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빵도 맛있어. 몇 개 포장했으니까 이따 집에 가서 먹어.
기진이 집에서 미리 챙겨 나온 에코백을 툭툭 건드렸다. 선주가 한번 더 ‘이럴 때 딸이 있어 참 좋다‘고 했다. 선주는 자신이 딸에게 짐이 되지 않을까 늘 걱정하면서도 가끔은 딸에게 의존하고 싶어했다. 왜냐하면 ‘방법‘이 없으니까. 주위에 물어볼 곳도, 수단도, 자원도, 지식도 없으니까. 당장 상대와 말만 통해도 혼자 뭔가 해볼 텐데 영어도 국어도 선주에게는 모두 어려웠다. 게다가 점점 몇몇 단어가 머릿속에서 증발되고 있었다. 선주는 자신이 어떻게든 혼자 풀어보려 끙끙댄 문제를 기진이 휴대전화를 이용해 너무 가뿐하게 해결하는 걸보고 종종 어리둥절했다. 그럴 땐 딸이 자랑스러우면서도 그정도 문제 하나 풀지 못한 스스로가 못마땅해졌다. - P20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