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강, 저 호수, 저 집들, 저 성당이 보이세요? 오백 년 전에도 저 모든 것이 지금과 거의 흡사했어요. 도시가 텅 비어 있었다는것만 빼고 말이죠. 정체불명의 역병이 전 유럽을 휩쓸었죠. 그 많은 사람들이 왜 죽어가야 하는지 아무도 몰랐어요. 사람들은 그 역병을 흑사병이라고 불렀죠. 그건 신이 죄악에 물든 인간들을 벌하기 위해 퍼뜨린 대재앙이었어요. 일군의 사람들이 인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기로 마음먹었죠. 그들은 그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 즉 신체적인 아픔을 자신들에게 가했어요. 채찍이나 사슬로 자신을 후려치며 저 다리, 저 길들을 밤낮없이 돌아다니기 시작한 거예요. 그들은 신의 이름으로 고통스러워하고, 그 고통으로 신을 찬양했어요. 그런데 오래지 않아 그들은 자신들이 빵을 굽고, 땅을 경작하고, 가축들을 먹일 때보다 더 행복하다는 사실을 깨달았어요. 신체적 아픔은 이제 고통이 아니라 인류의 죄를 사해주는 쾌락이었죠. 아픔이 기쁨이 되고, 삶의 의미, 쾌락이 되었던 겁니다." - P1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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