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야슈리는 나를 한 가난한 동네로 데려갔다. 그곳에서는 한낮에도어두운 집 안을 태양광을 이용해 밝히는 실험이 벌어지고 있었다. 지붕에 구멍을 뚫고 플라스틱병을 끼워 넣어 산란하는 빛으로 집 안을 밝히는 이른바 ‘채광daylighting‘ 방식이었는데 서구에서는 널리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었다. 조아슈리가 내 소감을 물었다. 나는 서구 NGO들이 판잣집 천장에 플라스틱병을 끼워 놓고는 뭔가 대단한 일을 한 것처럼 으쓱거리는 게 모욕적으로 느껴진다고 답했다. 조야슈리 또한 같은 생각이었다.
- P490

이와 같은 저에너지 실험에 대한 비판은 날로 커지고 있다. 2013년미국 정부는 탄자니아의 전기 보급을 위한 "파워 아프리카 Power Africa프로젝트를 지원했다. 그 일환으로 오바마 대통령은 변형 축구공으로 드리블을 하고 헤딩을 했다. ‘사킷 Soccket‘이라는 그 축구공은 30분 정도가지고 놀면 내부의 충전기가 작동해 3시간 동안 LED 전구를 켤 수 있게 해 주는 물건이었다. 아프리카대륙의 모든 마을에 이 공이 깔린 모습을 상상해 보세요. 오바마는 열광했다. 하지만 사킷의 가격은 99달러로 일반적인 콩고인의 한 달 월급보다 비싼 물건이었다. 10달러만 내면 드리블을 할 필요 없고 성능이 훨씬 뛰어난 전등을 살 수 있다. 어떤면에서 보건 사켓 같은 저에너지 실험 제품은 아프리카의 산업화에 필요한 에너지를 제공할 수 없을 터였다.
- P491

나는 질문의 강도를 좀 더 높여 보았다. 왜 조야슈리는 현실을 알면서 에너지 도약이 가능한 것처럼 보고서에 적어 놓았을까? 조야슈리는 에너지 도약이라는 개념 자체는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하지만 심지어 인도의 최빈곤층마저 에너지 소비를 줄여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들에 대해서는 불만을 토로했다. "사회과학 분야의 연구자로서 그런 주장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가 없어요." 나는 되물었다. "세계에서 가장 취약한 계층을 상대로 에너지 실험을 하는 현실에 대한 말씀이신 거죠?"
"맞아요." 조야슈리가 말했다. "맞아요, 맞아요. 정말 맞아요. 맞아요." 조야슈리는 웃으며 답했지만 목소리 한편에는 분노가 서려 있었다.
- P49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하지만 진짜 문제는 따로 있다. 셀레브리티들이 고에너지 소비 생활을 과시하는 게 문제가 아니다. 본인들은 그런 삶을 즐기면서 남들에게는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것이 올바른 삶인 양 떠벌리는 게 문제다.
어떤 평범한 영국인이 말한 것처럼 "이제 우리한테 어떻게 살라고 설교그만하고 당신들이 모범을 보이며 살아라."
- P446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다음 날, 집 안에서 두려움에 떨며 밤을 지새운 사람들은 눈사태라도 일어난 것처럼 미친 듯이 은행으로 몰려와자기네 돈을 내놓으라며 아우성을 쳤다. 값나가는 물건이있는 사람들은 그것을 매트리스 밑에 숨기거나 해외로 돌릴 생각이었다. 채 이십사 시간도 지나지 않아 재산 가치가 절반 이하로 떨어졌고, 소련 사람들이 몰려와 국경선에 가시철조망을 두르기 전에 이 나라를 빠져나가야 한다.
며 발작을 일으키다시피 하는 사람들로 항공 좌석은 모두 매진되었다. 승리의 행진을 했던 시민들은 부르주아들이 긴 행렬을 이루며 은행 문 앞에서 서로 먼저 들어가려고밀치고 싸우는 모습을 구경하러 몰려들어 큰 소리로 껄껄웃었다. 몇 시간 안에 나라 전체가 화해할 길 없는 두 집단으로 분열되었으며, 그 분열은 가족들 간에도 점차 퍼져나갔다.
- P17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게다가 신재생 에너지가 가진 근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술적법은 등장하지 않았다. 태양광과 풍력이 점점 더 비싸지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 간헐적 에너지라서 그것을 뒷받침해 줄 같은 용량의 발전 설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둘째, 에너지 밀도가 낮아서 더 많은 토지와 송전선, 발전 시설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근본적으로 신재생 에너지의 문제는 기술로 해결 가능한것이 아니다. 자연의 섭리를 거스를 수 없는 게 문제다.
- P373

 지금까지 우리는 오직 전기만을 놓고 계산기를 두드려 보았다. 만약 우리가 전기 외의 다른 에너지까지 모두 신재생 에너지로 충당하려든다면 필요한 공간의 면적은 상상 가능한 범위를 벗어나게 된다. 가령지금 미국에서 소비되는 모든 에너지를 신재생 에너지원에서 생산한다면 미국 전체 국토의 25~50퍼센트를 에너지 생산에만 써야 할 것이다.
반면 오늘날의 에너지 시스템은 미국 전체 국토의 고작 0.5퍼센트만을 사용하면서 미국 전역에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하고 있다.
단순한 진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태양광 패널과 풍력 터빈은 그것을 건설하고, 생산된 에너지를 저장하는 데 투자한 만큼의 에너지를 생산해 내지 못한다.
- P385

한 선구적 연구에 따르면 독일의 경우 원자력 발전소와 수력 발전대은 각각 건설할 때 투입한 에너지의 75배, 35배를 생산해 낸다. 하지만 태양광 중력, 바이오매스는 각각 건설할 때 투입한 에너지의 1.6배, 3.9배, 3 5배만을 생산할 뿐이다. 반면 석탄, 가스, 석유 같은 화석 연료는 가동에 필요한 에너지의 약 30배를 되돌려 준다.
산업혁명은 석탄의 에너지 밀도가 나무보다 훨씬 높기 때문에 가능했다. 같은 원리로 에너지 밀도가 훨씬 낮은 태양광과 풍력으로는 오늘날의 고에너지 도시 산업 사회와 문명을 지탱할 수 없다. - P38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수밖에 없었다. 수업 시간에는 따분해서 몸을 비틀었으며,
쉬는 시간에는 교정 맨 구석에 앉아, 누군가 같이 놀자고 말해 주기를 바라는 동시에 아무도 자기를 알아보지 못하기를 바라면서 벌벌 떨고 앉아 있었다. - P10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