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이지는 뱀 기름을 용납하지 않았다. 사망 직전의 인터뷰를 보면 그는 자신에게 접근했던 사기꾼들에게 짜증을 드러냈다. "많은 사람이 내게 맹세한 것처럼 정말 치료법을 알고 있다면, 둘 중 하나다. 대단한 부자가 되었거나굉장히 유명할 것이다. 그게 아니라면 입 좀 다물었으면 좋겠다." 우리는 모두스웨이지에게 환호해야 한다. - P400

어떤 결과를 신뢰할지 구분할 수 없을것 같지만, 과학의 아름다움은 방법론만 신뢰할 수 있으면 된다는 점에 있다. 독립적인 연구는 그저 하나의 자료에 불과하다. 이상적이라면 연구 결과는 정확해야 하지만 다양한 이유로 결함이 있을 수 있다. 정말중요한 것은 완벽한 그림이며, 결과와 분석이 모였을 때 나타나는 경향성이다. 바로 이것이 인간이 유도한 기후변화 혹은 백신의 안전성에 관한 증거가 그토록 압도적인 이유다. 수천 건의 논문과 이론 모형에서 나온 자료가 모두 같은 결론을 가리키기 때문이다. 반대로 단 하나의 연구나 결함 있는 논문을 붙들고 있는기후변화 부정론자나 백신 반대 운동가들은 아는 것도 모르는척하는 중이다. 독립적인 연구지만 체리피킹한 논문은 압도적인증거 앞에 굴복할 수밖에 없다.
과학은 불변의 사실이나 신성한 정설의 집합체가 아니라 체계적인 탐구 방법이다. 과학자들은 신비로운 지식을 선언하는사제가 아니다. 권위나 명예는 근본적으로 과학과 무관하며, 가장 유명한 노벨상 수상자의 이론도 이름 없는 학생의 실험 하나로 바로 뒤집힐 수 있다. 현실은 우리의 편견과 자아에는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 과학 지식은 항상 잠정적이며 발견의 수용은 제시한 증거의 신뢰도에 비례한다. 새로운 발견은 우리의 지식을끊임없이 발전시키고, 이론적인 통찰은 발견을 가리키는 나침반역할을 하면서 궁극적으로 과학이 스스로 교정하도록 돕는다. - P425

 아인슈타인의 가설은 구체적이고 검증할 수 있는 예측을 내놓았지만, 프로이트의 주장은 확실한 형태가 없고 나중에 사실 뒤에 숨은 진실이라는 식의 해석으로 조작할 수 있었다.
아인슈타인의 가설은 검증할 취약점이 있지만, 프로이트의 가설은 비판에서 보호되었다. 포퍼는 반증가능성 falsifiability 이 과학과 유사과학을 가르는 경계선이라고 보았다. 즉 가설을 반박할 결과가 나올 실험을 하나라도 설계할 수 있다면 이 가설은 과학적인추측이다.
과학적 가설은 반드시 검증할 수 있는 구체적인 예측을 할수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그 가설은 과학적이라고 할 수 없다. 반증가능성은 가설이 거짓이라는 뜻이 아니라는 점을 명심하도록 한다. 그저 원칙적으로 그 가설이 틀렸다면 틀렸다는 사실을 입증할 수 있다는 뜻이다. "화요일에는 뉴욕에 비가 내리겠습니다."라는 주장은 반증가능성이 있으며, 만약 비가 오지 않으면 주장은 버려진다. 보이지 않는 영혼이 속삭인다는 영매의 주장은 거짓말처럼 보이지만 반증가능성이 없다. 과학적 가설은무너질 때까지 검증되며, 만약 증거의 무게가 가설을 반박한다면 이를 수정하거나 버려야 한다. 엄밀하게 말하면 그 어떤 가설도 절대로 ‘증명‘할 수 없다. 대신 가설에 부합하는 증거는 시간이 흐르면서 쌓인다. 비판적인 정밀 조사를 견뎌낸 가설은 결국 이론이 된다. 그러나 모순되는 증거가 나오면 이론도 수정해야 한다. - P435

반증가능성은 과학적 방법의 핵심이다. 가설을 입증하는 결과만 찾지 말고, 극도로 정밀한 조사를 통해 가설을 적극적으로검증해야 한다. 이것이 점성술이 과학이 아닌 이유다. 점성술이내놓는 주장은 모호하고 흐릿해서 검증할 수 없다. 프로이트의정신분석처럼, 점성술도 사실을 확인한 뒤 재해석할 수 있다. 반면 천문학은 매우 구체적이며 검증할 수 있는 예측을 하는 과학이다. 기 치료는 치유력이 있는 우주 에너지를 활용한다고 주장하지만 증거를 내놓지 못하며 핵심인 기에 대한 정의도 내리지않는다.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기 치료는 검증할 수 있으며, 현재까지 임상 시험은 효능이 있다는 증거가 없었다. 따라서 기치료는 곧바로 반박되었다. 반면 방사선 치료는 이론과 실험의 방대한 자료로 뒷받침된다. - P436

반박힐 수 없는 가설은 과학이 아니며 검증을 버텨내지못한 가설은 폐기해야 한다. 그러나 유사 과학 지지자들은 일방적인 진술과 일화로 자신들이 가진 신념의 약점과 실패를 덮으려한다. 믿음은 여기에 확실히 일조한다. 예를 들어 진화는 과학이며, 검증할 수 있는 주장은 빗발치는 반박을 견뎌냈다. 창조론은과학이 아니며, 반박할 수 있는 예측이 없고 ‘그냥 그렇게 된‘ 종교 이야기 그 이상은 아니다. 이것이 과학과 믿음의 중대한 차이점이다. 과학에서는 가설이 얼마나 우아하든 간에 아주 약간의반박 자료로도 가설을 폐기할 수 있다. 반면 믿음은 조사의 영역을 넘어서는 자명한 이치를 세우며, 믿음을 보존하기 위해 증거를 폐기하는 일을 종종 미덕으로 여긴다. 믿음이 종교적이든 정치적이든 아니면 그 외의 것이든 다르지 않다. - P437

과학을 사칭하는 것을 마주했을 때 고려할 중요한 사항은 다음과 같다.
•증거의 질 -과학적 주장은 뒷받침하는 자료와 사용한 방법론을 명확하게 서술한다. 만약 주장이 일화와 증언에 크게 기대고 있다면 의심해봐야 한다.
•권위 -과학적 주장은 과학자의 권위에 기대지 않는다. 과학적주장의 수용 여부는 주장을 지지하는 증거의 무게로 결정된다. 반면 유사 과학적 주장은 증거보다는 그럴싸한 전문가나권위자에게 더 자주 초점을 맞춘다.
•논리 -주장을 구성하는 사슬은 그저 몇몇 개가 아니라 모두 연결되어야 한다. 불합리한 추론은 미심쩍은 결론으로 이어진다. 복잡한 상황이나 질병에 단 하나의 원인이나 치료법을 제시하는 지나치게 환원주의적인 주장은 회의적으로 다루어야한다.
•반박할 수 있는 주장 -반증가능성은 주장의 타당성을 가늠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다. 잘못되었다고 반박할 수 없다면 과학이 아니다. 마찬가지로 과학은 재현성을 중심으로 돌아간다.독립적인 실험으로 재현할 수 없는 주장은 유사 과학일 가능성이 크다.
•증거의 전체성 -가설은 모든 증거를 고려해야만 하며 부합하는 증거만 체리피킹해서는 안 된다. 주장이 일관성 있고 지금까지 밝혀진 모든 증거와 양립한다면 그 주장은 잠정적으로수용한다. 그러나 이전의 수많은 자료와 충돌한다면 이 단절성을 반박할 근거를 반드시 제시해야 한다.
•오컴의 면도날 -주장이 다수의 부가적인 주장에 의존하는가? - P438

대안 가설이 축적한 자료를 더 적절하게 설명한다면 부가적인 추정을 정당화할 강력한 증거가 제시되어야 한다.
•입증할 책임 -언제든 반박하는 사람이 아니라 지지하는 사람에게 주장을 입증할 책임이 있다. 이 책임을 떠넘기는 시도는 나쁜 과학이라는 경고신호다. 증거 부족을 정당화하기 위한 구체적인 변명이 핵심인 주장(음모론을 포함해서)은 유사 과학의 전형적인 특징이다. 원칙적으로 탐구 정신에서 나온 주장은 정당화하려는 의도에서 나온 주장보다 과학일 가능성이더 크다. - P439

엄청난 사망자 수 추정치는 나쁜 과학과 터무니없는 외삽법外挿法(어떤 변역 안에서 몇 개의 변숫값에 대한 함숫값이 알려져 있을 때 이 변역 외의 변숫값에 대한 함숫값을추정하는 방법. 옮긴이) 마술이었고, 이를 두고 세계보건기구 대변인 그레고리 하틀Gregory Hartl은 "사람들이 왜 그런 추론을 하는지 그 이유를 항상 명심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념의 제단 위에사실을 희생물로 바치는 것은 맑은 물을 흙탕물로 더럽힐 뿐 아니라 고통받는 사람들의 정신 건강을 적극적으로 손상하는 행태다. 2006년 세계보건기구는 보고서를 통해 "피해당한 사람들을‘생존자‘가 아닌 ‘희생자‘로 부르면 이들은 스스로를 무력하고 약한 존재라고 여기며, 자신의 미래를 통제할 수 없다고 인식하게된다. 이는 (•••) 지나치게 조심스러운 행동이나 과장된 건강 우려, 무모한 행동으로 이어진다"라고 경고했다. - P472

마지막으로 주목해야 할 중요한 것이 하나 있다. 회의주의와 싸구려 냉소주의를 헷갈려서는 안 된다. 냉소주의는 무조건 반사처럼 튀어나오는 "의심스러운데"가 아니라 "왜 그걸 생각해야 하지?"에 가깝다. 회의주의는 토의와 이해를 격려하는 열린과정이지 이를 차단하는 수단이 아니다. 마찬가지로 부정론자면서도 자신들이 기후변화나 백신 접종 같은 주제에 ‘회의주의적‘‘관점을 가졌다고 주장하는 작가와 방송인도 많다. 이들은 부적절한 명칭을 의도적으로 차용한다. 회의주의는 모든 주장이 확인되거나 위조되었다고 밝혀지기 전까지는 입증되지 않은 주장으로 다루어야 한다. 그러나 부정론자는 의심의 여지가 없는 모든 증거를 고집스럽게 인정하지 않는다. 스스로 ‘회의주의자‘라고 선언하면서도 압도적인 과학적 합의를 거부하는 사람은 부정론자 중에서도 특히 계급이 높으며 자신들의 주장을 옹호하지않고 반박의 여지가 없는 증거를 의도적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 P4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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