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SNS에서 일어나는 현상과 마찬가지로, 이들이SNS에 올리는 모습 또한 반드시 ‘있는 그대로의 모습‘은아니다. 예를 들면 카라마는 종종 친구와 함께 홍콩의 많은 고급 백화점과 명품 셀렉트숍을 찾는다. 그리고 머리부터 발끝까지 최신 명품을 걸치고 친구에게 사진을 찍어달라고 한다. 그런 다음 직원에게는 "아차, 신용카드를 호텔에 두고 왔네"라는 식으로 적당한 변명을 둘러댄 뒤 아무것도 사지 않고 돌아온다. 하지만 카라마가 올린 사진을 본 아프리카 국가의 고객들은 사업도 잘되고 센스도좋은 브로커라고 착각해 상품 수출을 의뢰할 때가 있다. 앞서 묘사했던 이들이 여러 행사에 나가거나 파티를 즐기는 모습도 ‘인플루언서다‘, ‘잘나간다‘라는 인상을 만드는 데 효과가 있을 것이다. 연애를 포함해 홍콩에서의 모든 인간관계를 매일 인스타그램 등에 올리고 있기 때문에TRUST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리얼리티 쇼를 시청할 때처럼 특정 브로커의 팬이 되거나 안티를 형성하기도 한다. 그러한 사회관계에는 ‘나‘도 포함되어 있다. 카라마가 나와 촬영한 사진이나 동영상은 아프리카국가의 고객들에게 내가 카라마의 현지처이거나 약혼자또는 연인이라는 인상을 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홍콩의 아프리카인이 현지처를 얻으면 그의 체류나 경제 활동이 합법적이고 발전 가능성이 있다는 근거 중 하나가 된다. 지금에 와서 나는 많은 홍콩의 아프리카인이나 아프리카국가의 사람이 나를 카라마의 아내로 오해하고 있다는 사실을 잘 이해한다. 카라마가 아닌 탄자니아인과 어깨동무를 하거나 팔짱을 끼고 사진을 찍기 때문에 정숙한 여성이 아니라고 보고 있을 가능성도 높다. 내가 홍콩인 아내나 연인이 아님이 알려지더라도 스와힐리어를 할 줄 아는아시아인과 친하게 지내는 것을 어떻게 연출해 보여주느냐에 따라 앞으로 비즈니스 기회를 얻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다. 나는 이들에게서 다양한 정보를 얻고 있기에 내가 장사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다면 바라는 바다. 카라마와 동료들은 중국인이나 홍콩인, 홍콩에 거주하는다양한 국적의 사람들과 친밀하게 지내는 사진도 많이 올리는데, 이 사진들도 그들의 넓은 인맥과 홍콩에서의 안정적인 신분을 선전하는 효과를 갖고 있을 것이다. - P167
이러한 사진과 동영상으로 구축되는 것은 ‘보여주기‘, ‘가짜‘에 의한 신뢰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게 무슨 문제가 되는가. 적어도 이들은 ‘별점‘이나 ‘점수‘와 달리, 자기현시욕과 인정 욕구, 취미와 개인적인 호오, 신조와 주의主義 매일 달라지는 기쁨과 슬픔 등을 전부 담고 있는더 생생한 모습을 통해, 즉, 수치화할 수 없는 개인에 대한인격적인 이해와 관심을 바탕으로 ICT를 활용한 장사를 하고 있다. 그리고 이야말로 자본의 많고 적음과 비즈니스의 안정성이라는 시장경제의 논리만이 아닌 여러 지표로 ‘틈새시장‘을 나누어 가지게 하거나 비즈니스를 돌아가게하는 장치, 나아가 홍콩에서의 그들의 불안정한 삶을 보장하는 안전망을 몇 겹으로 구축해주는 장치이기도하다 - P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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