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진화의 첫 3억 년간 이어진 오랜 침묵을 깨뜨린 첫 바다 동물은 닭새우였을 것이다. 바닷가재의 먼 친척뻘인 현생 닭새우는 더듬이가 길고 표면이 까끌까끌하며 커다란 앞발이 없는 것으로 알아볼 수있는데, 전 세계 따뜻한 바다에서 서식한다. 닭새우는 길이가 1미터넘게 자랄 수 있으며, 해마다 8만 미터톤 넘게 잡히는 중요한 식량 공급원이다.
이다음에 슈퍼마켓 갔을 때 얼음 조각들 사이에서 닭새우가 보이거든 얼굴을 자세히 들여다보라. 바닷속에서 처음으로 소통을 위한소리를 낸 얼굴이니까. 닭새우는 더듬이 밑동의 혹을 눈 아래로 지나가는 매끄러운 이랑에 문지른다. 이 꽉꽉 소리는 실제로 들으면 무척요란해서 포식성 어류나 갑각류를 올러 쫓아내기에 충분했다. 오늘날 일본이나 서유럽의 연안 같은 황금 어장에 수중청음기를 내리면 시간당 수십마리의 닭새우를 탐지할 수 있다. 가장 큰 개체의 소리는 3킬로미터까지 퍼지기도 한다. - P102
장기적으로 보자면 우리가 지금의 인간 목소리를 가지게 된 것은 젖 덕분이다. 구체적로 말하자면 고대 원포유류(原哺乳類) 어미가 새끼에게 먹이던 젖 말이다. 젖먹이기가 진화하기 전 원포유류 새끼들은 주변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이면 무엇이든 양분으로 삼았다. 부모가 가져다줄 때도 있었지만 대개는 스스로 찾아야 했다. 씨앗, 식물성 먹이 소형 먹잇감 동물을 먹으려면 복합적이고 때로는 단단한 먹이를 장에서 소화할 수 있어야 했다. 에너지와 양분은 종종 공급이 부족하여 새끼의 성장 속도를 제약했다. 그러다 영양피부분비물(nutritive skinsecretion)이 발명되면서 이 제약이 깨져 새끼는 족쇄에서 풀려났다.
어미는 먹잇감을 잡아 소화하는 고된 일을 도맡은 채 영양이 풍부하고 소화가 잘되는 먹이를 새끼에게 공급했다. 새끼에게 젖을 먹이려면 어미에게는 힘과 너그러움이 둘 다 필요했다. 젖먹이기 진화의 최초 단계는 아직 불분명하지만, 현생 동물의 DNA를 연구했더니 2억년 전 즈음 암컷 포유류에게 젖샘(유선)과 특수 유단백질이 생긴 것으로 밝혀졌다. 이 새로운 새끼 먹이기 방법이 진화하려면 어미의 생리와 행동이 달라지는 것과 더불어 새끼의 목도 재설계되어야 했다. 오랜 세월이 지난 뒤, 이 혁신들 덕에 인간은 언어 능력을 얻게 된다. 우리의 언어는 이 고대의 어미들에게 물려받은 유산이다.
파충류는 빨지 못한다. 파충류의 주둥이, 혀, 목은 구조가 약하며복잡한 근육을 지탱할 뼈대가 없다. 변화는 포유류의 진화 초기에 일어났다. 포유류의 목에 있던 가느다란 V꼴 목뿔뼈(설골)가 네 개의 가지가 돋은 튼튼한 안장으로 바뀐 것이다. 근육들은 이 가지에 붙은채혀, 입, 후두, 식도를 강화하고 안정시켰다. 화석 증거로 판단컨대 1억 6500만년 전 포유류의 목뿔뼈와 근육은 파충류의 헐겁고 개방된구멍을 힘세고 일사불란한 빨기 수단으로 탈바꿈시켰다. - P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