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혼의 집

우리가 마악 길을 건너려는 순간에 모퉁이 저쪽 보이지 않는곳에서 경적 소리가 요란하게 울려왔으므로 나는 얼른 계집애의 손을 놓아버렸다. 볏단을 잔뜩 싣고 느릿느릿 구르던 달구지한 대가 길옆에 가까스로 비켜설 만큼의 여유를 두고 노랗게 쌍불을 켠 트럭의 행렬이 질주해 왔다. 달구지를 뒤따르며 길바닥에 흘린 나락을 쪼아먹고 있던 한 떼의 병아리가 날개를 파드락거리면서 사방으로 흩어져 달아났다. 내장산 일대의 공비들과전투를 끝내고 돌아오는 길의 토벌대였다. - P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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