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비올라는 이번에는 내 손을 잡더니 숲으로 이끌었다. 보다단련이 된 나의 눈에, 쓰러진 관목들과 부러진 가지들이 들어왔다. 땅바닥이 급경사를 이루며 내려가다가 단번에 올라가더니 소나무가 빽빽하게 둘러싼 동굴 입구로 이어졌다. 그중몇 그루는 쓰러진 모습이 통나무 장작을 쌓아 올린 것 같았다. 강렬한 사향내가 엄습했다. 동굴 입구에 찢어진 드레스를걸친 곰이 앉아서 몸을 긁적이고 있었다. 우리가 다가가자 몸을 일으키더니 다시금 뒷발로 일어섰다. 비올라는 내 손을 놓고 곰을 향해 뛰어가더니 그 배에 얼굴을 묻었다. 곰이 하늘을 향해 주둥이를 치켜들며 포효했다. 내 발이 딛고 선 땅이흔들렸다. - P195
「지붕에 누가 있어요!」다음번 폭죽이 터지면서 어떤 형체가 드러났다. 내가 가장좋아하는 형체, 비올라가 용마루 기와보다 조금 아래쪽에, 사람들이 결코 본 적 없을 가장 괴상한 야회복을 휘감고 서 있었는데, 녹색 계열의 색으로 범벅된 그 야회복의 거대한 꼬리는 하늘에서 계속 폭죽이 터짐에 따라 군데군데 어른거리며반짝거렸다. 그 애의 날개였다. 언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아마 전날일 텐데, 헛간에 가서 찾아 둔 날개였다. 그것이 거기 모인 모든 사람에게 자신이 더 나은 존재임을 보여 주고, 그들에게 자신이 비범한 운명을 타고났음을 알려 줄 수 있는그 애의 유일한 기회, 마지막 기회였다. 어안이 벙벙해진 손님들이 서로 돌아봤다. 불안과 화약이 - P219
뒤섞인 고약한 냄새가 그 광경을 엄습했다. 후작의 목소리가울려 퍼졌고, 뒷부분의 말은 황금빛으로 물들이는 폭발음에끊겨 버렸다. 「비올라, 당장 내려오너라, 어・・・・・・・비올라는 알아들을 수 없는 무슨 말인가를 외치고는 지붕을 내달렸다. 줄들이 팽팽해졌고, 그 애의 뒤쪽에서 캐노피가기와 위를 미끄러졌다. 그 날개는 그렇게 낮은 높이, 건물 앞대지의 원래 경사도를 감안해도 기껏해야 15미터, 어쩌면20미터 정도의 높이에 맞게 고안된 게 아니었지만, 아침부터조용히 불던 미스트랄이 이 용감한 선각자에게 경의를 표하려는 듯 갑자기 거세게 불었다. 캐노피의 천이 팽팽하게 부풀었다. 비올라가 함석 홈통에 한 발을 내딛더니 허공으로 몸을내던졌다. - P220
가그 첫 주에 나는 우표를 하나 얻어 낼 수 있었다. 나는 별항에게 (치오가 내 편지를 가로채리라는 건 쉽게 짐작이 가서 그애의 어머니네로) 편지를 썼고, 같은 편지 속에 비올라에게가는 편지를 집어넣었다. 매일 아침, 불안으로 뱃속이 똘똘뭉친 채 여전히 나의 제일 친한 친구를 품고 있는지 알 길 없는 세상을 향해 눈을 떴다. 나는 점술가가 되어, 필요에 따라서 만들어 낸 수많은 전조를 하루 속에서 찾았다. 이 굴뚝 위에까마귀 세 마리가 앉아 있으면 비올라의 상태가 악화된다. 내가 숨을 쉬지 않고 이 계단의 층계참까지 단숨에 올라간다면 그 애는 - P241
살아난다. 저녁이 되면 식사를 마친 뒤 개흙 내와 차가운 공기에 취하고 조토의 종탑에 부서지는 달빛에 매료된 채, 진흙으로 덮인 아르노강 주변을 거닐었다. 단 한 번도 강을 건너지는 않았는데, 그렇게 지극한 아름다움을 누릴 자격이 없다고느껴서였고, 비올라와 함께 프라 안젤리코의 작품을 봐야 하는데 어쩌다가 그의 작품과 맞닥뜨리게 되는 일이 벌어지길 원치 않아서였다. - P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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