를 가져서는 안 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수치화된 목표의 함정은
성공과 성장을 헷갈리게 만드는 점이다.

목표를 달성하는 과정들이
매일매일 반복되고 순환하면서
성장하는 과정에 초점을 맞추지 않는 한
우리는 모두 탈진 상태에 이르고 말 것이다.

멈추지 않는 사람들을
멈추게 만들 수 있는 사람들이

성공 할 수 없는 사람들을
성장하게 만들 수 있는 사람들이

성공하는 시대에 살고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적절한 선을 지키며 세운 목표는 직관적 판단이 가능하다. 한정된 시간과 열정을 어떻게 써야 할지 알려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요즘은 목표가 우격다짐으로 우리 삶을 파고든다.
소셜 미디어에 계정을 만들고 나면 곧 팔로어가 
얼마나 늘어났는지, ‘좋아요‘를 몇 개나 받았는지확인하게 된다. 이메일 계정을 만들면 수신함에 읽지 않은 메일을 절대 남겨 놓으면 안 된다. 피트니스 스마트워치를 착용하면 날마다 특정한 수만큼 발걸음을 떼지 않고는 직성이 풀리지 않는다. 비디오 게임을 하면 지금까지 달성한 최고 점수를 경신해야 직성이 풀린다.
자신이 추구하는 행위가 시간이나 수치로 측정할 수 있는 것- 예컨대 마라톤 뛰기나 연봉 따지기 - 이라면 목표는 숫자로 정확히 계산되고 남들과 비교하기 쉬운 형태를 띨 것이다. 따라서 남들보다 더 빨리달리고 더 많이 벌고 싶어질 것이고, 자연스럽고 정상적인 기록과 수치를 자꾸만 뛰어넘고 싶어질 것이다. 마라톤을 4시간에서 겨우 1분더 걸려 완주해도, 연봉이 10만 달러에서 겨우 500달러 모자라는 9만9500달러여도 실패한 기분이 든다. 이러한 목표가 점점 쌓여 가면 끊임없이 실패를 초래하는 행위 추구에 더욱 깊이 중독되거나, 성공하더라도 야심 찬 새 목표를 세우는 일을 계속 되풀이하는 상황(어쩌면 이것이 더 나쁠 것이다)에 빠진다.
148-149.p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철학과 인문학을 공부하는 이유는
세상이라는 텍스트를 읽어
자신만의 콘텍스트를 창조하기 위함이다

사람들의 생각이 만들어내는 결
생각과 생각 사이에서
만들어지는 세상의 무늬를 읽어내고
자신만의 안목이라는 나이테를
안으로 늘려가기 위함이
공부의 목적이 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철학과 인문학을
치명적인 무기로 습득하여
괴물로 변해버리는 리더라는 자들

그 괴물들을 너무나도 손쉽게
추종하는 평범한 사람들로 인해
어이없는 역사는 언제나 반복된다

치열한 내적 사고에서 배여나오는
교양과 양심에서 기반한 철학없는
리더와 평범한 사람들보다
위험한 건 없다

교양 없는 전문가야말로 우리의 문명을 가장 위협하는 존재다

전문 능력이 있다고 해서 교양이 없거나 매사에 무지해도 되는 것일까

참으로 강렬하다. 철학을 배우면 어떤 일에 도움이 된다거나 멋있어 보인다거나 현명해진다는 것이 아니고, 철학을 배우지 않고 사회적 지위만 얻으면 문명을 위협하는 존재, 한마디로 ‘위험한 존재‘가 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8.p

혁신하기 위해 상식을 버리라거나 상식을 의심하라고 쉽게들 말하지만, 이러한 조언에는 ‘세상에 상식이라는 것이 왜 생겨났으며 한번 굳어진 상식은 왜 바꾸기 어려운가‘에 관한 통찰이 완전히 결여되어 있다. 상식을 의심하는 행위에는 사실 상당한 비용이 든다. 반면 혁신을 실행하려면 상식에 대한 의문이 필요하므로 여기서 역설이 발생한다.
결론부터 밝히자면, 이 역설을 푸는 열쇠는 하나밖에 없다. 중요한 것은 사람들이 흔히 말하듯이 상식을 의심하는 태도를 몸에 익힐 게 아니라, 그냥 넘어가도 좋은 상식과 의심해야 하는 상식을 판별할 줄 아는 안목을 갖추는 일이다. 이러한 안목을 길러 주는 것이 바로 공간축과 시간축에서 지식을 확산하는 일, 즉 교양을 갖추는 일이다. 14.p

철학을 배우는 마지막 이유는 두 번 다시 비극을 일으키지 않기 위해서다. 안타깝게도 과거 우리의 역사는 ‘이렇게까지 인간이 사악해질 수 있을까‘싶은 비극에 의해 새빨갛게 피로 물들였다. 그 비극이 바로 우리와 같이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의 어리석음으로 인해 초래되었다는 사실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15.p

지적인 영향으로부터 자유롭다고 생각하는 실무자는 대부분 실패한 경제학자의 노예다.
존 메이너드 케인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