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그때, 어떤 할아버지가 우산 끝느로 나를 가리키며 뭐라 뭐라 소리쳤다. 또 뭔데? 왜 또 나야? 나는 우산 할아버지를 앙칼지게 째려보며 방금 뭐라고 하셨느냐 쏘아붙였다. 할아버지가 또박또박 힘주어 외쳤다.
"사람이! 씩씩혀!"
다시 보니 우산 할아버지의 눈가에 웃음기가 자글자글했다. 나는 허리 숙여 꾸벅 인사했다.
"히히. 감사합니다!"
헤벌쭉 웃어 버리다니, 속도 없나.
나는 우산 할아버지한테 고마웠고 곧 할아버지를 원망했다. 우산 할아버지 때문에 나의 마음이 또다시 열려 버렸기에 너무나도 헤픈 나의 마음……
할아버지가 내게 "사람이! 씩씩혀!" 이런 말을 들려준 바람에, 훗날 낯선 사람이 내게 무어라 말할 때, 나는 또 멈춰 서서 그의 말에 귀를 기울일지 몰랐다. 그가 내게 어떤 장르의 말을 들려줄지 모르는 채로. 그냥 그를 믿어 버린 채로 그러니까 앞으로 내가 무슨 말을 듣든지, 그건 다 우산 할아버지때문이야. 나는 그렇게 생각하기로 했다. - P2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