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서른둘이다. 1986년의 이 가을날, 여전히 수도원에기거하는 서른두 명. 수도원은 낯빛이 허옇게 질릴 정도로 아찔한 길이 끝나는 곳에 자리했다. 천 년이 흐르도록 아무것도변하지 않았다. 길의 깎아지름도, 그 아찔함도. 서른두 개의굳건한 마음과 허공을 굽어보는 곳에서 살려면 그래야만-한다 젊어서는 마찬가지로 굳건했던 서른두 개의 육신 몇시간 뒤면 그 수가 하나 줄 터이다. - P7
그녀를 지키려고 여기에 있다는 설, 협소한 그 독실로부터 몇백미터 떨어진 곳에서 대리석의 어둠에 갇혀 기다리고 있는 그녀, 40년 전부터 인내심을 발휘하고 있는 그녀를. 사크라 수도원의 수도사들 모두는 그녀를 본 적이 한 번씩은 있었다.
모두 그녀를 다시 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수도원장인 빈첸초 신부에게 허락을 구하기만 하면 될 테지만, 감히그러는 수도사는 거의 없다. 사람들 말로는 그녀에게 너무 가까이 다가간 자들에게 찾아든다는, 그런 불경한 생각들이 두려워서가 아닐까. 어둠에 휩싸인 채 천사의 얼굴을 한 꿈에쫓기다 보면, 수도사들은 진력이, 그런 불경한 생각에 진력이난다.
죽어 가는 이가 버둥거리다가 눈을 떴고, 그러고는 다시 감는다. 수도사 중 한 명은 그 눈에서 기쁨을 읽었노라고 맹세한다 - 그가 틀렸다. 누군가가 그의 이마와 입술에 차가운물수건을 조심스럽게 내려놓는다.
환자가 다시 버둥거리고, 이번에야말로 모두의 의견이 일치한다.
무슨 말인가를 하려고 하네요. - P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