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신이여." 다이달로스가 말했다. "오늘의 은혜를 잊지 않고 죽을때까지 날마다 제물을 바치겠습니다. 덕분에 목숨을 구했습니다. 덕분에 해협을 무사히 통과했습니다." 다른 남자들도 그를 따라 말하고중얼중얼 기도를 하며 큼지막한 손을 접시처럼 위로 들었다. 몇 명은동방식으로 이마를 갑판에 댔다. 나의 일족은 은혜를 베풀면 대가로그런 식의 숭배를 요구했다.
목에서 분노가 치밀어올랐다.
"이 바보들아, 내가 말했다. "내가 저 괴물을 만든 자다. 자존심과허영심에 눈이 멀어 그런 짓을 저질렀다. 그런데 내게 감사한다고?너희 동료 열두 명이 죽었고 앞으로 몇천 명이 더 목숨을 잃겠느냐?아까 내가 그녀에게 먹인 약은 가장 강력한 약이었다. 알겠느냐, 인간들아?"
내가 내뱉은 말이 허공에 낙인처럼 찍혔다. 내 눈에서 뿜어져나온빛이 그들 위로 꽂혔다.
"나는 절대 그녀에게서 해방되지 못할 것이다. 그녀는 지금은 물론 앞으로도 원래 모습으로 돌아가지 못할 것이다. 지금 상태 그대로남을 것이다. 영원토록 너희를 잡아먹을 것이다. 그러니까 일어나라.
일어나서 노를 잡고 다시는 내 앞에서 어리석은 감사를 늘어놓는 일이 없도록 하여라. 그랬다가는 후회하게 만들어줄 테니."
그들은 몸을 움츠리고 깨지기 쉬운 그릇처럼 벌벌 떨며 주춤주춤일어나 슬그머니 사라졌다. 머리 위의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었고 열기가 갑판 위로 그대로 꽂혔다. 나는 망토를 벗어던졌다. 태양에 내몸을 태우고 싶었다. 뼈만남기고 모두 태워버리고 싶었다. - P1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