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아테나 리우의 죽음을 지켜보았던 그날 밤, 우리는 아테나가 넷플릭스와의 계약에 성공한 것을 축하하던 중이었다. - P7
사람들은 늘 질투를 아주 날카롭고 기분 나쁘고 불쾌한 감정으로 묘사한다. 쓸데없이 심술궂고 비열한 감정으로, 하지만 알고 보니 질투는, 특히 작가들에게는, 오히려 두려움에 가까웠다. 아테나가 출판 계약을 또 맺었다거나, 수상자 명단에 올랐다거나, 특별판이 출간되었다거나, 해외 판권 계약을맺었다는 성공적인 소식을 트위터로 접할 때면 심장박동수가 급격하게 치솟았다. 질투는 끊임없이 나 자신을 아테나와 비교하며 패배감을 느끼게 했고, 충분히 좋은 글을 충분히 빨리 써내지 못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 그러리라는 예감으로 전전긍긍하게 했다. 아테나가 넷플릭스와 거액에 계약을 맺었다는 소식을 들은 것만으로도 며칠간 좌절에 시달리고, 서점 진열대에서 그녀의 책을 볼 때마다 수치심과 자기혐오에빠져 허우적거리게 될 터였다. 내가 아는 작가들은 다들 누군가에 대해 이런 식으로 느꼈다. 글을 쓴다는 건 매우 고독한 작업이다. 자신이 쓰고 있는글이 어떤 가치가 있는지 확신할 수도 없고, 극심한 무한 경쟁에서 뒤처지고 있다는 징후가 조금만 보여도 끝없는 절망의 구렁텅이에 빠진다. 그냥 쓰고 있는 글에 집중하라고, 그들은 말했다. 하지만 다른 이들의 작품이 끊임없이 눈앞에서 펄럭거리고 있는 와중에 그러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 P18
칵테일 때문인지, 작가로서 내가가진 과도한 상상력 때문인지, 뱃속에서 뭔가가 뜨겁게 치밀어 오르는 느낌이 들었다. 딸기처럼 빨갛게 칠한 아테나의 입안에 손가락을 쑤셔 넣어 얼굴을 뜯어내고 오렌지 껍질 까듯피부를 깨끗이 벗겨내고 그 안에 쏙 들어가 지퍼를 잠그고 싶다는 괴상망측한 충동이었다. - P19
문제는 내가 이 소설에 얼마나 많은 걸 쏟아부었는지 아무도 모른다는 점이었다. 초고를 아테나가 썼다는 사실이 새어나간다면 세상 사람들은 내가 한 작업의 결과물, 내가 써낸그 모든 아름다운 문장을 보면서도 아테나 리우만 생각하게될 것이다. 이런 사실을 누가 꼭 알아야 할 필요가 있을까? 거짓말을 감추는 가장 좋은 방법은 드러내는 것이다. 소설이 출간되기 오래전, 그러니까 소설의 초안이 리뷰어와 책 전문 블로거들에게 공개되기 전에 나는 미리 기초를 다져놓았다. 아테나와의 관계를 절대 비밀로 하지 않았고, 지금까지도 은근히 감추거나 하지 않았다. 어쨌든 지금 나는 아테나가 사망할 당시 곁에 있었던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나는 우리의 관계를 이용했다. 인터뷰 때마다 아테나의 이름을 언급했다. 아테나의 죽음에 대한 나의 슬픔은 원작의 초석이 되었다. 맞다. 세부적인 부분은 조금 과장했다. 분기에 한 번쯤 마시던 술은 한 달에 한 번, 때로는 일주일에 한 번으로 바뀌었다. 휴대폰에 저장된 우리 둘이 같이 찍은사진은 단 두 장. 아테나 옆에 선 내 모습이 너무 초라해 보여서 절대 공개하고 싶지 않았지만, 흑백으로 변환한 후 감동적인 헌사와 함께 인스타그램에 게시했다. 우리는 서로의 작품을 모두 읽고 종종 아이디어를 주고받았으며, 그녀는 내게 가장 큰 영감을 준 사람이고, 내 초안에 대한 아테나의 의견은 내가 작가로 성장하는 발판이 되어줬다는 것이 내가 대중에게 들려주고자 하는 말이었다. 생각해보라. 우리 사이가 가까워 보일수록 이 소설이 그녀의 작품과 닮았다는 사실이 덜 이상하게 보이지 않을까? 이 프로젝트 곳곳에는 아테나의 지문이 묻어 있었다. 나는 그것들을 깨끗이 지워내지 않았다. 그러는 대신에 왜 그런지 설명했다. - P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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