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아침
김남조 외 지음, 이경철 엮음 / 책만드는집 / 2009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요새는 자극적이고 유머러스한 책들을 많이 접하곤 했는데

저의 눈에 들어온 시집 한 권.

무심결에 집다가 보고 한눈에 반한 시집입니다.

솔직히 전 시집을 그리 많이 좋아하진 않았답니다.

좋아하는 시들이 조금 협소한 편이라 한 시인의 시집만을 실어놓은 책들이 손에 안잡히더라구요.

그런데 이 시집은 다양한 시인들의 시와 서정적인 자연사진이 어우러져 멋진 풍경속에

누군가 은방울 굴러가는 목소리로 읽어주고 있는 것같은 착각에 빠지네요. 

 

멋진 자연의 사진이 더한층 시의 맛을 살려줘서 저같은 문외한들에게 시가 가깝다는 느낌을 줍니다.

어떻게 이런 멋진 생각을 하셨는지...

그저 하얀 종이에 시만 올려져 있는 것과는 사뭇 다른 많은 느낌을 줍니다.

왼편엔 시한편 오른편엔 시인에 대한 설명과 시에대한 느낌 그리고 자연의 화가 어우러진 독특한 시집.

어렵게만 느껴지고 잘 손에 잡히지 않던 시집이 오늘은 한눈에 한손에 잡혀 하루종일 책장을 되넘깁니다.

김초혜님의 사랑굿 시리즈가 수록된 엽서와 좋아하던 강아지 사진들을 모아두던 옛추억에 잠기네요.

 

아래는 기형도(1960~1989)님의 꽃과 설명입니다.

 

1989년 서른의 나이 혁명과 시 사이에 선채 뜨거운 피 토하던 사려 깊은 청춘.

감투 찾는 사이비 혁명 떼거지.

돈과 흥행에 발가벗는 매춘부 시.

꼴사납다 홀로 선 순정과 순수.

그리움과 고독의 빈집.

서른,꽃피는 나이에 묻혀 선 채로 타오르는 영혼.시의 꽃이 된 기형도

 

 

꽃

 

내

영혼이 타오르는 날이면

가슴앓는 그대 정원에서

그대의

온 밤내 뜨겁게 토해내는 피가 되어

꽃으로 설 것이다.

 

그대라면

내 허리를 잘리어도 좋으리.

 

짙은 입김으로

그대 가슴을 깁고

 

바람 부는 곳으로 머리를 두면

선 채로 잠이 들어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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