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정신판 머리말
열하일기,
천의 고원을 가로지르는
유쾌한 유목일지

1780년, 부도 명예도 없이,
울울한 심정으로 40대 중반을
통과하고 있던 연암 박지원에게
중원대륙을 유람할 기회가 찾아왔다.
삼종형 박명원이 건륭황제의
만수절(70세 생일) 축하 사절로
가게 되면서 개인수행원 자격으로
연암을 동반하기로 한 것이다.
5월에 길을 떠나 10월에 돌아오는
장장 6개월에 걸친 ‘대장정‘은
이렇게 해서 시작되었다.
이 여행의 기록이 바로 『열하일기」다. - P4

조선왕조 500년을 통틀어 단 하나의 텍스트만을 꼽으라고 한다면, 나는 단연 『열하일기』를 들 것이다. 또 동서고금의 여행기 가운데 오직 하나만을 선택하라고 한다면, 나는 또한 ‘열하일기」를 들 것이다. 「열하일기」는 이국적풍물과 기이한 체험을 지리하게 나열하는 흔해 빠진 여행기가 아니다. 그것은 이질적인 대상들과의 뜨거운 ‘접속‘의 과정이고, 침묵하고 있던 ‘말과 사물‘들이 살아 움직이는 ‘발굴‘의 현장이며, 예기치 않은 담론들이 범람하는 ‘생성‘의 장이다. 그런 까닭에, 우리는 『열하일기』를 통해 아주 낯설고 새로운 여행의 배치를 만나게 된다. - P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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