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마케팅 수단이 필요했고, 그쪽은 공정무역을 대표할 만한 상품이 필요했죠. ‘여기 확실한 공정 무역 제품이 있습니다. 사세요! 라고말이죠. 우리가 의도한 것은 아니었는데 설교 시간에 우리 회사 초콜릿을 이야기해 주는 목사님도 많았습니다. 오전 예배가 끝나고 커피를 마시는 자리에서 우리 회사 초콜릿을 돌렸습니다. 재단 덕분에 돈을 많이번 건 사실입니다. 그들도 우리 덕을 본 건 마찬가지였죠. 그런데 얼마지나지 않아 사이가 틀어졌습니다."
크레이그는 이별의 원인이 몇 가지 있었다고 했다.
"재단에서 터무니없는 규정을 내세우며 로고 사용료를 너무 많이 요구했습니다. 처음엔 2퍼센트라고 했다가, 좀 있다가 3퍼센트, 또 금방 4퍼센트를 달라고 했습니다. 얼굴이 어떻게 그리 확 변하는지."
사실 도매상이 지급하는 비용은 공정 무역 재단의 수익에서 가장 큰비중을 차지한다. 도매상이 공정 무역 재단의 브랜드 사용료로 지급하는 돈은 영국 공정 무역 재단 총수입의 90퍼센트를 차지한다. 그중 절반이 인증 제도를 운영하고 감독하는 행정비로 지출된다.
그렇다면 수입의 나머지 반은 농부들에게 돌아가는 것일까? 천만의말씀. 남은 돈은 공정 무역 브랜드의 캠페인과 홍보비로 나간다. 공정무역 재단은 브랜드 홍보 및 광고비로 수입의 절반가량을 쓴다. 이런 지출이 목표 달성에 상당히 성공적이었음을 수치가 말해 준다. - P72

P4공정무역 재단은 개발도상국의 농장을 인증하고 감사하는 세계 공정무역 상표 협회(FLO)와 별개로 운영된다. 영국 공정 무역 재단은 자신의로고를 사용하는 영국 기업으로부터 돈을 받는다. 그 돈으로 로고를 사용하는 영국 기업을 최대한 늘리는 활동을 벌인다. 당연히 많은 기업과계약할수록 사업은 성공적이다. 따라서 공정 무역 로고에 새로운 고객을끌어들이는 것뿐 아니라 소비자들이 좋아하는 브랜드와 제휴를 맺음으로써 소비자들에게 공정 무역 로고를 알리는 것도 그들의 전략이다.
크레이그는 공정무역 재단의 접근법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고 말했다.
"2000년 즈음에 마야 골드바에서 공정 무역 마크를 떼어 냈는데 마음이 안 좋았습니다. 선구자적인 제품인데 마크를 떼라고 하니 억울하기도 했지요. 우리 회사의 주력 상품이었는데 우리 손으로 딴죽을 건 셈이니까요. 그건 교황이 가톨릭교를 포기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크레이그의 가장 큰 고민은 공정 무역 재단이 브랜드 인지도가 확대되면서 제휴 업체로 영세 기업보다는 대기업을 선호하게 되고, 그리하여 영리를 우선으로 하는 농장에서 생산된 제품을 점점 더 많이 보증하는 지금의 상황이다. - P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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