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감이 떠오르지 않으면 어떻게 하느냐‘는 질문도받는데, 나도 영감의 존재를 믿기는 한다. 그런데 영감을 불러일으키려면 먼저 작업에 몰두해야 한다고 본다.
당장 결과가 나오지 않아도 뇌에 일정 시간 이상 압박을 줘야 밥을 먹거나 잠을 자거나 목욕을 할 때 비로소 뒤늦게 답을 얻게 되는 것이다. - P270

공익적 가치가 충분하고 큰돈이 들 것 같지도 않은데 국가 예산으로 그런 사업을 지원하면 좋겠다. 긴 글을 읽고 쓰는 사람이 늘어나면 사회가 발전한다. 이해와 성찰의 총량이 그만큼 증가한다는 뜻이므로, 반대로사람들이 한 줄짜리 댓글에 몰두하는 사회는 얕고 비참하다. - P286

그렇게 경솔하게들 자기 야심을 드러내다니•••••• 경쟁자가 얼마나 많은데, 실은 선장들의 은밀한 공동체는마냥 훈훈하고 연대감이 넘치는 곳만은 아니다. 우리는 거친 뱃사람들이라. 뭍에서 쉽게 맛보지 못하는 고독과 경이를 한번씩 체험하고, ‘내가 이 짓을 왜 하는 걸까,
이번에는 정말 망했다‘는 생각도 꽤 자주 해본 인종들이라.

내가 더 멀리서 죽을 테다. - P2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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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 지도부는 우리가 앞서 "독재의 평범성"이라고 언급한 개념의 완벽한 사례를 보여줬다. 매코널과 매카시는 적극적으로민주주의를 허물어뜨리고자 했을 뿐 아니라, 민주주의의 존폐보다 개인의 정치적 경력을 더 중요시했다. 두 지도자는 트럼프독재에 맞서기보다 거기에 편승하는 것이 앞으로의 정치 경력에 더 유리하다고 판단했다. 매코널은 1월 6일 공격을 조사하기 위한 독립위원회가 꾸려진다면 2022년에 공화당이 상원 다수를 회복하기가 더 힘들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리고 매카시는 무엇보다 하원 의장이 되고자 했다. 공화당 하원 간부회의에는 트럼프측근들이 많았다. 탄핵이나 1월 6일 위원회를 지지한다면, 매카시는 트럼프 측근의 지지를 잃고 하원 의원이 될 가능성이 위험에 처할 것이었다.  조너선 칼Jonathan Kart 기자는 기념비로 가득한 내셔널 몰National Mall에서 했던 인터뷰에서 매카시에게 1월 6일 폭동에 대해 왜 원칙대로 트럼프에게 책임을 묻지 않았는지 물었다. 그러고는 이렇게 덧붙였다. "올바른 선택을 했다면 언젠가 이곳에 당신의 동상이 서 있을지도 모르잖아요?"  매카시는 미소를 지으며 트럼프에게 반기를 들었다가 일찍 정계를 은퇴해야 했던전 애리조나 상원 의원의 이름을 들먹이며 이렇게 대답했다.
"제프 플레이크Jeff Flake 동상은 어디 있나요?" 그렇게 매카시는 정치적 편법이라는 제단에 민주주의를 희생양으로 갖다 바친, 내전중 유럽, 냉전 중 라틴 아메리카, 그리고 오늘날 헝가리와 태국 및 베네수엘라의 표면적으로 충직한 민주주의자들의 긴 대열에 합류했다. - P186

그러나 2013년에 대법원의 보수적인 다수는 이러한 양당 합의는 물론, 미국인 대부분이 여전히 투표권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여론조사 결과마저 무시하면서 투표권법의 핵심 조항인 제4조 ‘범위 규정 coverage formula‘을 폐지했다. 대법원은 어느 관할권이 투표 절차에 관한 수정 사항을 실행하기 이전에 연방 법무부에 그 내용을 보고("사전 승인 preclearance" 으로 알려진규정)해야 하는지를 판단하기 위해 사용하는 기준이 헌법에 위배된다는 판결을 내렸다. 존 로버츠 John Roberts 대법원장은 ‘셸비 카운티 대 홀더 Shelby County v. Holder‘ 판결에서 보수주의 다수 의견을 대변해 이렇게 썼다. "법령의 ‘현재 부담‘은 ‘현재 필요성‘으로 정당화되어야 한다. 그리고 이렇게 덧붙였다. "범위 규정은 1965년에 요건을 충족했지만 더 이상 그렇지 않다." 로버츠 판사는 투표권법에서 사전 승인 요건은 더 이상 필요치 않다고 판단했다. 반면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Ruth Bader Ginsburg 대법관은 소수 의견을 대변해 이렇게 썼다. "효과가 있고 차별적인 변화를 막는 역할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는 상황에서 사전 승인을 폐지하는 것은 비에 젖지 않았다고 폭풍우 속에서 우산을 버리는 것과 다를 바 없다."
긴스버그의 비유는 나중에 선견지명인 것으로 드러났다. 그 판결 이후로 이전에 연방 정부의 감시를 받았던 주와 카운티들이선거인 명부를 공격적으로 폐기하면서 수백 곳에 이르는 투표소가 폐쇄됐고, 이러한 모습은 특히 흑인들이 거주하는 지역에서 뚜렷하게 나타났다. 그리고 ‘셀비‘ 판결 이후로 8년에 걸쳐 예전에 연방정부의 사전 승인을 받았던 10개 주를 포함한 총 26개 주들이 제한적인 투표법을 통과시켰으며, 그중 많은 법은 특히 백인이 아닌 유권자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 - P198

투표권법의 폐지는 명백한 사실을 보여준다. 그것은 존경받는 미국의 많은 정치 제도가 그다지 민주적이지는 않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 제도들은 민주주의를 위해 만들어진 게 아니다." 국민이 뽑지 않은 다섯 명의 대법관이 명백하게 민주화를 뒷받침하는, 그리고 의회 내 양당의 다수에 의해 수차례에 걸쳐 통과되고 수정된 투표권법을 없애버렸다. 2019년에 공화당 상원 다수가 투표권법을 되살리려는 시도를 가로막았을 때, 그들이 대변한 유권자수는 그 법안을 지지한 상원 민주당 소수가 대변한 유권자보다 7백만 명이나 더 적었다." 2022년 1월에 상원과 하원의 다수, 그리고 60퍼센트가 넘는 미국인이 투표권 입법을 지지했을 때에도 상원 내 소수가 이를 가로막았다. 미국 사회는 어쩌다가 정치적 소수가 그러한 권력을 휘두를 수 있도록 허용하는 상황에 이르게 되었을까? - P202

이 질문에 대한 한 가지 대답은 민주주의를 위해서는 다수의힘을 제한하는 규칙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오늘날 민주주의는 그저 다수가 지배하는 시스템이 아니다. 민주주의를 위해서는 다수의 지배와 ‘동시에‘ 소수의 권리가 보장되어야 한다. 과거에 정부 권력을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이들은 왕의 손이든, 혹은 국민 다수의 손이든 간에 권력이 과도한 형태로 집중되는 상황을 경계했다. 이러한 점에서 18세기 말에서20세기에 이르기까지 서구 사회에서 등장한 민주주의(오늘날 자유민주주의라고 부르는")는 두 가지 기둥이 떠받치고 있다. 그것은집단적인 자율 통치(다수의 통치), 그리고 시민의 자유(소수의 권리)를 말한다. 자유 민주주의는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 없이 존재할수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든 것을 선거를 통해 얻을 수 있거나, 혹은 얻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전 대법관 로버트 H. 잭슨RobertH. Jackson의 표현을 빌리자면, 사회적·정치적 삶에서 일부 영역은
"다수결의 범위를 넘어서" 존재해야 한다." 다시 말해 정치학자들이 언급하는 "반다수결주의 제도counter-majoritarian institutions"가 그기능을 해야 한다. - P203

새로운 헌법질서를 창조한 이들은 종종 강력한 도전과제에 직면하게 된다. 그들은 다양한 집단으로부터 협력을 끌어내야 한다. 여기서 일부 집단은 그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때 "판을 깨버릴 만큼", 그리고 게임을 갑자기 끝내버릴 만큼 강력한 힘을 갖고 있다. 작지만 영향력 강한 집단이 어려운 변화의 과정에서 탈퇴하겠다고 협박할 때, 건국 지도자들은 이들 집단에 상당한 특권을 내어줄 수밖에 없다고 결론을 내린다. 예를 들어1989년에 공산주의 정권에서 해방되는 과도기에 있던 폴란드의경우, 반공주의 여당은 권력을 이양하는 공산당에게 첫 번째 선출 의회에서 의석의 65퍼센트를 보장하는 협정에 동의했다. 그리고 칠레의 독재자 아우구스토 피노체트는 자신이 군사지휘권을 그대로 갖고, 무장 병력이 상당한 수준의 권력을 유지하고, 인권 재판에 관한 논의를 하지 않고, 정권을 이양하는 독재 정부가47명의 상원 의원 중 9명을 임명한다는 확답을 받은 후에야 권력을 내려놓는 데 동의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경우, 여당인 국민당 National Party은 첫 번째 선출 정부에서 내각 대표 및 부통령을 포함해서 백인 소수를 위한 보호의 범위를 보장받고 나서야 인종차별 정책의 폐지에 동의했다. 이들 사례에서 반다수결주의는 다수의 지배와 소수의 권리 사이에서 균형을 잡기 위한 숭고한 노력의 결과물이라기보다 변화를 가로막겠다고 위협하는 강력한 소수를 달래기 위한 일련의 구체적인 양보의 타협안이라 하겠다. - P221

미국인들은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부터 헌법은 신성한 문헌이며, 그래서 존경의 시선으로 바라보아야 한다고 배운다. 그리고 미국 사회의 근간을 이루는 여러 제도는 거대한 설계, 즉 공화국이 효율적으로 기능하도록 만들기 위해 치밀하게 구성한 청사진의 일부라고 믿는다. 하지만 이러한 믿음은 타협과 양보, 그리고 이를 위한 차선책의 역사를 흐릿하게 만든다. 또한 민주주의를 뒷받침하는 핵심 제도, 그리고 민주주의를 위해 중요하지 않으며 심지어 반민주적이기까지 한 제도를 혼동하게 만든다. 근본적인 다양한 제도를 견제와 균형을 위한 일관적이고 고정된 하나의 집합으로 바라볼 때, 우리는 시민의 자유를 보호하고 경기장을 평평하게 만드는 규칙, 그리고 특권을 지닌 정치적 소수가 선거와 입법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도록 힘을 실어주는 규칙을 혼동하게 된다. 전자는 민주주의를 위해 꼭 필요하지만, 후자는 민주주의와 모순을 이룬다.
여론조사 결과는 미국인 다수가 대단히 포괄적인 가치를 인정하며, 다인종 자유 민주주의 원칙을 받아들인다는 사실을 분명히보여준다. 그러나 미국의 제도는 이러한 다수를 좌절시키고 있다. 한 유명 정치평론가는 약 75년 전 이렇게 지적했다. "미국인다수는 사자의 목줄에 영원히 묶인 채 살아가는 순한 양치기 개다. 오늘날 우리를 위협하는 것은 해방된 다수가 아니다. 그것은 ‘족쇄를 찬 다수‘다. - P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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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21세기로 접어들면서 상황은 크게 달라졌다. 미국은더 이상 백인이 지배하는 사회가 아니었고, 한때 굳건했던 인종적 수직체계는 흔들리기 시작했다. 백인 미국인이 오랫동안 지켜왔던 사회적 지위가 위협을 받으면서 그들 중 많은 이들은 소외와 추방, 박탈의 느낌을 받았다. 2015년 PRRI는 설문조사를통해 미국인들에게 1950년대 이후로 미국의 문화와 생활 방식이 "전반적으로 더 나아졌는지", 아니면 "전반적으로 더 나빠졌는지 물었다. 아프리카계 미국인과 히스패닉계 미국인, 그리고 종교가 없는 미국인들 대부분은 1950년대 이후로 상황이 더 나아졌다고 답한 반면, 백인의 57퍼센트, 그리고 백인 복음주의 기독교인의 72퍼센트는 상황이 더 나빠졌다고 답했다.
그러나 그들이 보인 반응은 향수를 넘어선 것이었다. 오랫동안 이어져 내려온 사회적 수직체계가 평평해지면서 많은 백인은 부당하다고 느꼈다. 사회 내에서 보장된 지위와 더불어 성장한 사람은 그러한 지위를 빼앗겼을 때 부당함을 느끼게 된다. 실제로 많은 백인 미국인은 스스로를 희생자라고 느꼈다.  설문조사 결과는 "백인에 반대하는 편향의 존재에 대한 백인들의 인식이 1960년대부터 꾸준히 증가했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21세기 초에 백인 미국인 다수는 백인에 대한 차별이 적어도 흑인에 대한 차별만큼 심각한 문제가 되었다고 생각했다.
이러한 느낌은 오바마의 당선으로 한층 더 증폭되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정치적으로 온건한 인물이었지만, 정치학자 마이클 테슬러Michael Tesler는 연구를 통해 오바마의 당선이 미국인의 정치적 태도를 뚜렷하게 급진화했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오바마의 당선으로 모든 미국인은 그들의 나라가 다인종 민주주의의 평원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되었다. 아프리카계 미국인이 백악관에서 일하는 모습이 매일 TV 화면에 나오면서 미국인들은 더 이상 인구 통계적으로나 정치적 차원에서 새로운 현실을 외면할 수 없게 되었다. 많은 백인 미국인은 그들이 자라난 나라가 그들을 저버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두려워했다.
다인종 민주주의에 대한 반발은 주로 백인 기독교 민족주의로 모습을 드러냈다. 사회학자 필립 고르스키 Philip Gorse는 이를 "(백인) 기독교인이 미국을 건국했지만 이제 박해받는 (민족적) 소수가 되어가는 위기에 봉착했다"라는 믿음으로 설명했다. "백인 기독교인은 이제 종교 집단이라기보다 민족 집단, 혹은 정치 집단에 더 가깝게 되었다.  - P1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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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한 인물이 주체적인 개인으로 경험하고 행동한다면 개성과 깊이는 저절로 따라오게 된다고 생각한다.
픽션과 현실 양쪽에 다 해당하는 얘기다. 주체적인 경험과 행동의 중요성에 비하면 그 인물이 푼수 끼가 얼마나 있는지, 어떤 카페인 음료를 좋아하는지는 곁가지에 불과하다. 그런데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의외로 많은작가 지망생들이 이 점을 모른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기실 이것은 예비작가뿐 아니라 모든 인간의 흔한 인지 오류 중 하나다.
우리는 모두 주체적으로 경험하고 행동하는 개인들이다. 그런데 자기 자신이 아니라 다른 사람에 대해 생각하거나 묘사할 때에는 그들이 경험 능력과 행동 능력중 한쪽만을 지녔다고 착각하기 쉽다. 사회심리학자 대니얼 웨그너는 인간이 부지불식간에 타인을 ‘상처받기쉬운 감수자‘와 ‘사고하는 행위자‘ 둘 중의 하나로만 보려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웨그너가 제자인 커트그레이와 함께 집필한 책 《신과 개와 인간의 마음》에서든 사례를 조금 변형해서 소개해보자면 이렇다.
어린 소녀가 다른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어느 기업최고경영자의 얼굴에 케이크를 던져 상대를 망신 주었다고 상상해보자(물론 최고경영자가 딱히 얼굴에 케이크를 맞을 만한 잘못은 저지른 게 없는 상황이라고 가정한다). 아마도 주변 사람들은 당황하고 소녀를 나무라겠지만 심각하게 분노하지는 않을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그 상황이 코믹하다고 여기고 살짝 웃을지도 모른다.
이번에는 반대로 기업 최고경영자가 다른 사람들이보는 앞에서 어린 소녀의 얼굴에 케이크를 던져 망신주는 장면을 그려보자(물론 소녀가 잘못한 게 전혀 없는상황이다). 이제 옆에 있는 사람은 놀라 충격을 받고 최고경영자의 황당한 행동에 격분할 것이다. 사람들이 어린 소녀를 행위 능력이 부족하고 경험 능력이 큰 존재로, 최고경영자는 행위 능력은 크지만 경험 능력은 모자란 존재로 여기기 때문이다.
최고경영자에게 케이크를 던지는 소녀의 일화를 소설에 쓴다면 그들을 어떻게 다뤄야 할까. 소녀의 독특한 헤어스타일과 까다로운 식성, 최고경영자의 괴팍한취향과 묘한 습관을 자세히 서술하면 그들이 보다 살아있는 것처럼 느껴질까. 물론 그 방법도 효과가 없지는않다. 거기에 더해 나는 소녀의 행위 능력과 최고경영자의 경험 능력에 공을 들이기를 권한다. 그럴수록 그들은 더 실감나는 존재로 보일 것이다.
소녀는 왜 케이크를 던진 걸까? 그녀는 그 순간 행동한 사람이고 거기엔 자신만의 이유가 있다. 남들은 선뜻 이해하기 어려운 불합리한 이유라도 괜찮다. 사실다른 사람들이 동의하기 힘든 이유일수록 소녀의 개성이 그만큼 도드라진다. 케이크를 맞은 최고경영자는 기분이 어떨까. 겉으로는 웃고 있지만 이성을 잃고 소녀의 뺨을 한 대 치기 직전일까? 소녀의 아버지를 몇 달뒤에 해고해야겠다고 싸늘히 결심했을까? 아니면 참석하기 싫은 파티를 거절할 명분이 드디어 생겼다며 속으로 안도하는 중일까? 꼭 전지적 작가시점이 아니더라도 여러 가지 외면 묘사와 암시를 통해 인물의 심리를 독자가 짐작하게 만드는 게 가능하다. - P156

학생들에게 나는 "인물의 욕망과 두려움이 느껴지게 써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약자라고 해서 욕망이 없는 게 아니고, 강자라고 두려움이 없지 않다"라고 덧붙였다.  - P158

사실 욕망과 두려움은 분리되지 않는다. 자기 자식과 함께 살고 싶다는 욕망과 그 아이를 잃을 수 있다는두려움은 동전의 양면이다. 어떤 인물의 고통을 제대로 전달하려면 그의 욕망을 함께 전할 수밖에 없다. 욕망만 있는 인물, 두려움만 있는 인물, 쾌감만 느끼는 인물,
고통만 느끼는 인물, 가해자이기만 한 인물, 피해자이기만 한 인물이 많아질수록 당신의 원고는 문학에서 멀어지고 프로파간다가 되어갈 것이다. 프로파간다로서도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 설득력 없는 인물들이 나오는 글에는 힘이 실리지 않기에. - P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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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1년 1월 로지 법안에 대한 논의가 마침내 상원 회의에서 시작되었을 때, 소수당인 민주당은 의사 진행을 저지하기 위한 최후의 수단으로 상원 필리버스터에 주목했다!" 그들은 밤늦게까지 연설을 하고, 불가능한 수정안을 제시하고, 논의를 미루고, 정족수를 막기 위해서 주 회의장 외부를 돌아다니면서 필리버스터를 이어나갔다. 이에 공화당 지도부는 로지 법안을 통과시키기위한 마지막 필사적인 시도로서 다수의 찬성만으로 필리버스터를 끝내고 상원 다수가 로지 법안에 찬성하는 투표를 할 수 있도록 상원 규칙을 바꾸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그 제안은 민주당과 함께 화폐 개혁에 찬성했던 서부 지역 "은" 공화당 의원들 연합에 가로막혔다. 153 결국 미국 전역에 공정한 선거를 보장해줄수 있었던 로지 법안은 필리버스터에 의해 사라지고 말았다. - P133

(민주당 하원 의원 61퍼센트의 찬성과 함께)‘ 필리버스터 때문에 시민권법 입법의 무덤으로 오랫동안 남아 있었던 상원에서도 마찬가지로 소수당 대표인 일리노이주 공화당 의원 에버릿 덕슨Everett Dirksen이 나서서 시민권법을 통과시키기 위해 공화당 의원들의 뜻을 모았다. 결국 공화당 상원 의원 80퍼센트 이상이 이들 법안에 찬성표를 던졌고, 민주당도 69퍼센트가 찬성했다. 전기 작가에 따르면, 덕슨은 스스로 이를 가장 의미 있는 성과로 생각했다. 또한1965년 투표권법 역시 양당의 압도적 지지를 받았다. 공화당 상원 의원들은 30대 1로 찬성표를 던졌다. 이처럼 공화당은 역사적으로 중요한 20세기 중반에 시민권법과 투표권법 개혁안을 통과시키는 과정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함으로써 미국이 더욱 민주화된 사회로 나아가는 데 크게 기여했다.
그러나 그로부터 60년 후, 공화당은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달라졌다. 1965년 투표권법을 통과시키는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맡았던 바로 그 정당이 2021년에는 그 법을 복구하기 위한 연방 차원의 입법 시도를 만장일치로 거부했다.‘ 그리고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영국 <이코노미스트>가 냉철하게 지적했던 것처럼, 그들은 "민주주의를 저버렸다"
도널드 트럼프가 2020년 대선 결과를 뒤엎으려는 시도를 감행하기 한 달 전, 공화당 핵심 상원 의원인 마이크 리 Mike Lee는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에 이렇게 의문을 던졌다. "자유와 평화, 번영과는 달리 민주주의는 그 자체로 목적이 될 수 없다." 그리고 트위터에다가는 이런 글을 올렸다. "우리는 인류가 살아가는 세상이 더 번영하길 기원한다. 그러나 계급 민주주의가 이를 가로막을것이다."
미국의 공화당은 수십 년간 영국의 보수당이나 캐나다의 보수당, 혹은 독일의 기독민주당처럼 주류 중도 우파 정당이었다. 공화당 지도부는 전반적으로 민주주의를 향한 강한 의지를 갖고 있었다. 그러나 더 이상은 그렇지 않았다. - P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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