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공주, 양키 갈보. 서양 공주. 미군 색시. 양갈보. 양색시. 미군 노리개. UN 숙녀. 술집 여자. 유흥업소 여자, 위안부, 신세망친 여자. 위안부였던 여자. 한때 위안부라고 불렸던 여자. 위안부의 딸. 기지촌 매춘부. 군인 신부.
니콜라 아브라함과 마리아 토록에 따르면 "이런 것들은 종종 한 가족 전체의 역사를 지배하는 단어들" "유령에 자양분을 제공하는" 언급 불가능한 단어들이다.‘ 문자 그대로
‘서양공주‘를 의미하는 양공주는 미국인과 성적인 관계를맺는 한국 여성을 포괄적으로 지칭한다. 대개의 경우 이는미군을 상대하는 매춘 여성을 일컫는 멸칭으로 사용된다.
다양한 방식으로 번역되는 이 용어는 특정한 역사적·정치적맥락에 따라 그 의미가 변화해왔다. 너무 많은 의미로 가득한이 단어는 그와 동시에 한인 디아스포라에게는 발화할 수 없는 ‘유령 같은phantomogenic 단어다." 수치심과 비밀을 통해 유령을 길러내는 그 과정은 내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 안에서 양공주를 중심적이면서도 동시에 예속적인 상태로 만들었다.
미군에게 성노동을 제공하는 여성은 반도의 한국인들에게 혐오와 욕망을 자아내는 과잉 가시적인 대상인 동시에 한인 디아스포라의 집단 정서 안에 감춰진 그늘진 인물이다. 미군기지 근처의 술집에서 일하는 이 서구화된 여성은 공식적으로는 한국과 미국 정부 모두에게 멸시당하지만 비공식적으로는미군에게 휴식과 오락거리를 제공하고 한국 경제에는 달러를 제공한다는 이유로 격려받는다. 그들은 미국의 이해관계를 묶어둠으로써 자국을 위해 봉사하는 애국자인 동시에 반미정치의 화염에 기름을 끼얹는 미 제국주의의 비극적인 피해자다. 이 여성들은 한국의 예속 상태에 공모한다는 이유로 동포들의 증오를 자아내는 동시에 아메리칸 드림의 손길이 닿는곳에 있다는 이유로 동포들의 질투를 유발한다. 그들은 자신을 피하는 바로 그 가족들을 부양하기 위해 노동하는 착실한 딸이자, 가족의 희망찬 미래를 짊어진 군인의 아내이며, 자신의 과거를 자식들에게 숨기며 자식을 보호하려는 어머니이다.
그들은 미군을 상대로 매춘 일을 했던 100만여 한인 여성의, 그리고 미군과 결혼한 10만여 한인 여성의 상징이다. 그들은 이처럼 실재하는 한인 여성의 상징이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집단트라우마와 판타지에 겹겹이 둘러싸여 탄생한 인물이다. 결혼을 통해서든 매춘을 통해서든, 미국인에게 성노동을 제공하는 한인 여성은 역설적이게도 모든 것이 삭제된 유령 같은 인물로 출현한다. - P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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