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점 항만 및 산업 클러스터와 관련해서도 주목해 볼 만하다. 부산항은 이미 환적 화물 처리 세계 2위, 컨테이너 처리 세계 7위이다. 세계 280개항만과 연결되어 국내 컨테이너 물량 70% 이상을 처리하는 아시아 물류 허브다. 북극항로가 개통되면 부산항은 자연스레 동쪽 관문이 될 지리적 이점을 갖고 있다. 이에 더해 해수부는 2만 4,000TEU(Twenty-foot Equivalent Unit,
20피트(약 6.1m) 길이 컨테이너 1개 크기 단위)를 넘어 3만 TEU 컨테이너선까지 접안할 수 있는 부산항 진해신항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2026년 예산에4,622억 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또한 부산, 울산, 경남 지역은 조선, 철강, 기계, 자동차, 석유 화학 등 주요 제조업이 집적된 해양산업 벨트를 형성하고있어, 국내 산업 연관성과 기여도가 매우 높다는 것은 자명하다. - P117

기후변화는 항로를 열어주었지만, 동시에 새로운 예측 불가능한 위험을 낳고 있다. <서울신문>에 따르면 역설적으로 온난화가 북극항로의 안정성을 해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북극 중앙부에 갇혀 있던, 수십 년된 두껍고 단단한 다년생 얼음(multi-year ice)이 녹으면서 거대한 빙산처럼 남하해 오히려 캐나다 북서항로(NWP)의 일부 주요 해협을 막아 버리는 일이발생하고 있다. 1년생 얼음과 달리 선체에 치명적인 위협이 되는 다년생 얼음 때문에 특정 구간의 운항 가능 기간이 오히려 단축된다는 뜻이다.
또한 《네이처》의 자매 저널인 <npj 오션 서스테이너빌리티(OceanSustainability)》에 발표된 연구에서는 극지 코드가 충분히 다루지 못하는 또다른 위험을 지적한다. 바로 ‘해수 비말 결빙 (sea-spray icing)‘ 현상이다. 차가운바닷물이 강풍에 의해 배 위로 튀어 오르면서 순식간에 얼어붙어 선박의 무게중심을 높이고 전복 위험을 키우는 현상이다. 북극해의 혹독한 자연환경이 제기하는 또 다른 심각한 위협이 될 만하다.
지정학적 위험도 쉽게 넘길 수 없는 과제다. 북극항로의 안정성은 국제 정세에 크게 좌우한다. KIMS의 분석에 따르면,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발발 이후 서방 세계가 러시아에 대한 강력한 경제 제재를 가하면서 러시아가 통제하는 북동항로 국제 통항량은 급감했다. 이는 북극항로가 언제든 지정학적 갈등의 지뢰를 품고 있다는 것을 보여 주는 명백한 사례다. 북극과맞닿아 있지 않은 한국, 중국, 일본 등도 북극항로에 관심을 가지면서 향후북극해를 둘러싼 시장 경쟁이 심화될 전망이고, 이 과정에서 이미 선점한 국가들이 다양한 장벽을 쳐 시장 진입을 어렵게 만들 가능성도 있다.
여기에 더해서 강화하는 환경 규제 역시 운항의 복잡성과 비용을 증가시키는 요인이다. 해양과학 분야의 국제 저널 <프론티어 인 마린 사이언스(Frontiers in Marine Science)》에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IMO는 극지 코드 외에도 선박 연료로 중유(HFO) 사용을 금지하고 블랙카본(black carbon) 배출을 규제하는 등 환경 보호 기준을 계속 높여 가고 있다. 이러한 규제들은 북극의민감한 생태계를 보호하기 위해 필수적이다. 하지만 더 비싼 연료를 사용하고 새로운 기술을 도입해야 하는 것은 선박 회사로서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 P121

컴퓨터의 눈으로 본 대기는 가상공간 안에 흩어져 있는 계산점의 값,
즉 수치의 집합이다. 기상 커뮤니티에서는 컴퓨터를 이용해 가상공간에서대기의 모습을 재현하거나 예측하는 방법을 ‘수치예보‘라고 하고, 이 과정에 쓰이는 계산 소프트웨어를 ‘수치예보모델‘이라고 부른다.
대기라는 유체가 흐르고 변해 가는 원리는 미분방정식으로 쓰여 있다.
방정식이 복잡해서 이상적인 조건에서만 해를 구할 수 있다. 그런데 컴퓨터를 쓰면 어떤 조건에서도 정답에 근접한 해를 구할 수 있다. 대신 비용을 치러야 한다. 정확한 해를 구하려면 3차원 대기 공간 안에 계산점을 촘촘하게배치해야 하는데, 계산량이 많아지는 만큼 문제 푸는 시간이 늘어나는 게 부담이다. 정확성과 시의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아야 하는 게 수치예보의 딜레마다. 그래서 나라마다 계산점을 늘리면서 동시에 계산 속도가빠른 슈퍼컴퓨터를 증설하는 데 혈안이 돼 있다. - P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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