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당시 나의 가장 좋은 친구는 내가 머리부터 발끝까지 옷을해입힌 내 우산, 아르튀르였다. 나는 녹색 헝겊으로 우산 손잡이를 공처럼 둥글게 감싼 뒤 로자 아줌마의 붉은색 립스틱을 사용하여 동그란 눈과 다정하게 미소짓는 입을 그려넣었다. 특별히 사랑할 만한 대상을 갖고 싶어서였다기보다는, 어릿광대짓을 하기위해서였다. 나는 용돈이 부족했고 또 이따금 프랑스인 거주구역에 가면 어릿광대를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발뒤꿈치까지 내려오는 긴 외투에 중산모를 쓰고 얼룩덜룩하게 색칠을 한 얼굴로 거리에 나가면, 아르튀르와 나는 그야말로 우스꽝스러운 한쌍이었다. 길거리에서 광대짓을 하면 하루에 이십 프랑까지 버는 날도 있었다. 하지만 거리의 아이들을 잡아가는 경찰이 항상 있었기때문에 마음놓고 그 짓을 할 수도 없었다. 아르튀르는 바지를 입고, 흰 바탕에 푸른색 줄무늬 농구화를 신은 외다리 모습이었다. 나는 거기에다 옷걸이를 끈으로 비끄러매서 만든 어깨에 체크무늬 웃옷을 걸쳐주고, 머리에는 빵떡모자를 꿰매 붙여주었다. 은다 아메데 씨에게 내 우산에게 입힐 재킷을 하나 빌려달라고 했더니, 그는 번화가에 있는 퓔 도르라는 최고급 양복점으로 나를 데려가 마음대로 옷을 골라보라고 했다. 아프리카에서는 사람들이다 그런 식인지는 모르겠지만, 만약 그렇다면, 그들은 아무것도부족한 것이 없는 사람들임에 틀림없다.
거리에서 쇼를 할 때면, 나는 온몸을 흔들면서 아르튀르와 함께 춤을 추었다. 그러고는 동전푼을 주워모았다. 어린아이에게 저런 짓을 시킨다고 몹시 화를 내는 사람들도 있었다. 누가 그렇게 시켰다는 것인지 도무지 모를 일이었지만, 어쨌거나 그들은 내가 무척 안됐다고 여기는 사람들이었다. 웃기려고 한 짓인데 왜들 그러는지 참 이상한 일이었다. - P84

나는 마약에 대해서는 침을 뱉어주고 싶을정도로 경멸한다. 마약 주사를 맞은 녀석들은 모두 행복에 익숙해지게 되는데, 그렇게 되면 끝장이다. 행복이란 것은 그것이 부족할 때 더 간절해지는 법이니까. 하긴 오죽이나 간절했으면 주사를 맞았을까만은 그 따위 생각을 가진 녀석은 정말 바보 천치다. 나는 절대로 꼬임에 넘어가지 않는다. 친구들과 어울리기 위해 몇 차례 마리화나를 피운 적은 있지만, 그래도 열 살이란 나이는 아직 어른들로부터 이것저것 배워야 할 나이다. 아무튼 나는 그런 식으로 행복해지기보다는 그냥 이대로 사는 게 더 좋다.  - P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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