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시선에는 위선적인 자비와 얼음장 같은 냉소와 냉혹한 독기가고루 무르녹아 있었다. 그의 위선적인 자비는 피의자에게<두려워 말아라, 너는 지금 네 선을 드러내어 악을 가리려는형제들 앞에 있음이다>, 얼음장 같은 냉소는, <네가 네 선을모르니 내가 일러 주리라>, 냉혹한 독기는, <심문하고 있는한 너는 내 수중에 있다>, 이렇게 말하고 있는 것 같았다. 레미지오는 사태가 어떻게 진전될 것인가를 어렴풋이 헤아리고 있을 테지만, 베르나르 기의 침묵과 의도적인 지연 작전은 레미지오를 견딜 수 없게 하는 것 같았다. 심문관의 침묵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피의자는 그만큼 기가 꺾이면서 사람값이 깎이다가 결국은 체념하고, 손에다 잔뜩 침을 칠하고기다리는 심문관의 먹이가 되는 것이 보통이었다. - P6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