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맥머피가 마룻바닥에 차용증을 몽땅 내팽개친다. 아마 차용증에 적힌 액수는 환자당 10달러 내지 50달러는 될 것이다. 그는 돌아서서 욕실을 나서려다 문가에서 걸음을 멈추고 주위에 서 있는 모두를 돌아보며 말한다.
"그래도 난 노력은 했어. 젠장, 적어도 시도는 했다고, 안 그래?"
손 하나가 올라간다. 보나마나 맥머피의 손이다. 제어반을 들겠다고 씨름을 하다가 생긴 상처에 붕대가 감겨 있다. 뒤이어 조금 떨어진 곳에 안개 밖으로 다른 손들이 올라와 있는것이 보인다. 마치 맥머피의 커다란 붉은 손이 안개 속으로 들어가 환자들의 손을 잡아 올리는 것 같다. 환자들은 일어서서 안개 밖으로 얼굴을 내밀고 눈을 깜박거린다. 첫 번째 환자, 또 한 명의 환자, 그리고 또 한 명. 맥머피가 급성 환자들의 열을 따라 가며 그들을 안개 밖으로 잡아끌어 세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