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미쳤구나. 지금 이 순간을 즐겨! 즐기란 말이야! 넌 내일 무슨 일이 일어날지 생각하면서, 이 음식을 맛없이 먹을 거야?」
「몰리나, 난 현재의 순간을 즐기는 것에 동의할 수 없어. 아무도 현재의 순간만을 위해 살 수는 없어. 그건 지상의 낙원에서나 가능한 일이야」「넌 지옥과 천국을 믿니?」
「잠깐만 기다려, 몰리나. 우리가 좀더 엄밀하게 그런 것을 토의하고 싶다면 말이야. 우리가 나무를 보지 못하고, 가지만 본다면 그건 고등학교 수업시간의 토론처럼 애들 장난에 불과한 거야」「나는 우리가 가지만 보고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아」
「그래, 좋아. 그럼 먼저 내가 생각을 정리한 다음, 너에게제안을 하나 하지
「그래, 듣고 있을게, 말해 봐
「난 현재의 순간을 위해 살 수는 없어. 정치투쟁의 기능을수행하기 때문이야. 그래, 정치적 행동이라고 말할 수 있겠지. 알아듣겠지? 내가 이곳에서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을 참아낼수 있는 것도 모두..... 네가 만일 고문과 같은 것을 생각한다면, 그런 것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말할 수 있어..... 하지만 넌 그것이 무엇인지 모르고 있어「하지만 상상은 할 수 있어」
「아니야, 넌 그걸 상상할 수 없어…… 내가 이 모든 것을 참아내는 것은...... 계획이 있기 때문이야. 가장 중요한 것은 사회혁명이고, 감각적인 기쁨 같은 것은 부차적인 것이야. 투쟁이 계속되는 동안, 아니 아마도 내 일생 동안 계속될 투쟁을 하면서 감각적인 기쁨을 느끼려고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행동이야 알아 듣지? 그런 기쁨은 사실상 내게는 부차적이기 때문이야. 위대한 기쁨은 다른 것이야. 가령, 내가 가장 고귀한 명분을 위해 봉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것...... 그러니까 바로내가 가진 모든 사상이......」
「네 사상이 무엇인데?」
「내 이상은...... 한마디로 말한다면 마르크스주의야. 난 그 사상의 기쁨을 어느 곳에서나 느낄 수 있어. 이곳 감방에서도 느낄 수 있고, 심지어는 고문 받는 순간에도 마찬가지야. 이것이 나의 힘이야」 - P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