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에는 운동을 마치고 수건으로 몸을 닦으며 실험실창밖을 내다본다. 무중력 상태의 단발이 가만히 일자로선다. 남은 평생 궤도에만 머무를 수 있다면 모든 건 무사할 것이다. 엄마는 치에가 지구로 돌아가기 전까지는 죽은 게 아니다. 이건 마치 의자 뺏기 놀이와 같다. 모두가 앉을 의자는 부족하지만, 노래가 나오는 한 의자개수는 중요하지 않고 모두가 게임을 즐길 수 있다. 멈춰서는 안 돼. 계속 움직여야 해. 이 대단한 궤도를 돌고 있는 한 당신은 무사하며 무엇도 당신을 건드리지 못한다. 지구가 우주를 질주하고, 시간에 취한 당신이 빛과 어둠을 뚫고 전속력으로 그 행성을 뒤쫓는 한, 끝은 없다. 끝은 있을 수 없다. 오직 돌고 돌 뿐이다. - P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